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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끼는 일식집 다다미 방에서 에이꼬와 하루미와 함께 앉아 있었다.

에이꼬의 눈 속에는 마사끼에 대한 그리움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마사끼 자신에 대한 그리움인 동시에 더  육체적인 감각의 동요

이기도 했다.

서로의 육체의 모든 것을 알고,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서로의 유체를

즐긴 여자의 눈이 거기에 있었다.

대담한 눈빛이다.

그 눈 속에는 에이꼬의 요염한 나신이 누워 있었다.

마사끼의 기억에 아직도 생생한 유감적인  꽃잎이 드러나 있고, 마사끼

의 욕망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것을 직감하고 마사끼는 야릇한 두근거림을 느꼈다.

마사끼는 또한 하루미의 눈도 의식했다.

아마 하루미는 자기의 남자가 헤어진 과거의 여자를  만나고 있는 것을

감시하고 있는 심정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몇 시까지 들어가야 돼?>

하루미가 메뉴판을 보며 에이꼬에게 물었다.

<남편이 오늘 L.A로 출장 갔어. 중요한 회의가 있대. 미리 하루미 만난

다고 얘기해 두었으니까 몇 시까지라도 괜찮아.>

<그럼 밤새 마셔도 되겠네?>

<괜찮다면 마사끼 씨 아파트에 가서... 그 동안 어떻게 변했는지도 보고

싶고, 그러는 게 느긋하게 마실 수 있잖아.>

에이꼬는 하루미의 표정을 살피며 말했다.

<그것도 괜찮죠. 하루미 씨도 같이 가요.>

<난 오늘은 곤란해요. 생각 좀 해보고요.>

잠시 후 요리가 들어오자, 그들은 에이꼬의 신혼 재미에 대해 한참동안

정답게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마사끼와 에이꼬의 연애  시절 이야기로 화제가  옮겨간 것은

막 정종을 두 병째 비웠을 때였다.

<그 동안 만나기 두려웠어요.>

단순히 결혼한 몸이기에 만나기가 두려운 것이 아니다.

그 말의 의미는 마사끼의 향하는 에이꼬의 눈빛으로도 알 수 있다.

<과거는 흐르는 강물 위로 던져 버려요. 나도 에이꼬 씨에게 좋은 애인

은 아니었어요.>

술기운이 돌아서 에이꼬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그리고 마사끼를 보는 눈길이 더욱 대담해졌다.

마사끼는 에이꼬가 결혼한 후 남편과의 정기적인 성생활을 함으로써 그

육체가 어떻게 변했는지, 자신을 받아들인 후에 어떤 새로운 반응을 보

일지 궁금했다.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밤이 될 것 같았다.

(당장 오늘밤에 세 사람이 벌거벗고 뒹굴기는  하루미에게는 아직 이르

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마사끼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에이꼬는 화장실로 갔다.

발소리가 멀어져가는 것을 듣고 있다가 마사끼는 하루미 곁으로 다가갔

다.

어깨를 안고 가볍게 키스했다.

하루미는 뿌리치지 않았다.

<에이꼬는 오늘밤에 당신에게 안기고 싶어 해요. 확실히 그래요.>

<당신은 내가 어떻게 하길 바래?>

마사끼는 농담처럼 내뱉었다.

하루미는 머리를 흔들었다.

<나 혼자서 집에 돌아가기 싫어요. 같이 있겠어요. 셋이 함께요.>

뜻밖의 말이다.

에이꼬를 돌려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고, 하루미는 에이꼬가 마사

끼와 관계를 가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꽤  미묘한 의미를

담고 있다.

<당신이 원하는대로 해요. 오늘밤의 여주인공은 당신이니까.>

화장실에서 돌아와 자리에 다시 앉은 에이꼬는 술잔에  입술을 살작 축

인 다음에 마사끼를 보았다.

<오늘 아침에도 사랑을 나누었다면서요?>

마사끼는 하루미를 보았다.

<말했어요?>

<교묘하게 유도심문에 당했어요.>

아기코는 어리광부리듯 말했다.

마사끼는 에이꼬에게 시선을 돌렸다.

<당신도 오늘 아침에 출장가는 남편과 관계를 가졌을 것 아네요?>

<아뇨, 어젯밤뿐이에요. 그이는  당신처럼 강하지 못해요.  난 당신에게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불행해요.>

<너무 추켜 세우지 말아요. 난 순진해서 그걸  정말 사실로 믿어버리니

까.>

<진심이에요. 근데 하루미는 어때요?>

<뭐가요?>

<잠자리에서, 설마 거기에서도 내숭떨진 않겠죠?>

하루미는 부끄러워 뺨을 살짝 붉히고 고개를 숙였다.

<멋진 여자에요. 소개시켜 줘서 정말 고마워요.>

<과연 얼마나 멋진지 알고 싶어요.>

분명히 셋이서 즐겨도 좋다는 의사 표시다.  

<에이꼬, 취한 거 아냐?>

하루미가 당황해서 빠르게 말을 내뱉았다.

역시 세 사람이 함께 즐기는  것은 아직 하루미에게는 무리한  일인 것

같다.

에이꼬의 말은 분위기를 금새 어색하게 만들고 말았다.

마사끼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하루미에게 말했다.

<에이꼬 씨가 농담한 걸 가지고 그렇게 과민  반응보일 필요 없잖아요.

당신이 너무 말짱하니까 그런 거에요. 우리 건배해요.>

마사끼는 잔을 하루미에게 내밀었다.

<좋아요. 건배.>

하루미는 그와 잔을 부딪친 후에 단숨에 잔을 비워 버렸다.

하루미의 행동과 음성이 애교스러운 것에 마사끼는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마사끼와 에이꼬는 한두 번씩 화장실에  다녀왔는데도 하루미는

좀처럼 일어서지를 않았다.

평소 그녀는 술을 마실 때는  자주 화장실에 가는 편이란  걸 마사끼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오늘은 전혀 그럴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참고 버티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마사끼와 에이꼬, 단 둘이 있는 걸 두려워하는 것이다.

하루미의 숨겨진 여성적인 한 면을 보는 것 같다.

꽤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한편 에이꼬의 눈가는 더욱 붉어지고,  색정적인 표정이 넘쳐나오고 있

다.

그것은 결혼 전에도 그랬으나, 다른  남자의 아내라는 의식이 마사끼에

게 더욱 그렇게 보이게 했다.

얼마 후 슬그머니 핸드백을 쥐고 하루미가 일어났다.

<얼굴이 너무 화끈거려. 세수 좀 하고 올게요.>

에이꼬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하루미를 바라보았다.

<얼굴색이 보기 좋은데. 그 동안 참는다고 힘들었지. 걱정하지 말고 다

녀 와. 마사끼 씨와 딴 짓 안 할테니까.>

에이꼬도 역시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솔직히 걱정이 되었어. 에이꼬, 너도 과거에 많이 불안했었니?>

에이꼬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는 결혼한 여자의 여유가 느껴졌다.

<당연하지. 이 사람은 조금도 방심할 수가 없었어.>

하루미가 사라진 뒤에 에이꼬는 천천히 술잔을 들었다.

<하루미, 좋은 여자죠? 난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

고, 그래서 당신에게 하루미는 선사했는지 몰라요.  당신이 전부터 하루

미에게 야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거든요.>

에이꼬가 결혼하기 전 셋이서 몇 번 술을 마신 적이 있었다.

<속죄의 제물처럼?>

<그렇다고 할 수 있겠죠. 근데  하루미, 여자의 기쁨을 알아요? 아니에

요, 내가 괜한  질문을 했네요. 상대가  당신인데 어련하겠어요. 당신을

얼마나 기쁘게 해줘요? 솔직하게 한번 말해 봐요.>

에이꼬의 눈이 빛나고, 그 눈빛에는 경쟁심이 번뜩였다.

<최고에요.>

마사끼는 에이꼬의 눈을 응시하며 나지막한 소리로 속삭였다.

<하루미의 몸 속에 들어가 있을 때의  내 표정 보겠어요? 그럼 얼마나

황홀해하는지 한번에 알텐데.>

에이꼬의 눈이 더욱 촉촉해졌다.

<보고 싶어요.>

<오늘밤?>

<예.>

<글쎄, 오늘은 어려울 것 같아요.>

<그렇겠죠? 나와는 달리 정상적인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니까.>

어느새 요리가 담겨 있던  접시가 바닥을 드러내고,  빈 술병도 대여섯

개가 식탁 위에 한쪽으로 쌓여 있었다.

<이제 나갈까?>

마사끼는 그렇게 말했지만, 오늘밤이 어ㄷ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

었다.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맞추어 나아갈 생각이었다.

<그래요. 하루미, 너도 마사끼 씨 아파트에 갈 거지?>

이미 그런 뜻을 마사끼에게 알린 하루미의 대답은 망설임이 없었다.

<네가 가면 나도 가겠어. 그리고 아침에 함께 나오는 거야.>

<정말 나도 가도 돼?>

에이꼬는 새삼스럽게 하루미에게 물었다.

<이미 그렇게 하기로 해잖아.>

하루미가 승낙하자 이번에는 마사끼를 향했다.

그녀의 눈은 한층 더 반짝거렸다.

<내가 가도 돼요?>

사태는 마사끼가 바라는 대로 되고 있다.

다만 하루미가 과연 어떤 생각으로 허락한 것인지가 문제가 될 뿐이다.

<아름다운 두 분의 공주님을 소인의 궁전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들이 마사끼의 아파트로 온 것은 11시가 조금 지나서였다.

집 안에 들어 선 에이꼬는 아주  오래 전에 와본 것 같아  낯선 느낌이

든다고 투덜거렸다.

잠시 후 마사끼는 브랜디를 내왔고, 그들은 다시 술잔을 기울렸다.

<마사끼 씨 샤워하겠어요?>

하고 아기코가 물어왔다.

<술도 좀 깨고, 그러는 게 좋겠어요.>

<제가 준비할게요.>

하루미가 욕실로 들어가고, 에이꼬는 크게 숨을 들여마신 다음, 입을 열

었다.

<나, 질투 느끼는 것 같아요.>

마사끼는 웃으면서 머리를 가볍게 가로저을 뿐이었다.

하루미가 금방 돌아왔다.

<이제 들어 가세요.>

<술을 좀 많이 마셨나 봐요. 누워서  얘기 나누는 게 좋겠어요. 이부자

리 좀 깔아줄래요.>

<예.>

마사끼는 욕실로 들어가기 전에 바지를 벗었다.

에이꼬가 다른 손님 같으면 그럴 수 없다.

벗은 바지를 하루미가 받아들었다.

바지에 이어서 셔츠를 벗으면서 하루미의 심리를 생각했다.

(여기에서 모두 벗으면 어떻게 될까? 에이꼬는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좋아라 하고 감상하겠지.)

에이꼬가 마사끼의 몸에 익숙하다는 건 하루미도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과거의 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만약 옷을 모두 벗게 되면 마사끼와 에이꼬의 관계는 끊어진 것

이 아니라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불쾌하게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하루미의 의식을 전환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괜찮운 방법이 아

닌가? 하루미도 그리 크게 화를 내지는 않을 거야.)

결국 마사끼는 팬티까지 벗고 알몸이 되고 말았다.

하루미는 당혹감과 수치심에 크게 고개를 숙였다.

에이꼬는 자신의 호색적인 기분이 내키는 대로  부드러우면서도 부풀어

있는 어쩡쩡한 상태인 마사끼의 분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 사람 좀 야윈 것 같은데.>

하루미에게 하는 말이지만 여전히 에이꼬의 시선은  마사끼의 중심부를

향하고 있었다.

<요즘들어 그래.>

마사끼의 나신이 욕실 안으로 사라지자, 하루미는 고개를 들었다.

<그건 하루미 탓이겠지?>

<아냐, 술을 지나치게 마셔. 그래서 많이 속상해.>        

아내의 위치에 있는 여자의 말이였다.

에이꼬에게 자신과 마사끼의 관계를 확인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샤워를 하면서 마사끼의 몸이 완전히 부풀어오른 것은 에이꼬의 뜨거운

시선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없이 보아온 눈빛이지만,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 아이코의

시선은 더욱 자극적이었다.

(이부자리를 어떻게 깔까? 또 과연 하루미가 에이꼬가 사용하던 잠옷을

꺼내줄까?)

마사끼는 온몸에 비누칠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거의 다 씻었을 때는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갈까 하는 것이 문제였

다.

(하루미가 준비해둔 잠옷을 입고 나갈까? 알몸으로 나가서 거실에서 입

을까?)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데, 밖에서 하루미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옷, 거기 있죠?>

혹시 못볼까 봐 일러 주는 것이다.

<예, 여기 있어요.>

마사끼는 실망했다.

역시 하루미는 그가 에이꼬에게 알몸을 드러내느 것을  원하지 않는 것

이다.

(아무래도 오늘밤은 아름답지 못한 밤이 될 것 같은데.)

그러나 완전히 실망한 것은 아니다.

에이꼬와 즐길 수는 없더라도 그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하루미를 사랑해

줄 수는 있을 것이다.

에이꼬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인  관객이 되어 줄 것이고, 그

런 상황에서는 그 나름대로 각별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하루미가 수치심 때문에 거절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못한다.  

마사끼가 잠옷을 걸치고 욕실에서 나왔을 때, 두 여자는 잠옷 차림으로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브랜디를 마시고 있었다.

<정말 개운해. 당신들도 샤워해요.>

에이꼬는 하루미에게 말했다.

<네가 먼저 들어 가. 아무 걱정말고.>

하루미가 욕실로 들어갔고, 이어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그 잠옷 하루미 씨가 꺼내주던가요?>

<예.>

<당신이 먼저 물어봤어요?>

<예, 그랬더니 하루미가 모르겠다고 했었어. 그래도 조금 뒤에 찾아 주

었어요.>

하루미가 몰랐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찾는 시늉을 하고는 꺼내주었다.

하루미의 심리의 변화는 복잡했을 것이다.

<나, 결혼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이걸 개어 넣으면서  어쩌면 다시 입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럼, 결혼하면서도 나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

거에요?>

<그게 참 묘해요. 나도 노력은 했어요. 지금도 하고  있어요. 이 순간에

도 집으로 돌아가라고 제 자신을 꾸짖고 있어요.  그런데도... 난 불행해

요.>

얘기를 하면서 에이꼬는 욕실 쪽을 의식하고 있었다.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있으므로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자꾸 하루미가 신

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그 표정에는 애처러움을 느끼게 하는 나약함이 있다.

<당신과 만나면서 느껴던 서운함, 속상함, 슬픔, 그런 건 전혀 기억나지

않고 기쁨만이 여기에...>

에이꼬는 말을 중단하고 두 손을 가슴에 올려 놓았다.

마사끼의 시선이 가슴을 향하는 것을 확인하고는 짧게 말을 맺었다.

<남아 있어요.>

그곳이 가슴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정신적인 것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

고, 육체로 직접 느끼는 것을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때 하루미가 욕실에서 나왔다.

<먼저 실례했어.>

이번에는 에이꼬가 욕실로 들어갔다.

하루미는 냉장고에서 메론을 꺼내고 있었다.

냉장고 안의 밝은 빛을  받아 그녀의 옆구리와  허리, 그리고 허벅지가

모두 내비쳤다.

속옷은 입은 것 같지 않았다.  

마사끼는 그 육감적인 포즈에 가슴이 크게 두근거렸다.

마사끼는 일어나 등 뒤에서 어깨를 끌어안았다.

잠옷의 라운드 네크 안으로 두 개의 새하얀 젖가슴 사이의 계곡이 살짝

들여다 보였다.

하루미는 그 자세로 가만히 있었다.

마사끼는 그녀의 뺨에 키스했다.

<술 많이 마시지 않았어요?>

<괜찮아요.>

마사끼는 귀에 뜨거운 호흡을 불어넣으며 귓볼을 물었다.

<당신에게 사로잡힐까 봐 두려워요.>

절대 그렇게 될 리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진심이었다.

<난 당신과 영원히 함께 있고 싶지만, 당신은 바람과 같아서 나보다 자

유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요.>

마사끼의 손이 하루미의 매끄러운 허리를 만지며 천천히 풍만한 엉덩이

로 내려갔다.

역시 팬티의 우아한 윤곽선은 느겨지지 않았다.

잠옷 밑단을 들추고 마사끼의 손은 그 안으로 들어갔다.

수풀을 아직 젖어 있지 않다.

하루미는 두 다리를 꼭 오무리고 서 있기 대문에 그  안으로 손이 들어

가지 않았다.

그래도 손가락은 교묘하게 헤집고 들어가 베가 감싸고  있는 귀여운 꽃

봉우리를 만지기 시작했다.

아기코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허리를 덜며 신음하다가  잠시 후에는 그

의 손을 다리 사이에서 친절하게 빼내었다.

<아직은 싫어요.>

입술을 요구해왔다.

하루미의 듯을 거역하지 않고 짧게 키스한 다음  본래의 자리에 돌아와

앉은 마사끼는 하루미가 잠옷 속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사실과 '아직

은' 하는 말의 의미를 생각했다.

에이꼬의 곁에서 마사끼에게 안기기를 거절하지 않을 것은 이제 확실하

다.

그러나 하루미의 마음 속에 다른 그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루미가 그에게 메론을 주며 물었다.

<전에 옆에서 전화하는 걸 들었어요. 내일 아침에  쥰꼬가 온다고 하는

것 같던데, 맞아요?>

하루미는 에이꼬의 동생인 쥰꼬와 마사끼와의 관계를 알고 있다.

<응, 열 시쯤에 올 거에요.>

<그럼 우린 적어도 아홉 시에는 나가야겠죠.>

<난 아무래도 좋아요.>

본심이 아니다.

에이꼬가 여기서 잤다는 사실을 쥰꼬가 알면 안 된다.

그와 동시에 쥰꼬가 오는 것을 에이꼬가 알아도 곤란하다.

그럼에도 마사끼는 하루미에게  도둑처럼 피해야한다는 서글픈  기분이

들지 않도록 그렇게 말한 것이다.

<역시 서로 마주치지 않는 게 좋겠어요.>  

마사끼가 메론을 먹고 있는 동안에 아끼코는 그 옆에 앉아 그윽한 눈빛

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손에는 물수건을 들고 있었다.

마사끼가 그만 먹자, 물수건을 건네주었다.

손과 입가를닦고나서 마사끼는 일어섰다.

<이제 난 누을래요. 두 여자가 여기서  수다떠는 건 금지에요. 그럼 난

심심하니까.>

<알았어요.>

하루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사끼의 음탕한 의도를 눈치챈  것이 아니라 단순히  마사끼가 귀엽게

느껴져 웃은 것뿐이었다.

아직도 하루미는 순수하고 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마사끼는 오늘 아침의 그 뜨거운 육체와 지금의 순수하고 어린 마음 사

이에 상당한 언밸런스가 있다고 느꼈다.

그것이 바로 마사끼를 사로잡는 하루미는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마사끼는 침실로 들어갔다.

그의 예상대로 방바닥에 두 채의 이불이 깔려 있었다.  

한쪽 이불에는 중앙에 마사끼의 큰 베개가 놓여 있다.

다른 쪽 이불에 하루미가 쓰는  베개와 또 하나의 베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하루미는 에이꼬와 함께 자고 마사끼만 따로 자야한다는 뜻이다.

(설마 둘이서 동성애를 하는 걸 날더러 지켜보고만 있으라는 건 아니겠

지.)

그러나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마사끼도 그런 의혹은 가지고 있지 않다.

어디까지나 처음부터 하루미가 마사끼의 옆에 눕는다는  게 부끄러워서

그렇게 배치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사끼는 알몸이 되어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베개맡에는 주전자와 물컵이 놓여 있다.

휴지는 보이지 않았다.

마사끼는 이불 밑으로 손을 넣어 보았다.

잡히는 것이 있다.

손수건과 휴지다.

하루미가 감춰 놓은 것이다.

(둘이서 함께 이부자리를 깔았을텐데, 이것을 에이꼬가 보았을까?)

아무튼 에이꼬가 있더라도 하루미는 마사끼에게 안겨도  좋다는 생각인

것이다.

이제 문제는 그것이 에이꼬가 잠들기 전이냐 후냐 라는 것이다.

하루미와 에이꼬가 함께 침실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그의 머리맡에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잠옷 자락을 우아하게

접치며 무릎을 가지런히 옆으로 모으고 앉아 메론을 먹기 시작했다.

에이꼬의 잠옷이 투명해 보였다.

욕실에 들어가기 전에는 분명히 속옷을 입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잠옷 밑에는 아무것도 걸친 것이 없다.

마사끼의 가슴이 설레이기 시작하며 몸 속에 파도를 일으킨다.

거추장스러운 걸 싫어하는 에이꼬는  마사끼와 단둘이서 잘  때는 항상

그렇게 했다.

(오늘밤은 전과는 다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입지 않았을까?)

마사끼가 눈치챈 것을 하루미가 눈치채지 못할 리는 없었다.

에이꼬는 그렇게 함으로써 하루미에게 마사끼와 관계를 갖고 싶다는 의

사를 은근히 나타내려 하는 것인지 모른다.

이윽고 메론을 다 먹은 후에 에이꼬가 먼저 말했다.

<하루미, 네 베개를 저쪽에 놔. 마사끼 씨와 같이 누워야지.>

<오늘밤에는 오래간만에 에이꼬와 자겠어.>

<그럼 안 돼. 마사끼 씨는 아무것도 안 해도 그냥 껴안고 자는 걸 좋아

하잖아. 그리고 나도 혼자 자는 게 편해.>

미리 베개를 그렇게 놓은 것도, 지금의  대화도 관공서의 서류 같은 형

식적인 것이다.

에이꼬는 베개를 마사끼 쪽으로 옮겨 놓은 다음 그에게 말했다.

<좀더 가요. 하루미도 누워야 하니까.>

마사끼는 반대편으로 물러나서 자리를 넓혔다.

아끼노는 젖은 눈빛을 한 채 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다.

자기 남자의 잠버릇을 다른 여자가  알고 있다는 건 분명  불쾌한 일이

다.

그 눈이 에이꼬를 본다.

<그럼, 에이꼬 네가 가.>

은연 중에 불쾌감이 살짝 묻어난다.

에이꼬가 사양할 것을 전제로 한 형식적인 말이다.

미시오는 만약 에이꼬가  대담하게 '그럼 그렇게  하겠어.' 하고 나오면

하루미의 반응은 어떨까? 하고 순간적으로 생각한다.

(무척 당황해 하면서도 말을 바꾸진  않을 거야. 그러나 밤새도록  나와

에이꼬를 감시하겠지.)

에이꼬가 머리를 흔든다.

<그럴 순 없어. 제발 부탁이니까 하루미가 마사끼 씨 옆에 자.>

그제야 하루미는 형광등을 끄고 희멀건 취침등을 켜고는 마사끼 옆으로

누웠다.

에이꼬도 저쪽 이불 속으로 들어가 마사끼를 향하여  눕고는 손의 그녀

의 가슴 위에 다소곳이 모으며, 한쪽 다리를 하루미 다리 위에 살짝 걸

쳤다.

하루미는 두 다리를 곧게 펴고, 두 손도 요 위에 두었다.

에이꼬는 장난기가 섞인 요염한 눈으로 이쪽을 보고  있고 하루미는 천

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루미가 싫다면 오늘밤에 나는 에이꼬를  안을 수도 만질 수도  없다.

그럴 가능성이 많아. 그것을 알면서도 에이꼬는 여기에서 자기로 한 것

이다. 그래도 에이꼬는 괜찮을까?)

에이꼬의 눈에 어렴풋이 초조한 빛이 어른거렸다.

성적인 욕구가 강한 여자다.

얼마 전까지도 뜨거운 사랑을  나누던 마사끼와 한  방에 있는데, 그를

하루미에게 맡기고 자기는 떨어져 있어야 한다.

마음보다도 뜨거운 육체가 초조해지리라.

역시 에이꼬의 눈에는 이제부터 변화를 기대하는 기색이 짙었다.

마사끼에 대한 그리움도 섞여 있다.

그것을 마사끼에게 숨기지 않고 그대로 눈빛으로 말하고 있다.

서로 바라보면서 마사끼는 에이꼬를  안고 싶은 충동이  점점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

눈에서 비쳐 나오는 매혹적인 유혹의 빛 때문이다.

하루미의 허리 근처에 살짝 닿아 있는 마사끼의  분신이 갑자기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하루미도 그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 성적 흥분이 에이꼬 때문임을 하루미가 눈치채지  않게 하려고 마사

끼는 왼손으로 하루미의 바른쪽 유방을 쥐고 천천히 문질렀다.

이불이 조금씩 들썩이고, 에이꼬의 눈이 그것을 감지했다.

<두 사람 잘 어울려요.>

꾸임이 없는 목소리다.

질투하지 않는다는 걸 하루미에게 알리기 위한 말이다.

<하루미 씨도 그렇게 생각해요?>

마사끼가 그 말을 받아 아기코에게 물었다.

그러면서 천천히 유방 전체를 애무했다.

하루미의 속눈썹이 떨리고 눈이 감겼다.

그러다가 곧 눈을 뜨고 하루미에게 말했다.

<얼마 전까지는 난 당신과 에이꼬를 보며 그렇게 느꼈어요.>

입장이 바뀐데 대해서 야릇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음성이 다소 가라앉

아 있었다.

에이꼬와 달리 하루미에게는 아직 다른 사람 앞에서  사랑을 나눈 적은

없다.

마사끼는 하루미의 젖꼭지를 잡고 문지르다가 손바닥으로 애무했다.

그만큼 손의 위치가 높아지고, 이불이 크게 움직인다.

마사끼의 애후하는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에이꼬는  마사끼가 지금 어

떻게 하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녀의 눈이 더욱 젖기 시작했다.

<한번 결합이 되면 두 사람이 이렇게 되리라는 걸 나는 알았어요. 하루

미는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했지만요. 그냥 실험으로 그칠 거라

고 믿었어요. 하루미, 내 말이 맞지?>

에이꼬의 눈이 마사끼에게서 하루미 쪽으로 갔다.

<그래.>

하루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헤어질 수 있어?>

에이꼬는 몸 전체를 접근시키며 물었다.

잠시 사이를 두고 하루미가 끄덕거렸다.

<마사끼 씨가 떠난데도 난 울면서 매달리지는 않겠어. 그 전에 네 흉내

를 낼지도 모르지.>

하루미의 왼손이 마사끼의 굳어진 그것을 잡았다.

마사끼는 더 편하게 잡을 수 있게 천장을 보고 누웠다.

하루미가 세게 쥐며 신호를 보내온다.

'거짓말이에요. 에이꼬가 죄채감이 들지 않게 하려고 그랬어요. 난 결코

그런 짓은 안 해요.'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마사끼는 그녀의 손길을 기분좋게  느끼며 그것을 알리고  싶기도 해서

조금 허리를 움직였다.

이불이 들썩이고 에이고의 눈이 그것을 보았다.

<글쎄 그럴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와 노력이 필요

해.>

<알고 있어.>

그렇게 말한 뒤에 하루미가 머리를 돌려 마사끼를 본다.

<그게 언제죠?>

질문의 뜻을 곧 알았다.

그러나 마사끼는 모르는 척,

<무슨 소리에요?>

하고 반문하며 젖꼭지를 만지다가 다시 유방 전체를 쥐었다.

<당신이 나에게 싫증을 느끼는 날.>

<그런 날은 오지 않아요. 에이꼬 씨도 싫증난 게 아니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여자를 버린 건 사실이죠?>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한 적은 없어요. 그리고 당신은 아주 특별한 여

자에요.>

하루미는 천장을 향한 채 계속 그의 물건을 잡고 있다.

<그럼 우린 헤어지지 않을지도 몰라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어. 하지만 고통의 연속이었어.>

에이꼬가 그렇게 말하며 더욱 상체를 접근시키고 이불  속으로 손을 내

민다.

마사끼는 에이꼬의 유방이 잠옷 밖으로 나온 것을 보았다.

마사끼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 증거로 손의 움직임도 대담해졌다.에이꼬는  하루미의 턱 근처에 손

을 얹어 놓았다.

이불이 올라 가고 유방이 보였다.

그러나 반듯이 누워 있는 아끼고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하루미가 눈을 감은 것은 마사끼가 자기 유방을 애무하고 있는 것을 에

이꼬가 보게 되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마사끼는 안심하고 에이꼬의 유방을 감상하면서 아끼고의  우방을 계속

애무하고 있다.

하루미는 에이꼬에게 턱 아래를 애무당하고 있다.

에이꼬는 교묘하다.

역시 아끼고보다 훨씬 요부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

에이꼬가 손을 뺐다.

이불이 내려 가고 어깨가 드러난다.

유방은 완전히 가려지지 않고 있다.

더욱 남자의 마음을 충동한다.

하루미는 눈을 감은 채,

<잠이 와요.>

하고 응석 섞인 음성으로 말한다.

<아직 자면 안 돼요.>

마사끼는 그렇게 말하며 유방을 꼭 쥐었다.

하루미도 꼭 잡는다.

자기 이불 속으로 돌아간 에이꼬는 이불을 더욱 내리고 잠옷 자락을 대

담하게 크게 벌렸다.

새하얀 가슴이 모두 드러났다.

불룩한 유방과 선홍색 젖꼭지가 그의 눈에 고스란히 들어온다.

다행히 하루미는 아직도 눈을 감고 있다.

마사끼는 그녀의 유방을 보다가 천천히 에이꼬의 얼굴을 본다.

하루미의 손가락이 첨단의 끝을 만진다.

그 손이 움직이는 것을 이불의 움직임으로 에이꼬는 알고 있을 것이다.

(이대로 가면 끝이 없다. 하루미가 아무렇게나 다뤄도 되는 여자라면 간

단하지만 그렇지 않다. 하루미의 감정을 존중하면서 진행시켜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마사끼는 도중에  자연스러운 변화가 생기기를  바란

다.

마사끼는 우선 구부리고 있는 오른손을 하루미의 목  뒤로 돌려서 어깨

를 감싸 안는다.

그리고 유방을 만지작거리던 손이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면서 배와 배꼽

을 어루만진다.

하루미는 뿌리치지 않는다.

너무 오래 침묵이 계속되는 것은 부자연스럽고 에이꼬에게 소외감을 줄

수 있다.

마사끼는 에이꼬를 보며 말한다.

<하루미 씨의 피부는 아주 매끄러워요.>

마사끼의 손가락끝은 수풀  근처에 닿아있고,  손바닥은 아직 탄력있는

아랫배를 덮고 있다.

<그래요. 난 늘 부러웠어요.>

하고 에이꼬가 말했다.

<놀리지 마.>

하고 반박하며 하루미가 눈을 드고 에이고를 보았다.

중요한 순간이다.

에이꼬는 이불을 숙 내리고 가슴을 완전히 드러낸 채 자기 유방을 쥐고

있다.

하루미가 돌아보아도 그것을 감추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에이꼬의 피부가 너무 고와서 내가 가끔 질투하곤 했어요.>

그리고 하루미는 마사끼를 본다.

마사끼는 하루미의 이마에 키스한다.

<에이꼬를 넋을 잃고 보고 있었죠?>

<아니에요. 여기의 감촉을 에이꼬 씨에게 말한 거에요.>

아랫배를 만지며 '여기' 라고 말하고, 이어서 그 손을 수풀로 가져갔다.

손가락이 비너스를 느낀다.

뜨거운 샘은 평소보다 더욱 젖어 있다.    

(역시 에이꼬가 있기 때문에 더욱 자극이 되는가 보다. 아니면 내심에서

에이꼬에 대한 가학적인 심리가 작용하는 지도 모른다.  

점점 하루미의 호흡이 가빠지는 것을 마사끼는 들었다.

하루미의 손의 움직임이 둔해진다.

감각이 예민해진 탓이다.

마사끼는 하루미를 꼭 끌어안는다.

그 팔에 와닿는 것이 있다.

에이꼬가 그의 팔을 살짝 문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마사끼 씨.>

하고 에이꼬가 부른다.

과거에 잠자리에서 은밀히 들리던 바로 그 목소리이다.

그 음성 속에 성적인 흥분이 넘치고 있다.          

<왜 가슴에 키스해 주지 않아요?>

하루미는 마사끼를 향하여 눈을 감고 있다.

에이꼬의 말을 듣는 순간 마사끼의 물건을 꼭 움켜쥔다.

<에이꼬 씨가 저렇게 말하는데, 키스해도 괜찮겠어요?>

하루미가 눈을 감은 채,

<에이꼬에게 창피해요.>

하고 대답한다.

<괜찮아. 난 지금 성모 마리아와 같은 기분이니까.>

그러나 그녀의 눈은 그 반대를 말하고 있다.

에이꼬가 새로운 국면을 기대하며, 하루미를  저항감 없이 유도하기 위

한 말이다.

<그럼 그 말을 믿고.>

마사끼는 하루미의 비경에 애무를 계속 하면서 상체를 일으켰다.

어깨로 이불을 들자 하루미의 하얀 상반신이 드러난다.

지금까지 계속 마사끼가 애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루미의 젖꼭지는 굳

게 일어서 있다.

에이꼬도 그것을 보고 있다.

상체가 좀더 마사끼 쪽으로 다가온다.

하루미는 얼굴을 조금 들어 마사끼의 얼굴에 가까이 댄다.

그리고 입을 맞추기를 은근히 기다리고 있다.

그것을 확인하고 마사끼는 입술을 포갠다.

점점 강하게 밀착시키면서 어깨를  안은 손에 힘을  주고, 다른 손으로

꽃잎을 가만히 애무한다.

아직 소녀의 심리가 남아 있는 하루미가 에이꼬  앞에서 정신적인 면이

강한 키스를 한다는 것은 둘의 관계를 버젓이 공개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마사끼가 하루미의 육체뿐만 아니라 인격까지도  사랑하고 있다

는 증거가 된다.

그것을 무시하고 육체적인 면이 강한 유방으로 직행하면 아끼고가 불만

을 느낄 염려가 있다.

그의 입술은 하루미의 입술의 맛보며 사랑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하루미는 키스를 음미하며 분신을 쥐고 있는 손을 멈추고 있다.

혀를 쓰지 않고 살짝 뗀다.

그리고 얼굴을 비스듬히 돌려 턱 밑에 입술을 대고 핥는다.

아ㄲ고는 고개를 뒤로 제쳐 협력한다.

다시 그의 심벌을 잡고 있는 하루미의 손이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애무를 계속해도 좋다는 신호다.

마사끼의 입술은 다시 귀 쪽으로 올라가서 목덜미를 향한다.

갑자기 목덜미를 민감하게 느끼는 하루미의 다리가  굳어지고 엉덩이가

실룩거린다.  

그러다가 입술이 가슴으로 내려오고, 봉우리에  올라가기 전에 가슴 사

이의 깊은 계곡에 얼굴을 묻는다.

강하게 빨아댄다.

붉은 자국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아...>

하루미가 가냘픈 신음소리를 낸다.

자신도 모흐게 새어나온 소리 같고 에이꼬의 귀를  의식한 것으 ㄴ아닌

듯 하다.

얼굴을 떼자 입술 모양의 붉은 자국이 선명히 새겨져 있다.

마사끼느 짐짓 놀라는 시늉을 하며.

<자국이 났어요.>

하고 말한다.

<괜찮아요.>

하루미는 가라앉은 음성으로 대답한다.

<어디 한번 봐.>

하고 에이꼬가 몸을 밀어대며 자신의 이불을 젖힌다.

의도적으로 그러는 것이다.

잠옷이 가슴에서 다리까지 벌려지고 하얀 배와 유방과 허벅지가 드러난

다.

검은 수풀과 독특한 그 분홍빛 꽃잎이 보인다.

마사끼의 욕정이 일시에 고조된 것은 지난 날의  눈부신 섹스의 기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에이꼬가 마사끼의 눈길을 의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비경을 완전히 마사끼에게 보이기 위해 드러나 있는 오른 쪽 다리를 굽

혀 위로 끌어올리며,

<정말 그렇구나.>

하고 말한다.

자유분방한 자세다.  

하루미의 순정을 계산에 넣었을 것이다.

하루미는 키스를 하면서 완연히 드러난 유방 때문에  에ㅇ꼬 ㅉ쪽을 보

지 못할 것이고, 설사 보았다 해도 지금으로서는 에이꼬를 비난할 용기

가 없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게 해요?>

<그렇지는 않죠?>

하루미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을 이불 속에서 그여의  비부를 밤지고 있

는 손으로 알린다.

<맞아.>

가냘프게 하루미가 끄덕이고, 다른 손으로 마사끼의 허벅지를 끌어당긴

다.

에이꼬는 제자리로 돌아가서 천천히 하반신을 이불로 덮는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눈은 마사끼의 눈과 하루미의 유방을 번갈아 본다.

마사끼도 하루미의 유방을 보며 에이꼬의 유방을 흘낏 훔쳐본다.

조용히 하루미의 유방에 얼굴을  대고 입술로 비비다가  입에 부드러운

살점을 문다.

<아...>

하루미가 신음소리를 낸다.

마사끼가 이번에는 혀로 간지르니  하루미는 낮게 신음하며  몸을 비튼

다.

한편 그의 왼손은 숲속 아래로 내려가 꽃봉우리를 간지른다.

그러자 하루미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이제는 에이꼬를 의식할 여유가 없어진다.

이상하게도 마사끼는 평소보다 훨씬 더 하루미가 사랑스러워진다.

하루미도 에이꼬 앞에서 애무를 받으니 더욱 흥분을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마사끼는 이제 에이꼬도 피부의 접촉에 참가시켜야 하겠다는 생

각을 했다.

에이꼬의 바램은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손과 입술로 하루미를 애무하면서 어깨를 안고  있던 손으로 에

이꼬를 더듬기 시작했다.

그 손에 곧 풍만한 젖가슴이 닿았다.

마사끼는 하루미의 젖꼭지를 혀로 핥으며 얼굴을 들어 에이꼬를 본다.

에이꼬는 상체를 반쯤 일으켜서 한쪽 유방을 그의 손바닥에 대준다.  

마사끼는 손바닥 전체로 그것을 움켜 쥐었다.

에이꼬의 유방은 벌써부터 딱딱하게 되어 있었다.

에이꼬의 턱에서 가슴으로 흘러내리는 유연한 곡선이 새삼 아름답게 느

껴진다.

하루미는 이제 마사끼의 그  손이 어디에서 움직이고  있는지를 생각할

여유도 없이 헐떡이고 있다.

(이 정도는 하루미가 알아도 상관없다.)

지금 마사끼가 중점적으로 애무하고 있는 것은 하루미의 유방과 꽃봉우

리이고 몰래 다른 손으로 문지르고 있는 것은 에이꼬의 유방이다.

에이꼬의 그 유방을 애무해 온 시간은 하루미보다 훨씬 오래다.

마사끼가 여자의 가슴으로  만들어 주었고,  또 실핏줄 하나하나까지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런데도 마사끼는 에이꼬의 유방에서 신선함을 느낀다.

마사끼는 과거의 에이꼬의 유방에서 느끼던 감각과 현재의 그것을 비교

하고 있다.

하루미의 신음소리와는 다른 방향에서 떨리는 숨소리가 들려온다.

에이꼬의 숨소리다.

그리고 에이꼬는 자기 유방을 애무하고 있는 마사끼의  손등을 꼭 잡는

다.

하루미의 허리가 저절로  흔들리기 시작하고,  신음소리와 함께 얼굴을

옆으로 도리짓하고 있다.

절정으로 가는 기차에 하루미가 오른 것이다.

(자, 이제부터다.)

마사끼의 손가락이 멈춘다.

얼굴도 하루미의 유방에서 천천히 떨어진다.

하루미의 상태를 눈치챈 에이꼬는 자기 유방을  만지작거리는 마사끼의

손을 놓아주고, 그 손은 하루미의 ㅇ개로 돌아온다.

마사끼는 몸 전체를 일으켜서 팔꿈치를 세웠다.

하루미를 반듯이 눕히고 베개를 뺐다.

그녀의 가슴과 얼굴이 수평으로 된다.

마사끼는 그 얼굴을 내려다본다.

눈가가 붉게 상기되어 있다.

입술은 반쯤 벌어져 있다.

마사끼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모습이다.

마사끼가 몸을 더 일으키니 하루미의 손이 쥐고 있던 것을 놓았다.

그것이 가야할 목적지를 그녀도 알고 있다.

마사끼의 상반신에서 이불이 흘러내려 허리 아래에 걸려 있다.

마사끼는 그대로 다리를 옮겨 놓는다.

하루미는 순순히 다리를 벌린다.

에이꼬의 얼굴이 하루미의 귓가로 갔다.

<행복해?>

하루미가 끄덕인다.

<하루미, 정말 예뻐. 이렇게 예쁜 하루미의 얼굴은 처음  봐. 역시 여자

는 사랑을 듬뿍 받고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다워.>

<고마워.>

하루미가 눈을 뜬다.

긴 속눈썹이 꽃망울이 벌어지듯 아래위로 열린다.

그녀의 눈빛이 불타고 있다.

오늘 아침보다도 더욱 뜨겁다.

분명한 어조로 하루미가 마사끼에게 말한다.

<넣어 줘요.>

허리를 크게 흔들며 무엇을 원하는지를 나타낸다.

이제까지 자신이 애무하고 있던 것을 달라는 것이다.

다시 그 눈이 감긴다.

마사끼는 팔굼치를 세운 손으로 하루미의 머릴르 쓰다듬으며 다른 손으

로 에이꼬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상체를 일으켰다.

이불과 하루미의 몸 사이에 공간이 생겼다.

에이꼬는 이불을 젖힌 채 하루미의 가슴이 크게  오르내리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마사끼는 천천히 하루미의 잠옷을 벗긴다.

하루미가 그의 손길을 도와 이내 실 한오락 걸치지 않은 나신이 된다.

하루미의 다리 사이로 마사끼의 하반신이 들어간다.

하루미는 눈을 지긋이 감고 있다.

에이꼬가 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사끼는 하루미가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하루미도 마음 속으로 지금은 요염한 기쁨을  느끼고 있을 것이

다.

에이꼬는 머리를 들고 그들의 허리 근처를 응시하고 있다.

하루미의 몸은 벌어져 있고, 꽃잎을 적시고 있는 샘물이 불빛에 반짝거

린다.

그곳을 향하여 마사끼의 늠름한 덩어리가 힘차게 맥박치고 있다.

마사끼는 기둥의 뿌리를 쥐고 내려다보며 첨단을 비너스에 맞춘다.

가끔 결합되는 순간을 눈으로 즐기기 위해서 그렇게 하기도 한다.

지금은 그런 기분뿐만 아니라 에이꼬에게 보이고 싶은 변태적인 기쁨이

있다.

그래서 에이꼬가 더욱 보기 쉽게 하면서 마사끼의  가슴은 처음으로 여

체에 들어갈 때와 같은 설레임을 느낀다.

에이꼬도 상체를 일으켜서 마사끼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접근시킨다.

마사끼는 이상하게도 결혼하기 이틀 전 마지막으로 결합한 후 오늘밤까

지의 공백이 에이꼬의 그 행동으로 완전히 사라져 버린 느낌이 든다.

결혼이라는 중대한 변화가 그들의 관계를 결정적으로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의식이 에이꼬의 그  친밀한 행동과 그것을  마사끼가 무언의

허락을 함으로써 분명해졌다.        

에이꼬의 눈에 음란한 빛이 떠덜고, 입가에 기쁜 듯 하면서도 질투하는

듯한 묘한 웃음이 배어 있다.

(남편과 비교하고 있다.)

마사끼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에이꼬가 더욱 잘 보도록 자기 엇을 다시

잡는다.

에이꼬에게 있어서 그것은 마사끼의 육체 중에서 가장 친밀한부분이고,

남편의 그것과 비교해도 훨씬 친숙한 것이다.

어찌되었든 다른 남자의 부인이라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위치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생각이 마사끼의 의식에 어지럽게 반사되면서 더욱 신선한 흥분을

일으키고 있다.

에이꼬는 그것을 보다가 머리를 기울여서 그것이 향하고 있는 하루미의

꽃잎을 본다.

하루미로서는 마사끼 이외의 사람에게 처음 보이는 순간이다.

그것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인 에이꼬이기 때문에  마사끼는 마음이놓인

다.

그와 동시에 자기과 다른 사람의 눈이 함께 하루미의 비경을 보고 있다

는 사실이 변태적인 흥분을 일으키게 된다.

하루미는 눈을 감고 있다.

한쪽 손등으로 눈을 가리고 있다.

불빛이 눈부셔인지 아님 눈을 감는 것 만으로는  자신의 나신을 응시하

는 에이꼬의 시선을 견디어낼 수 없어인지는 알 수 없다.

아마 둘 다일것이다.

그러나 에이꼬의 얼굴이 거기에 가 있는지는 모른다.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어색하다.)

그렇게 생각한 마사끼는 손으로 살짝 꽃잎을 열었다.

그러자 고여 있는 샘물이 투명한 선을 그으며 흐른다.

에이꼬는 이제 완전히 일어나 마사끼의 덩어리와 하루미의 비경을 동시

에 응시하고 있다.        

에이꼬의 손이 마사끼의 어깨를 잡고 있다.

에이꼬 자신도 다리 사이를  고스란히 드러내 놓고  마사끼를 끌어안은

형태다.

그러나 말이 없다.

그런 가운데 마사끼는 하루미의 몸 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러자 에이꼬의 손이 마사끼의 기둥을 잡는다.

(오랜만에 느끼는 에이꼬의 손이다.)

마사끼의 육체는 에이꼬의 손의 감촉을 기억하고 있다.

오랜만이라는 느낌을 머리보다도 몸이 먼저 느낀다.

에이꼬가 속삭인다.

<못견디게 그리웠어요.>

속삭임이 하루미에게 들렸을 것이다.  

말의 내용은 뚜렷하지 않아도 음성 그 자체는 들리고, 그래서 에이꼬의

얼굴 위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고 있으면 안 된다.)

마사끼는 위험을 느낀다.

아기꼬가 눈을 뜨면 두 사람의 눈이 자신의 비부를 희롱하고 있다고 오

해할 것이다.

마사끼는 재빨리 에이꼬에게 눈짓을 하고 이불을 등 위로 덮는다.

다시 아까처럼 하루미의 유방을 입으로 애무하는 형태가 된다.

또 마사끼의 것은 하루미의 비경이 아니라 허벅지에 닿는다.

아무튼 에이꼬의 눈에서 하루미를 가려 준 것이다.

하루미가 트리플 플레이를 허락한 적이  없으며, 더구나 하루미가 순진

하고 그런 것은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렇

게 하는 것이다.

하루미는 가렸던 손을 내리고 눈을 뜬다.

<에이꼬.>

가냘픈 음성이다.

에이꼬는 이미 자기 이불 위에 쓰러져 있다.

<왜?>

에이꼬의 목소리에는 친근함과 장난기가 섞여 있다.

마사끼와 달리 하루미가 화를 낼까 봐 불안해 하지 않는다.

<좀전에 뭐라고 말했어?>

마사끼는 하루미의 젖꼭지를 머금고 혀로 핥으면서 자신의 대응이 적절

했다고 생각한다.

아끼고가 묻는 건 단순히 에이꼬가 한 말이 아니라 거기에서 무엇을 하

고 있었냐일 것이다.

에이꼬가 얼굴을 접근시키며 대답한다.

<그립다고 말했어. 마사끼 씨가 네 몸 속으로 들어가는 걸 보니 밉살스

러워 나도 모르게 잡고 말았어. 미안해. 정말 그리움이 울컥 솟았어.>

하루미는 두 팔로 마사끼의 어깨를 끌어안는다.

에이꼬에게 보이기 위한 행동이다.

<아니, 괜찮아. 에이꼬는 마사끼  씨와 특별한 사이니까. 난  화내지 않

아. 사실 화가 조금은 나지만, 그건 나의 에고이즘이라고 생각해.>

<정말 괜찮은 거야?>

<응, 그래서 아까 네게 마사끼 씨 옆에서 자라고 말한 거야. 마사끼 씨

와 넌 나보다 먼저 관계를 맺은  사이잖아. 오히려 내가 너에게 사과해

야 하는지도 몰라.>

마사끼는 착찹한 심정으로 얘기를 듣고 있다.

두 여자는 본심을 숨긴 채 서로의 심중을 탐색하고 있는 듯하다.

에이꼬가 이끼꼬의 팔을 잡았다.

<그건 말도 안 돼. 마사끼 씨는 지금  네 남자야. 네가 싫어할 일은 난

안 해.>

마사끼는 자신이 끼어들지 않으면 두 여자의 얘기가  길어질 거라는 생

각이 들었다.

게다가 하루미를 너무 기다리게 하고 있다.

(에이꼬의 눈에 보이게 하루미의 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지만, 역시

그것은 아직 하루미에겐 무리야.)

결합하는 부분을 고스란히 드러내지 않고 에이꼬가 짐작만  할 수 있는

상태에서는 하루미도 거부하지 않는다.

일단 결합한 후에 그 이상의 것은 자연스러운 상황의 추이에 따라서 행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며 마사끼는 하루미의 몸 위로 올라갔다.

하루미의 목덜미에 한 팔을 두른다.

그리도 다른 손으로 하루미의 손을 아래로 당긴다.

당기는 방향으로 하루미는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녀의 손이 잠시 주저하다가 허리를 엉거추춤 들고  있는 그의 중심부

로 내려간다.

아ㄲ고는 그의 기둥을 잡고 그의 다리에 자기 다리를 걸쳤다.

마사끼는 가볍게 키스를 하고 에이꼬를 본다.

에이꼬의 얼굴이 어느새 바로 옆에 와있다.

<괜찮겠어요?>

에이꼬의 허락을 묻는다.

<좋아요. 염려 말아요.>

그리고 재빨리 그의 귀에다 바싹 입을 대고 아주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난 나중에 하루미에게 부탁해볼게요.>

눈을 감고 있는 하루미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그녀는 덩어리를 쥔 채 주저하고 있다.

하루미는 자신의 몸 속으로 마사끼의 몸을 집어넣으려다 갑자기 망설이

는 것이다.

그건 에이꼬를 의식하느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결합하

는 수치심 때문이다.

분명한 어조로 '넣어 줘요.' 라고 말했을 때의 극도의 흥분은 이미 가라

앉아 있기에 이젠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다.  

<어떻게 해요?>

하루미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은밀히  속삭이지만, 하고 싶은 의

욕은 넘치고 있다.

그래서 어찌할 바 몰라 마사끼에게 맡겨 버리는 것이다.

마사끼는 하루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자기 가슴으로 그녀의 유방을

지긋이 누르고는 천천히 허리를 밀어댄다.

그제야 하루미는 결심한 듯 손을 움직여 분화구로 첨단의 끝을 맞춘다.

드디어 마사끼는 하루미의 몸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하루미 내부의 근사한 뜨거움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마사끼는 더욱 깊이 가라앉고 하루미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린다.

뿌리까지 깊숙이 밀어넣은 다음 마사끼는 정지한 채 하루미의 상반신을

끌어안고 있다.

하루미의 내부의 요정들이 숨소리 같은 신호를 보내온다.

<기분 좋아요.>

하고 마사끼가 속삭인다.

에이꼬는 하루미의 팔을 놓고 마사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묻는다.

<얼마나 좋아요?>

<대단히, 하늘을 나는 것 같아요.>

에이꼬는 다시 하루미에게 묻는다.

<넌 어때?>

하루미는 부끄러워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고 마사끼에게 매달린다.

에이꼬가 거듭 묻는다.

하루미는 머리를 젓는다.

부끄러워 대답을 못하겠다는 뜻이다.      

(지금 하루미는 에이꼬를 귀찮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럴 가능성도 있지

만 그렇지만도 않을 것이다. 어쩌면 에이꼬에게 보이고 싶은 충동도 있

을지 모른다.)

마사끼는 허리를 고정시킨 채 비너스 안으로 깊숙이 함몰된 덩어리만을

움직인다.

그 동작이 하루미의 내부에 진동을 일으키고 감각의  기쁨을 높이고 있

다.

하루미는 조금씩 마사끼의 움직임에 맞추어서 엉덩이를 살짝 살짝 실룩

거린다.

마사끼의 스타일을 대단히 잘 알고  있는 에이꼬는 금새 눈치챌  수 있

다.

<그렇게 몰래 하는 거 싫어요.>

그러면서 하루미에게 말한다.

<네 몸 속에 마사끼 씨의 그것이 가득찬 기분이지. 그렇지?>

이번에는 하루미가 끄덕인다.

그것을 보며 이제는 서서히 에이꼬의 몸에 손을 뻗어도 괜찮을 것 같았

다.

언제까지 에이꼬를 구경꾼으로 버려둘 수는 없다.

마사끼의 두 팔은 에이꼬의 어깨를 끌어안고 있다.

그런데 에이꼬 쪽의 팔을 풀면 하루미가 알아차릴지도 모른다.

(두 사람이 결합되어 있으면서 다른 여자에게 손을 내미는 것을 하루미

는 어떻게 생각할까?)

어쩌면 자신의 육체가 충분히 마사끼를 만족시켜주지  못해서 그런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그렇지는 않더라도 불쾌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루미에게 있어 분명히 에이꼬는 다른 여자와는  전혀 다른 의

미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에이꼬로부터 마사끼의 소유권을 이전받았다는식의 의

식이 강하게 그녀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

또 상대급부가 없는 증여라 에이꼬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도 가지

고 있다.

그래서 마사끼에 대해서는 하루미는 에이꼬에게 한 걸음 양보하는 태도

를 고수한다는 걸 마사끼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럴 바엔 차라리 하루미의 허락을 구하는 것이 났다는 생각이 든다.

한참을 주저하다가 결국 결심하고는  하루미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

다.

<정말 당신의 몸은 날 기쁘게 해요. 근사해요.>

먼저 하루미가 오해하지 않도록 그렇게 말한 다음 말을 잇는다.

<에이꼬 씨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좀 어루만져 줄까요? 조금만.>

그 순간 관능의 요정들의 근사한 신호가 끊긴다.

의식적인 조임은 물론이고 무의식적인 조임까지도 멈춘다.

영겁 같은 침묵이 무겁게 짓눌러온다.

영문도 모르는 에이꼬도 두 사람의 리듬이 순간적으로 흐트러지는 것을

느낀다.

마사끼가 하루미가 고개를 저을  경우를 예상해 미리  준비해둔 변명을

입박으로 꺼내려고 하는  순간, 내부의  신호가 되살아나면서 하루미가

고개를 끄덕인다.  

에이꼬에게 손을 뻗기 전에 먼저 하루미를 위로해 주어야 한다.  

마사끼는 즉시 하루미를 꼭 끌어안고 몸 전체로 물결쳤다.

하루미는 몸을 비틀며 신음하고 마사끼를 꼭 끌어안는다.

그리고 나서 엉덩이를 마사끼의 파도에 맞추기 시작한다.

그러는 동안 마사끼는 하루미가  정상을 향해 막  산중턱쯤에 올랐음을

감지한다.

더 이상 흥분이 고조되면 하루미는 절정으로 치닿기  위해 마사끼가 자

신에게만 충실하기를 간절히 원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는 마사끼는 정지한다.                

하루미는 그 뒤 몇 번  몸을 흔들다가 마사끼를 따라  움직임을 멈추었

다.

그러나 그녀의 호흡은 상당히 거칠어져 있다.

마사끼의 왼손이 그제야 에이꼬에게로 다가간다.

처음부터 에이꼬는 그 손이 어디를 향하는지 알고  몸을 돌려서 다리를

벌린다.      

(하루미는 지금 내심으로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뒤에 가서 화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결코 이 일로 나

에게서 떠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마사끼는 손을 에이꼬의 다리 사이로 집어

넣는다.                    

에이꼬는 이불을 걷어치우고 반듯이 누워 있다.

수풀은 아무런 변화없이 예전의 에이꼬와 같다.

손가락끝이 꽃잎 바로 위에 닿았다.

마사끼는 에이꼬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면서 동시에  하루미와고 비교

한다.

에이꼬의 꽃잎은 하루미 이상으로 젖어 있다.

그 꽃잎을 건드리자마자 에이꼬는신음하면서 몸을 비튼다.

문득 결혼식장에서 보았던 에이꼬의 남편 후자까와의 모습이 뇌리에 떠

오른다.

그때는 자기의 여자를 빼앗기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자기가 다른 남자의 여자를 도둑질하는 기분이다.

약간의 죄의식이 들지만, '후자까와가 여기를 애무했을 것이다.' 하는 생

각이 그를 더욱 흥분시킨다.

두 장의 ㄱ잎을 동시에 손가락으로 찝어서 연다.

하루미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온다.

<만지고 있어요?>

<예.>

마사끼가 대답하자 하루미가 신음하기 시작한다.

동시에 요염한 몸짓으로 마사끼의 움직임을 재촉한다.      

마사끼의 신경이 에이꼬에게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지 실제로 흥

분이 고조되어서인지 모른다.

하여튼 마사끼는 응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미와 에이꼬의 얼굴이 작게 보이고,  반대로 육체가 크게 클로즈업

되어 보인다.

두 여자가 사랑스럽게 헐떡이고 있기 때문이다.

마사끼는 일부러 조금 호흡을 거칠게 내뱉는다.

결합으로 고조된 감각을 하루미에게 감지시켜 에이꼬를  의식하고 있는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다.

그것은 동시에 에이꼬에게도 전해진다.

과장할 필요는 없다.

그러면 에이꼬는 자신과 관계를 가질 때는 이렇지  않았는데 하고 의아

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하루미의 육체에 열등감을 느낄 염려가 있다.        

그러나 역시 에이꼬가 옆에 있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훨씬 호흡은 거칠

어진다.

에이꼬의 육체는 뜨거운 용암처럼 되어 있다.

하루미는 그녀 대로 파고를 높이고 있다.

에이꼬의 신음소리나 육체의 반응은 불규칙하게 고조되어 가고 있다.

서로 끌어안고 있지도 않고 접촉점은 오직 마사끼의 손가락뿐이기 때문

에 더욱 밀착하고 싶지만 지금은 어쩔 수가 없다.

그 초조함과 눈앞에서 전개되는 하루미의 행복스러운 상황을 보이고 있

다고 하는 매저키즘적인 감각이 에이꼬의 심리 속에 회오리치고 있다.

아무리 교묘하게 움직여도 손가락은 손가락에 불과하다.

에이꼬는 더욱 매달리며 마사끼를 끌어안는다.

마사끼와 하루미를 옆에서 끌어안는 형태가 된다.

<하루미.>

하루미의 호흡은 마사끼의 물결의 리듬과 일치되어 있다.

그 리듬 속에서 하루미가 대답한다.

에이꼬는 마사끼의 애무에 응하면서,

<좋아?>

하고 묻는다.

그때 하루미의 몸과 호흡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에이꼬의 잘문이 자극이 되는 것이다.

꽃잎 속의 변화가 마사끼의 몸에 느껴진다.

이어 하루미의 신음소리가 변한다

<좋아.>

에이꼬에게 대답하는 말인 동시에  자기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외침이

다.

하루미는 그를 더욱 힘껏 끌어안으며 격렬하게 허리를 비튼다.

마사끼는 에이꼬를 잊지 않고 있다.

에이꼬의 마음이 냉각되지 않게 그의 손가락이 계속 움직이고 있다.

하루미는 다급하게 신음소리를 터뜨리다가 조용해진다.

팔의 힘도 빠진다.

마사끼는 쉬면서 어깨를 감싸고  있던 오른손을 빼서  그녀의 머리결을

쓰다듬어 준다.

에이꼬는 마사끼의 왼손을 꼭 잡아 행동을 정지시켰다.

하루미의 내부는 아직도 경련이 계속되고 있다.

마사끼는 가슴을 그녀의 유방 위에 비비면서 호흡을 가다듬는다.

마사끼와 함께 에이꼬도 하루미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자기가 하루미에게 여자로서의 젖대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나타

내는 행위다.

<여운을 음미하고 있군요.>

마사끼에게 속삭이지만, 하루미에게도 들리는 음성이다.

그 말투에는 장난기나 응석이 섞여 있다.

(이 여자는 하루미와 경쟁ㅎ는 입장이 아니라 나와 함께 즐기려는 것이

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그래요.>

하고 대답한다.

마사끼의 덩어리는 아직도 단단한 상탤르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미

의 몸에서 간헐적으로 전해오는 그 진동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에이꼬 씨에게도 맛보게 해주고 싶은 정도에요.>

<그렇게 좋아요?>

<예, 대단히.>

<부러운데요?>

하루미의 멋진 내부가 부럽다는 말인지,  그런 하루미를 음미하고 있는

마사키가 부럽다는 말인지 알 수 없다.

만약 후자라면 마사끼가 느낀 대로 에이꼬는 마사끼의 입장에서 하루미

를 섹스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 된다.

마사끼는 그런 의문에 집착할 만큼 여유롭지 못했다.

하루미의 간헐적인 경련에 맞추어서 마사끼의 몸도 팽창의 신호를 보내

기 시작한 것이다.

그 신호는 하루미의 몸 속에서 사그러져 가는 불꽃을 소생시키고 있다.

간헐적인 진동이 차츰 약해지면서 의식적인 조임이 하루미의 꽃잎에 생

기고 있다.

그러면서 하루미는 에이꼬를 본다.

<지금 아주 기분이 좋아.>

<그럴 거야. 마사끼 씨가 네 몸 속에서 맥박치고 있지?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게.>

<응.>

<다시 타오를 것 같아?>

<그래, 하지만 좀 쉬어도 돼.>

마사끼의 가슴이 두근거린다.

뜻하지 않은 말이다.

그러나 과연 마사끼가 느낀 그대로의 의미일까?

에이꼬는 역시 교묘하다.  

<나도 여자라는 걸 생각해 주는 거니?>

<그래.>

하루미는 더욱 강하게 마사끼를 조이면서 말을 잇는다.

<부탁해요. 에이꼬를 귀여워해 주세요.>

그러나 마사끼는 조심한다.

<그래도 괜찮아요?>

하루미가 끄덕인다.

<싫은데 억지로 그럴필요는 없어요.>

<정말 괜찮아요. 하지만 곧 돌아와야 해요. 난 당신뿐이니까요.>

<알았어요. 약속할게요.>

하루미는 멀지 않아 마사끼와  에이꼬가 관계를 가질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당장 오늘밤 자신이 잠든 후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자기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또 자신의 너그러움을 보이면서 마사

끼의 욕구를 허용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황홀한 여운이 그녀의 마음을 너그럽게 해주었다는 것과 에이꼬가 마사

끼의 과거의 애인이란 사실이 하루미의 그런 결심을  굳이게 만든 것이

다.      

마사끼는 허락을 받았지만 하루미에게 더 머물러 있으며 천천히 에이꼬

에게 신호를 보낸다.        

에이꼬는 마사끼의 뜻을 알아채고 달래듯 하루미에게 말한다.

<난 너에게서 마사끼 씨를 빼으려는 마음은 추호도 없어. 안심해. 나중

에 다른 여자가 마사끼 씨를 노리면 내가 옆에서 널  도와서 열심히 싸

워줄게.>  

하루미는 에이꼬에게 살짝 미소를 보낸 후에 마사끼에게 속삭인다.

<이젠 에이꼬에게 가요. 이러고 있으면 떨어질 수 없게 돼요.>

순진하고 정직한 말이다.

약한 진동과 꽃잎 속이 점점 압축되고 있는 것을 마사끼는  느낄 수 있

다.

<알았어요.>                

마사끼는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곧  돌아올테니까. 미안해요' 하

는 무언의 속삭임을 강하게  보내고 나서 조용히  하루미에게서 떨어진

다.

그 순간에,

<아!>

하고 안타까운 비명 비슷한 신음을 한 하루미는  그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한 못짓을 한다.

그러다가 자제하는 것 같다.

그녀의 몸이 축 늘어진다.

마사끼는 반즘 열려서 하얀 이가 드러나 보이는 그 입에 입술을 댄다.

눈을 감은 채 하루미는 마사끼의 입술을 받고 있다.

그 키스가 겉치레의 애정 표시가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 마사

끼는 두 팔에 힘을 주어 꼭 끌어안는다.

하루미도 되받아서 꼭 끌어안고는 그의 입술을 빨면서 침을 삼킨다.

(하루미는 내가 저쪽으로 가려고 하니까  할 수 없어 보내는  것이구나.

옮겨가는 것을 그만두는  게 좋지 않을까?  에이꼬도 이해해줄 것이다.

지금 하루미에게 돌아서면 에이꼬 앞에서 성행위를 한  것은 좀 변칙적

이긴 하지만 정상적이라고도 할 수는 있다.)

이런 상태가 되도록 일을 꾸몄고, 그대로 됐다.

그러나 그것은 마사끼의 심중에 있는 하루미를 참된 애인으로 간직하고

싶은 욕망에 위배되는 것이다.

실은 그러한 요구를 위험한 생각이라고 판단하고 그것을 불식하기 위해

서 이런 일을 의도한 것이다.  

입술을 떼어도 하루미는 눈을 꼭 감고 있다.

마사끼는 그 뺨을 쓰다듬으며 에이꼬를 보았다.

에이꼬는 바로 옆자리에서 반듯이  누워서 완전히 드러난  양쪽 유방을

두 손으로 가리고 가만히 있다.

마사끼의 하루미에 대한 조심스러운 위로가 끝나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자세다.

마사끼는 하루미에게서 떨어졌다.

그러자 눈을 감은 채 하루미는 손을 요 밑으로 가져갔다.

그 손은 하얀 손수건을 들고 있다.

아ㄲ고는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서 그 손수건으로  마사끼의 몸을 닦아

준다.

부드러운 손놀림이다.

다 닦고 나서 그것을 잡는다.

<키스해도 돼요?>

마음이 허전한 말투다.

<응.>

마사끼는 애처러움을 느낀다.

과거의 에이꼬에게서도, 어느 여자에게서도 느끼지 못했던 심정이다.

에이꼬는 눈을 뜨고 마사끼의 허리를 안고 있는 하루미의 입가를 본다.

2분 정도가 지나서 아끼고는 얼굴을 들고 마사끼를 보았다.

눈에 눈물이 고여 있다.

애써 얼굴에 웃음을 띠며 머리를 옆으로 저었다.

<이건 눈물이 아냐. 그냥 숨이 막힐 것 같아서 그래.>

하루미는 벗은 잠옷으로 가슴과 다리 사이를 가리고  옆으로 누웠고 마

사끼는 에이꼬에게로 상체를 돌렸다.

에이꼬는 마사끼를 빨아들일 듯이  바라보며 유방을 가리고  있던 손을

내려 놓았다.

마사끼는 에이꼬의 어깨를 끌어안으면서 하루미 쪽을 보았다.

하루미는 이불을 덮지 않고 이쪽을 보고 있다.

눈길이 마주치자 간신히 끄덕인다.

마사끼는 얼굴을 에이꼬 쪽으로 돌린다.

키스를 요구하며 에이꼬의 입술이 움직이고 있다.

그 입술에 자기 입술을 대면서,

(하루미가 화를 낼지도 모른다.)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여자에게 있어 키스는 정신적인 면이 강해 창녀도  키스는 허락하지 않

는다.

에이꼬도 그것을 눈치채고 있는 모양이다.

입술의 움직임에 변화가 생기고 하루미를 본다.

<괜찮아?>

허락을 해달라는 음성이다.

아기꼬도 말없이 끄덕이고, 얼굴을 다시  마사끼에게 돌린 에이꼬는 입

술을 내민다.

그 입술에 마사끼의 입술이 포개진다.

처음에는 살짝 댔다가 본격적으로 애무하기 시작한다.

(오래간만이야.)

에이꼬에게서 비경을 만졌을 때 이상으로 강한 감동이 느껴졌다.

젊은 여자들은 비경ㄹ을 애무하는 것보다 키스에 더  흥분을 느끼는 경

우가 있다.

마사끼의 심리도 그와 비슷하다.

일시적인 쾌락의 상대였다면 그런 감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역시 에이꼬느 과거의 진실한 애정의 상대였기 때문이다.

에이꼬의 입술의 움직임과 호흡에 맞춰서  애무하는 방법, 그리고 그의

입속으로 들어오는 혀의 움직임, 그 하나한가 하루미와 비슷하다.

그것은 모두 마사끼가 가르친  방법이기 ㄸ대문에 비슷한  것이 당연하

다.

그러나 에이꼬 쪽이 더 관능적이고 도발적이다.

그것은 보다 풍부한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에이꼬와의 과거의 생활이 선명하게 마사끼의 육체에 되살아 난다.

(그래, 이렇게 했었지. 이것이 에이꼬의 입술이었어.)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푸른 바다 저쪽으로 멀어져 갔던 기억이다.

그것이 한순간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형태가 된 것이다.

에이꼬의 팔이 마사끼의 팔에 얽혀 있다.

마사끼는 에이꼬의 정열적인 키스를  되받으면서 그 팔의  감촉에 대한

기억도 되살렸다.

그러는 한편 하루미의 눈길을 의식하고 있다.

마사끼는 살짝 에이꼬에게 신호를 해서 자연스럽게 입술을 떼었다.

그리고 하루미를 돌아본다.

과연 하루미는 심각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다.

마사끼는 하루미에게 손을 뻗었다.

하루미는 가만히 있다.

조심스러운 태도다.

주저하면서 하루미는 몸을 맡긴다.

잠옷이 가슴에서 흘러내린다.

마사끼는 하루미의 입술을 요구한다.

에이꼬를 끌어안고 있기 때문에 마사끼가 하루미에게 갈 수는 없다.

하루미는 부끄러워하면서 얼굴을 접근시킨다.

입술이 합쳐졌다.

그것은 하루미가 마사끼와 에이꼬의 겨랍을 인정한다는 표이이기도 했다.

잠시 동안 하루미의 입술을 애무해  준 다음에 마사끼는 얼굴을  돌려서 하루미의

침이 젖어 있는 입술을 에이꼬에게 밀착시켰다.

에이꼬는 처음부터 거칠게 키스한다.

하루미의 손이 마사끼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그 손의 감촉은 하루미가 그제야 이 변태적인 즐거움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게 되었

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마사끼의 등에서 에이꼬와 하루미가 서로 다른 곳을 쓰다듬고 있다.

에이꼬의 혀가 미묘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편으로 마사끼는 쥰꼬를 생각하고 있다.

지금 에이꼬가 빨고 있는 마사끼의 입술은 얼마 전에 그녀의  동생인 쥰꼬의 입술

에 키스했다.

어린 입술이었다.

신선한 맛이 있었다.

그때도 마사끼는 남의 아내가 되어 있는 에이꼬에게 죄의식을느꼈고, 지금은 쥰꼬

에게 죄의식을 느낀다.

(나는 지금 쥰꼬를 배신하고 있다.)

마사끼와 쥰꼬의 키스는 아무런 것도 약속한  것이 없지만, 배신하고 있다고 느끼

는 것은 쥰꼬가 마사끼와 에이꼬의 관계가 끝난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쥰꼬와의 키스는 에이꼬에 대한 기만이기도 하다.

(이미 쥰꼬와 키스했다는 것을 알면 에이꼬가 어떻게 생각할까?)

갑자기 마사끼는 그 사실을 말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곧 그 충동을 억제했다.

에이꼬의 두 다리가 벌어지고 허리가 비틀린다.

파도를 타고 있는 것처럼 흔들린다.

그녀가 갈망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마사끼는 욕망을 억제하고 다시 입술을 하루미에게로 옮겨가려고 했다.

하루미가 살짝 머리를 저으며 마사끼의 뺨에 키스한다.

<내게 신경 안 써도 괜찮아요.>

에이꼬의 한 손이 마사끼의 등에서 허리를 지나 앞쪽으로 왔다.

그녀의 다리가 더욱 벌려진다.

하룸가 닦은 그의 것은 에이꼬의 허벅지 깊숙이 밀착된 채 고동치고 있다.

에이꼬는 금방 그것을 잡아 허벅지의 부드러운 살결에 비벼댄다.

마사끼는 쾌감을 느끼며 욕정이 고조된다.

마사끼는 하루미의 말에 안심을 하면서도 다시 하루미의 입술을 요구한다.

하루미는 장난스러운 표정이 되어 마사끼의 등을 끌어안고 얼굴을 갖다댄다.

정상적인 키스는 아니다.

코와 코를 비벼대고 서로 혀끝을 내밀어서 장난치고 있다.

성적인 요소가 강하면서도 어린 아이의 장난 같은 느낌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분위기를 편하게 한다.

그러는 동안 마사끼의 몸을 애무하고 있는 에이꼬의 손이 그의  기둥을 감싸고 있

는 수풀으로 들어간다.

그는 왼쪽 팔꿈치로 상체를 지탱하고 에이꼬를 끌어안고 있다.

오른팔은 하루미를 안고 있다.

하루미의 등을 쓰다듬는다.

다소 침착해진 하루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에이꼬의 그의 것을 다시 꼭 잡는다.

그 감촉이 하루미의 손과는 다르다.

하루미의 담백한 느낌에 비해서 끈적끈적하다.

마사끼는 에이꼬의 손이 가하는 자극에 온 신경을  집중시키면서도 하루미의 뺨을

쓰다듬는다.

<못됐어.>

하고 하루미가 낮게 나무란다.

자기가 괴로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는 착한 말이다.

<달라졌어?>

하루미가 에이꼬에게 묻는다.

하루미가 점점 분위기에 적응되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마사끼의 요구에 맞춰 주려는 하루미의 노력일지도 모른다.

에이꼬는 머리를 저으며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준다.

<아니, 똑 같아. 그래서 더 반가워. 변한 것은 내쪽이지. 그런데 이것이 지금은 하

루미의 것이라고 생각하니 솔직히 분한 마음이 생겨.>

하루미가 머리를 흔든다.

<지금 이 순간은 네 거야.>

이 얘기를 들으면서 마사끼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매력적인 두 여자를 자신이 동시에 즐기고 있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하루미와 에

이꼬가 자신을 가지고 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마사끼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에이꼬는 계속  애무하면서 허리를 밀착시

키고 있다.

마사끼의 것이 뜨거운 꽃잎에 닿았고, 에이꼬의  손이 둥근 부분을 그것에 비벼대

고 있다.

그래서 에이꼬의 긴 꽃잎이 갈라지고, 그 사이로 첨단이 진입한다.

이 모든 상태가 에이꼬의 행동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다.

마사끼는 허리를들고 가만히 있다.

그리고 에이꼬의 눈을 들여다 보고 있다.

하루미도 마사끼의 등을 끌어안고 있는 손으로  그것을 느낀 모양이며, 좀 긴장된

표정으로 마사끼의 눈을 바라보고 있다.

에이꼬의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하루미가 낮은 소리로 속삭인다.

<지금 눈빛, 나를 요구할 때도 그랬어요. 좋아요?>

<응.>

하루미는 갑자기 입술을 요구하며 그의 허리를 곡 끌어안는다.

에이꼬는 허리를 들썩이며 신음하면서,

<당신의 그것을 갖고 싶어요. 지금 당장.>

하고 명확하게 소원을 말한다.

에이꼬는 마사끼의 허리를 끌어안는다.

하루미도 격렬하게 입술을 빨고 있다.

마사끼의 첨단의 끝은 에이꼬의 뜨거운 입구에 닿아 있다.

에이꼬의 손은 그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아래로 끌어내리고 있고, 하루미는 세차게

마사끼의 입술을 받아들이고 있다.

마사끼는 두 여자의 몸을 느낀다.

그 속에서 무한한 깊이를 느끼는 중압감이 있다.

그 순간 마사끼는 깊은 고뇌를 맛보았다.

이렇게 복수로 즐긴 일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요꼬와 그레이스, 쿄꼬와 마사히꼬 그리고 도애, 에이꼬와 요시꼬, 그런 경우일 때

에는 이런 중압감은 느끼지 않았다.

하루미의 존재가 자신이 의식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큰 탓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그

녀의 순수한 사랑을 육욕의 제물로 잉요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그런 생각을 하며 마사끼는 에이꼬의 들뜬 몸부림에 반해서 허리를 꼼짝하지 않고

있다.

<뭘 생각하고 있어요?>

에이꼬가 몸 전체를 흔들며 울어 버릴 듯이 소리친다.

그러자 하루미가 놀라는 눈으로 마사끼를 본다.

마사끼의 눈에 도취된 빛이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은 나중에 해요.>

그렇게 말하는 하루미의 눈은 어린 소녀의 눈 같이 보였다.

그것이 마사끼를 안심시켰다.

에이꼬는 마사끼를 받아들일 준비가 다 되어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음탕한 암컷의 아양을 떤다.

그래서 마사끼는 마음을 가다듬었다.

결혼하기 1주일 전 3일동안 하루  종일 에이꼬와 섹스만 하던  기억이 되살아나서

가라앉았던 감각이 다시 고조되었다.  

에이꼬의 몸 속으로 마사끼의 몸이 빨려들어갔다.

(결혼 후에도 달라진 것이 없다.)

그래서 마사끼의 탐구심은 실망을 느꼈지만, 그것은 조금이고, 후지까와에 의해 새

로 계발된 그녀의 감각이 느껴지지 않아 역시 마사끼는 남자로서의 자존심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사끼에게는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

하루미와의 비교다.

각기 다른 밤에 하는 비교는 정확하지 못하므로 지금이 아주 좋은 기회다.

뜨거움이 다르다.

하루미 쪽이 더 뜨겁다.

마사끼는 온몸을 밀착시키고 그대로 정지했다.

그러고 가장 큰 차이를 느낀다.

그건 바로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하루미와 하나가 되었을 때의 정신적인 충족감이

없다는 것이다.

이상한 발견이다.

정신적인 것을 도외시하고 순수한 감각적인 차이를 쫓고 있었는데, 그런 정신적인

점을 생각하게 되다니 관능의 세계를 추구하려는 그의 의도와 모순된다.

처음 의도로 되돌아가기 위해사 마사끼는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 눈은 하루미의 손가락에 의해 열려졌다.

<싫어요. 눈을 뜨고 있어요.>

에이꼬 내부의 근사함을 음미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질투하는 것이다.

하루미의 눈에는 아까의 그 어린 소녀 같은 빛은 사라지고 요염한 빛이 빛나고 있

었다.

그녀의 눈동자 속에서 불꽃이 타올랐다.

에이꼬는 신음하며 그녀의 몸 속에서 용트림을 일으켰다.

그것은 정상을 향해서 올라가고 잇는 진동이었으며, 마사끼에게 격렬한 파도를 보

내 주고 있었다.

그리고 에이꼬가 의식적으로 그 진동을 참으려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거친 신음소

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에이꼬가 격렬하게 입술을 더듬고 있다.

그것은 극도로 욕정이 정상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하루미도 마사끼에게 덤벼들 듯하면서 그의  뺨을 마구 깨물며 또  강하게 빨아댔

다.

마사끼가 아직 절정에 도달하지 않고 있는 것을 에이꼬는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

다.

분출하지 않고 도취의 황홀경을 헤매면서 에이꼬의 육체를  만끽하는 것을 에이꼬

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에이꼬는 자기에게 닥쳐올 다음 기쁨을 미리 알고 그  소용돌이 속에 빠져

들어가며 마사끼를 함께 폭발시키려고 의식적으로 덩어리를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

했다.

마사끼는 허리를 물결치다가 가장 깊숙이 결합된 순간에 정지했다.

그러자 에이꼬의 내부가 거세게 파동치는 것이 느껴진다.

마사끼의 몸에 자극적인 전류가 흐른다.

<아... 이제 그만...>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된 에이꼬가 신음하면서 먼저 애원한다.

그러나 마사끼는 다시 힘차게 허리를 파도치면서 보다  명확하게 하루미에게 말한

다.

<에이꼬가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어.>

그 말을 듣고 에이꼬는 더욱 세차게 마사끼에게 매달리며 짐승처럼 울부짖기 시작

한다.

하루미보다 훨씬 거친 신음이다.

하루미가 가까이 와서 에이꼬에게 묻는다.

<정말이니?>

에이꼬는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러면서 두번째 파도를 일으키며 계속 마사

끼를 부른다.

그 목소리가 점점 다급하고 절박해지더니 이내 잠겨들었다.

이윽고 멈추었다.

마사끼도 정지했다.

하루미가 마사끼에게 속삭인다.

<이제 에이꼬, 끝났어요?>

마사끼가 고개를 끄덕인다.

에이꼬의 내부가 절정의 여운으로 소용돌이치고 있다.

관능의 요정들이 마사끼의 가장 예민한 부분들을 근사하게  조이고 풀어주기를 반

복하고 있다.    

<당신은 어때요?>

마사끼가 걱정말라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하루미에게 고개를 돌렸다.  

하루미는 눈을 감은 채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

열정적이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키스였지만 마사끼는 거기에 담겨 있는 많은 무언

의 속삭임을 읽을 수 있었다.

(참아주어서 고맙고 기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또 에이꼬를 자신보다 더 좋

아하지 말라고 부탁하고 있다.)

짧은 키스가 끝나고 마사끼가 말한다.

<당신 소망을 저버리는 일은 없어. 걱정마. 근데 이 일로 화 안 낼 거지?>

<화가 나지만 안 내겠어요.>

에이꼬가 몽롱한 눈을 뜨고 근심스럽게 하루미를 본다.

<미안해. 하지만 오랜간만인 걸.>

금반 떨어지면 에이꼬의 여운을 중단시키게 된다.

그러나 너무 오래 있으면 하루미에게 잔인한 일이다.

잠시 후 에이꼬의 몸 속의 경련이 점점 가라앉고 있다.

마사끼가 떨어지려고 했다.

에이꼬가 마사끼를 잡는다.

<좀더 있어요.>

뿌리치지 않는 대신 담배를 집어든다.

에이꼬를 음미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하루미에게 보이기 위해서다.

하루미가 라이터 불을 붙인다.

에이꼬가 정답게 말한다.

<하루미와 나, 어떻게 달라요?>

여자에 따라서는 '어느 쪽이 좋아요?' 하고 묻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에이꼬가 묻는 말은 귀엽고 듣기가 좋았다.

<당신은 요염하고 하루미 씨는 순수해.>

<너무 추상적이에요. 하긴 둘 중 한 명이 자존심 상할 수도 있을테니까 당신 입장

이 곤란하겠죠.>

의식적으로 힘을 준다.

마사끼의 기둥이 강하게 압박되어왔다.

<그게 아니라 뭐라고 꼭 꼬집어 설명하기가 힘들어서 그래.>

그 말을 한 뒤에 마사끼는 에이꼬가 진정되었음을 느끼고 살짝 떨어져 나왔다.

에이꼬는 크게 한숨을 쉰다.

마사끼는 반듯이 눕는다.

휴식이 필요한 것도 그 이유지만 하루미가 닦아 줄 것 같아서다.

역시 하루미가 상체를 일으켰다.

하루미는 자신의 소망을 배반하지 않은 그의 분신을 부드럽게 잡고는 정성을 다해

닦기 시작한다.

에이꼬는 여주인역을 하루미에게 사양하면서 그대로 누워 있다.

하루미는 얼굴을 가까이 대고  점검하듯이 손으로 어루만지다가  마사끼가 허리를

들고 입으로 애무해 주기를 요구하자 살작 머리를 젖히고 거절한다.

그러나 마사끼는 계속 요구한다.

그러자 하루미가 알몸 차림으로 일어섰다.

그 나신을 역시 알몸으로 누워 있는 마사끼와 에이꼬가 바라본다.

<멋있어.>

에이꼬가 감탄한다.

확실히 몸매는 전체적으로 늘씬하면서도 가슴과 엉덩이가 풍만한  하루미가 더 아

름답다.

하루미도 그것을 의식하고 대담하게 일어난 것이다.

하루미는 그대로 욕실로 가고, 에이꼬는 손을 내밀어 그의 것을 잡는다.

잠시 후 샤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루미에게서 절정을 맞을 거죠?>

<응.>

<그 다음에 나랑 또 해요.>

<좋아. 그런데 당신과 하면 하루미 씨와 또 해야 되지 않겠어?>

<그래야겠죠. 그리고 한숨 자고 내일 아침에도.>

마사끼도 그러고 싶지만, 내일 오전에 쥰꼬와의  테마 파크에 놀러 가기로 약속했

다.    

<그럼 날 너무 혹사 시키는 것 아냐?>

<당신은 할 수 있어요. 슈퍼맨이잖아요.>        

<내일 오전에 약속이 있어. 중요한 일이야.>  

에이꼬는 하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이것이 하루미의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 욕심이 나요. 난 나쁜 여자인가 봐요.>

그 같은 기분은 마사끼에게도 있다.

이제는 다른 남자의 아내이기 때문에 칠팔 년 동안 즐겨온  그녀의 육체에 새삼스

럽게 더욱 신선함을 느낀다.  

<후지까와 씨와 할 때에는 누가 먼저 요구해?>

<그이가요. 난 여자인 걸요. 아직은 순진한 척하며 얌전해야죠.>

<그럴 땐 답답하지 않아? 당신은 대단히 적극적이잖아.>

<당신에게 하는 것처럼 똑같이 하면 그이는 틀림없이 놀래버릴 거예요. 어쩌면 기

절해 버릴지도 모르죠.>

에이꼬는 마치 자기와 상관없다는 듯 깔깔 웃으며 말한다.

<후지까와 씨, 잠자리에서는 어때?>

<만족해요. 근데 당신처럼 강하지를 못해 일 주일에 네다섯 번밖에 안 해 줘요.>

<그게 보통이야. 지금은 그게  불만스럽겠지만, 차차 익숙해 질거야.  그리고 이것

한 가지는 분명히 알아둬. 애인과  남편은 달라. 남편과의 관계는 항상  다음 날을

생각해주어야 돼. 회사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이면 장래가 뻔하니까.)  

갑자기 에이꼬의 표정이 진지해지더니 그의 분신을 쥐고 있는 손을 풀며 말했다.

<며칠 전에 쥰꼬가 우리 집에 왔다가 당신 얘기만 계속 하다가 갔어요. 당신과 나

의 관계는 이미 끝난 걸로 알고  있으니까 이제 당신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 같아

요.>

마사끼는 가슴이 뜨끔했지만 시치미를 떼었다.

<설마?>

<순진한 애니까 눈에 그대로 나타나요. 만약 내 짐작 대로라면 쥰꼬는 적극적이고

솔직한 성격이라 자기가 먼저 대담하게 나올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에이꼬의 눈치로 보아 하루미가 내일 쥰꼬가 마사끼의 집으로 찾아온다는 것을 말

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마사끼의 부탁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있으면 어떻게 하겠어요?>

<쥰꼬에게는 나 같은 아저씨는 어울리지도 않아.>

<하루미가 있으니까 그럴 염려는 없다고 안심해도 돼요?>

<언니와 동생을 동시에 어떻게 한다. 소설에나 나옴직한 얘기군.>  

절대로 쥰꼬에게는 손을 대지 않는다.

에이꼬가 쥰고의 얘기를 하루미에게도 할 것이 뻔한데 그런 거짓말을 한다면 하루

미가 자신을 얼마나 위선적이라고 생각할까 하는 염려에  어정쩡한 대답밖에는 할

수 없었다.

<쥰꼬의 순수함을 그대로 지켜주세요. 내가 당신을 계속 만나기 위해서 그런 부탁

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건 알죠?>

에이꼬와 쥰꼬는 무척 절친한 자매고 서로를 진정으로 아끼고 있다는 건 마사끼도

알고 있다.

<그럼 알지.>

<난 솔직히 당신에게 하루미만 없다면 쥰꼬와  당신이 친밀한 사이가 되는 걸 반

대하지 않아요. 그리고 당신을 다시 만나지 않을 용의도 있어요. 정말이에요. 하지

만 당신은 바람같아서 당신을 만나면 쥰꼬는 불행해져요. 제발 부탁할게요.>

<나도 쥰꼬 같이 순수한 소녀를 불행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마사끼의 말은 쥰꼬를 진정한 여자로 꽃피워주고 진심으로  사랑해서 행복하게 만

들어 주겠다는 의미였지만 에이꼬는 정반대의 의미로 해석해 버리고 만다.  

<고마워요.>

에이꼬는 고마움의 표시로 다시 그의 기둥을 꼭 쥐고 엄지로  첨단의 잘룩한 부분

을 간질어주었다.

그때 하루미가 적신 타월을 들고 침실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마사끼의 허리 곁에 앉는다.

하루미는 에이꼬의 손을 들어 살짝 마사끼의 몸을 놓게 한다.

에이꼬는 순순히 손을 풀었다.

하루미는 뜨거운 물에 적신 타월로 에이꼬의 몸에 들어갔다 나온  그의 몸을 정성

스럽게 닦는다.

그런 하루미에게서 동성애 기질은 상상되지 않는다.

그래서 마사끼는 안심이 된다.    

단순히 잠시 즐기기 위한 여자라면 동성애를 가미하는 게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

어 좋다.

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여자가 어느 정도 그런 기질이 있어 그와  다른 여자와 함

께 세 명이서 즐기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하지만 완전한 레즈비언이나 양성연애자가 되어 자신 몰래 다른 여자와 뒹구는 것

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에이꼬도 상체를 일으켜서 하루미를 보고 있다.

하루미의 표정은 조금 사무적인 반해 에이꼬는 뜨겁게 달아 있다.

하루미는 그런 표정으로 욕정을  억제하고 있을 것이고,  에이꼬는 이미 요시꼬를

끼워 세 명이 즐기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봐요, 마사끼 씨.>

마사끼의 덩어리를 응시하며 에이꼬가 말한다.

<당신 하루미와 결혼해 버려요. 나도 진심으로  축하해 줄게요. 하루미는 결혼 후

에도 당신의 여자 관계는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터치하지 않을 거에요. 어때요?>  

하루미를 친구로서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표현하는 말이고 거의 진심이었다.

마사끼가 대답하기 전에 하루미는 재빨리 그의 몸을 입으로 물었다.

에이꼬의 말에 끼어들지 않고 그렇게 하는 것은 마사끼에게 약속을 강요하지 않는

자기의 태도를 말없이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하루미 씨만 좋다면 일생 동안  애인으로 지내겠어. 하지만 가정이라는  것이 싫

어.>

한숨은 쉬었지만 에이꼬는 한편으로는 내심 안심하는 심정도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의 얘기와는 관계없이 하루미는 입술과 이와 혀로 마사끼의 몸을 애무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감겨진 눈망울에 살짝 이슬이 맺혔다.

마사끼는 그런 하루미가 무척 애처러워 보였다.

그냥 두 눈 질끗 감고 하루미와 결혼해 버릴까하는 충동도 들었다.

하지만 그런 충동을 아직 17세  소녀인 쥰꼬에게도 어렴풋이 그런  충동을 느끼고

있으니 그것이 문제였다.

기둥의 밑둥을 잡고 있는 손가락이 리드미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 하얀 손가락의 움직임이 귀엽게 보인다.

그리고 하루미의 ㅓ리는 천천히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다시  왼쪽으로 기울었다 하

고 있다.

마사끼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함으로써 자신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감미로운 혀의 감촉에 마사끼의 눈이 스르르 감기고 허리가 꿈틀거린다.

하루미의 그 혀와  입술과 손가락이 주는  감각의 흐름에  온몸을 맡기고 있으니,  

사랑하는 하루미가 지금 자신을 애무하고 있다는 정신적인 충족감이 상승한다.

게다가 에이꼬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하는 변태적인 자극성이 쾌감을 고조시킨다.

에이꼬의 손이 하루마의 손등을 덮고 강하게 누른다.

하루미의 애무가 잠시 중단되었다.

하지만 하루미는 에이꼬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다시 애무를 계속한다.

<하루미가 남자의 몸을 안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능숙하네요.>

<선천적으로 센스를 타고난 것 같아.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성이 있으니까.>

<내 입술과 어떻게 달라요?>

<에이꼬 씨는 나를 즐겁게 하고 자신도 즐기지.>

마사끼는 한 손으로 하루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른  손으론 에이꼬의 허벅지를

어루만졌다.

<하루미 씨는 나를 즐겁게 함으로써 자신도 즐기고 있어.>

하루미가 살짝 입을 떼었다.

젖은 눈으로 마사끼를 본다.

<맛있어요.>

그리고는 다시 얼굴을 숙인다.

이번에는 아까와 달리 입술을 다문 채 첨단에 뺨을 비벼댄다.

잠시 후 그의 기둥이 귀여운 입술을 헤집고 안으로 깊숙이 몰입된다.

에이꼬는 시트 위에 얼굴을 대고 팔을 그의 옆에서 베개 쪽으로 뻗었다.

마사끼의 얼굴 앞에 그녀의 풍만한 허벅지가 놓여 있다.

에이꼬가 하루미의 얼굴을 들여다 보며 짐짓 화가 난 표정으로 빠르게 말한다.

<바람 못피우게 꽉 물어버려.>

하루미는 고개를 흔든다.

<하루미는 언제나 너무 착해 탈이야.>

하루미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에이꼬의 중심부가 그의 얼굴에 접근한다.

한쪽 다리가 그래도 제법 조심스럽게 세워져 있다.

눈을 돌려서 한껏 벌어진 하루미의 입술을 본다.

<처음에 마사끼 씨가 이런 것을 유구할 대 기분이 어땠니? 싫었어? 그냥 놀랐어?

난 용기가 필요했는데.>

하지만 하루미는 대답하지 않는다.

에이꼬는 세 사람이라는 것을 강하게 의식하고 그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

으나, 하루미는 단지 소극적이다.

에이꼬는 이미 마사끼의 의해서 그런 취미를  가진 여자가 되었지만, 하루미는 지

금 초기 단계에 있는 것이다.

에이꼬의 손이 마사끼의 몸을 쥐고 있는 하루미의 손을 놓고  자기의 비경으로 갔

다.

그녀의 두 손가락이 마사끼의 정면으로 그 연분홍ㅂ 꽃잎을 열어 보인다.

에이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다.                

눈을 감고 있는 하루미에게는 에이꼬의 그 행동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눈을 뜨고 얼굴을 들면 금방 보인다.

아직 하루미의 비경에 입을 대지도 않고  있는데, 먼저 에이꼬의 꽃잎을 애무해준

다면 섭섭해 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마사끼는 주저하고 있었다.

에이꼬의 꽃잎 사이로 샘물이 넘치고 있다.

마사끼도 생각 같아서는 입으로 애무해 주고 싶다.

그러나 순서를 지켜야 한다.

에이꼬는 애원하는 눈길로 마사끼를 본다.

마사끼는 알았다고 눈짓하고 머리를 저었다.

알지만 아직은 안 된다는 뜻이다.

에이꼬는 마사끼의 뜻을 알아차렸다.

다시 상체를 일으킨다.

<마사끼 씨,하루미부터 사랑해 줘야죠.>

(에이꼬는 결혼하더니 일을 서두르는 버릇이 생겼군. 후지까와의 영향일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마사끼는 상체를 일으켜서 하루미의 어깨를 잡았다.

어깨에서 등으로, 다시 허리로 손이 내려오고 허리를 끌어안았다.

마사끼의 몸에서 입을 떼내지 않고 하루미는 마사끼가 하는 대로 베개쪽으로 다리

를 폈다.

두 다리가 얌전하게 모아져 있다.

에이꼬가 없더라도 하루미는 그렇게 할 것이며,  기대와 함께 역시 수치심을 느기

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사끼가 다리를 벌리자 다소 저항하는  것 같았으나, 그것은 역시 에이꼬

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사끼는 좀더 손에 힘을 주어 벌린 뒤 계곡에 입을 대었다.

다시 에이꼬를 혼자 내버려두게 되었지만, 이미  에이꼬는 양해를 하고 있기 때문

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참동안 마사끼는 하루미의 그리 두텁지 않은 꽃잎을 애무했다.  

이윽고 마사끼의 혀의 움직임에 따라 하루미의 허리가 떨리기 시작한다.    

그 떨림이 자주 일어나게 되고, 참을 수  없게 된 하루미는 마사끼의 입에서 덩어

리를 토해내고 울음소리를 터뜨리며 피하기 시작한다.

마사끼는 하루미의 허리에서 허벅다리를 꼭 끌어안고 피하지 못하게 고정시키면서

계속 야무했다.

하루미의 울음소리와 말이 범벅이 된다.

헐떡거리면서 에이꼬를 부른다.

<에이꼬, 도아 줘.>

그 음성에는 안타까우면서도 기쁨의 감각이 숨어 있다.

하루미는 심신 양면으로 다소 새디스틱한 경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또한 하루미가 셋이서 함께 즐기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있음

을 나타내고 있다.

에이꼬는 대꾸하지 않았고, 하루미는 더욱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그때 뭔가 뜨겁고 부드러운 것이 첨단을 감싸고, 이내 그 안으로 빨아들였다.

(에이꼬구나.)

입술과 혀가 재빨리 첨단의 잘룩한 부분으로 옮겨갔다.

그런 뒤 이로 자근자근 깨문다.

마사끼는 계속 하루미를 애무한다.

하루미는 더욱 도망치려고 몸부림치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 고통 속에는 훨씬 근사한 고통이 아닌 감각이 있었고, 그래서 마사끼는 도망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루미 자신도 신음하면서 몸 속에 흐르고 있는 쾌감을  음미하고 있을 것

이다.

여자의 감각을 체험할 수  없는 마사끼지만, 지금  하루미의 쾌감에는 안타까움과

괴로움이 뒤섞여 있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    

하루미는 이제 마사끼의 덩어리는 완전히 에이꼬에게 내팽겨쳐  버리고 자신의 감

각만을 쫓아 몸부림치고 있다.

마사끼도 에이꼬의 격정적인 애무에 급상승하고 있다.

과거에도 몇 번이나, 예를 들면 생리가 있을  때 에이꼬는 그 혀의 절묘한 기교로

마사끼를 절정에 오르게 했다.

그 경우 대개 부드러운  애무와 입술로 마사끼를  상승시키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때로는 헉헉대는 마사끼의 반응을 재미있어  하면서 격렬한 공격을 할  때도 있었

다.  

지금 에이꼬가 그 방법을 쓰고 있다.

겉으로는 하루미를 도와 주는 척 하면서 속으로는  마사끼에게 자신을 재인식시키

고, 자기와 마사끼의 과거의 친밀성을 되찾기 위해서다.

그리고 하루미가 입으로 하는 부드럽기만한 애무를 보고  자기의 개성을 강조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후지까와와 마사끼의 반응의 차이를 즐기고 있을 것이다.

마사끼도 에이꼬의 심중에 다른 사람의 환영이 끼어 있는 듯 했다.  

(그렇다. 에이꼬는 나의 페니스를 보는 순간부터 후지까와와 비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은 마사끼를 냉각시키지 않고 오히려 심리적인  쾌감을 복잡하게 만들며

상승시켰다.

(역시 섹스의 기쁨은 외곬스런 격정과 여유로운 기교가 교차하는 데 있다. 거기에

약간의 변태적인 요소는 촉매 역할을 하고.)

하루미는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귀여운 음성으로 울고 있다.

마사끼는 하루미의 비경이 직접 울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혔다.

그 훌쩍거리는 울음소리는 마사끼가 애무하는 방법과 위치에  따라서 다채롭게 변

하고, 그래서 마치 잘 다듬어진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하루미는 허벅다리에 경련을 일으키고 마사끼에게 절박한 비명소리를 냈다.

<아... 부탁해요. 그만 이제 그만.>

<그것으로 해 줘요.>

마사끼는 하루미의 부탁을 무시하고 그 대신으로 애무의 리듬을 늦추었다.

마사끼의 몸도 하루미 못지 않게 에이꼬에  의해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여서

이대로 하루미의 내부로 들어갔다가는 금방 분출해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의 상태를 눈치챈 에이꼬는 더욱 짙은 강렬한 자극을 가해왔다.

마사끼는 거친 신음을 토해내며 에이꼬의 입에서 몸을 빼내려고 했다.

그러나 에이꼬는 이로 잘록한 부분을 꼭 깨물고 놓아주지 않는다.

그대로 빼내다가는 상처를 입게 된다.

하는 수 없이 하루미와 밀착된 채, 몸으로 목소리를 죽이고 할딱이고 있는 하루미

를 고정시킨 다음, 손을 에이꼬에게 내밀었다.

에이꼬의 자극을 약화시키려면 에이꼬의 여유를 없애야 한다.

그 사명을 다섯 손가락에 맡겼다.    

에이꼬는 다리를 벌리고 마사끼의 손을 골짜기로 받아들였다.

마사끼의 손이 곧 활동을 시작한다.

에이꼬가 금방 경련을 일으킨다.

마사끼는 에이꼬가 과장해서 자기의 의식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음을 알았다.

이럴 때 요염한 연기를 부리는 것만 봐도 역시 에이꼬는 하루미보다 한 수 위다.

일정 정도 이상으로 흥분이 고조되면 외곬수로 감각에 몰두하는 하루미에 비해 에

이꼬는 감각을 쫓으면서도 즐기는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예상과는 달리 에이꼬의 애무가 점점 격렬해졌다.

이젠 그녀가 그대로 마사끼를 폭발시키려고 한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마사끼는 본의아니게 하루미의 기대를 저버리는 셈이 되지만, 에이꼬

는 그렇게 될 줄 몰랐다고 변명할 수가 있다.  

자제하지 못한 마사끼가 책임을 지게 된다.

내심의 질투와 독점욕이 그녀로 하여금 그렇게 하도록 한 것이다.

(생각을 많이 했군.)

감탄이나 하고 있을 대가 아니다.

이미 마사끼의 몸은 자제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하루미를 위해서 에이꼬의 앙증스런 책략에 넘어가면 안 된다.

그래서 얼굴과 손을 두 여자의 몸에서 뗀 뒤 두 손을 뒤로 짚고 상체를 일으켰다.

그런 다음 왼손으로 몸을 받치고 얼굴을 분신을 물고 있는  에이꼬의 입으로 향하

면서 손을 뻗었다.

천천히 그 입술을 어루만지며 속삭인다.

<잠깐 쉬는 게 좋겠어.>

그러나 에이꼬는 못들은 척 한다.

하루미는 상체를 일으키고 마사끼의 목에 두 팔을 감는다.

<당신 너무 짖궂었어요.>

목소리가 잠겨 있고, 눈에는 눈물이 넘쳐 있다.  

오늘처럼 하루미의 비경을 강하게 자극한  적은 없었기에 하루미가 그  같은 말을

하는 것이다.

마사끼는 그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하루미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에이꼬의 애무도 부드러워졌다.

그래서 마사끼는 일단 에이꼬는 그대로 두고 하루미의 조금 전  상태가 그가 추측

한 대로인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어땠어?>

<괴로웠어요.>

<그것뿐이야?>

<아니.>

과연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

<다음에는 또 해줄까?>

<난 부드러운 게 좋아요. 그래도 가끔은 괜찮아요.>

부끄러워하며 뺨을 비벼대는 하루미에게서 성적인 교태가 스며 있다.

마사끼는 그런 하루미의 얼굴을 그의  몸을 애무하고 있는 에이꼬의  입을 향하게

한 뒤,

<당신 사랑을 받고 싶어.>

하고 요청한다.

에이꼬에게도 분명하게 들리는 음성이다.

그러는 동안에도 마사끼는 참고 있었지만 얼마 가지 못한다.

에이꼬는 중지하라는 마사끼의 요청을 거부할 수 있지만, 하루미가 나설 경우에는

물러나야 한다.

그리고 마사끼는 하루미에게는 자연스럽게 그만 두게 할 수 있다.

물고 물리는 묘한 역학 관계를 이용해 마사끼는 자연스럽게 휴식을 가질 계획으로

하루미에게 그런 요구를 한 것이다.    

그대로 폭발시키려는 에이꼬의 의도를 안 이상 '더 이상 참을 수 없으니까 그만하

라'고 요청하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고, 에이꼬를 괜히  우쭐하게 만들어 버리

고 만다.

그러나 하루미는 그러한 저의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그냥 마사끼가 심리적인 기

쁨을 위해서 요구하는 것으로 생각할뿐이다

다시 상체를 기울여서 에이꼬의 손가락이 쥐고 있는 밑둥을 만지면서,

<이번에는 내가...>

하고 말한다.

에이꼬는 하루미의 그 진지한 요구를 뿌리칠 수 없었다.

결국 입을 떼고는 마사키를 흘끼며 한숨을 쉰다.

하루미의 그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슬로 모션처럼  천천히 움직이며

아주 부드럽고 애무한다.

그러는 동안 마사끼는 하루미의 촉촉한 입술과 부드러운 혀의 감촉을 음미하며 호

흡을 조절하면서 여유를 되찾고 있다.

생각해 보니 묘한 일이다.

에이꼬의 애무로 맛보는 쾌감은 여자의  내부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격렬하고 아주

자극적이다.  

그냥 자기의 감각만을 추구한다면 에이꼬가 하는 대로 맡겨 두면 된다.

그러나 남자의 욕망은 자기 쾌감보다  여자에게 기쁨을 안겨주려는 욕망  쪽이 더

강하다.        

또 마사끼는 지금껏 수없이 복수의  여자와 즐기면서도 자신의 분신에  묻어 있는

다른 여자의 침을 닦아낸 뒤 자기 입안에 넣는 여자를 본 적이 없다.

유난히 깔끔한 성격인 하루미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동시에 두 남자와 즐긴 경험이 많은 그레이스는 남자도 그렇다고 했다.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한참 후에 하루미는 비로소 마사끼의 몸에서  입을 떼었고, 이번에는 에이꼬가 입

술을 가져갔다.

그렇게 하루미와 에이꼬는 마사끼의 눈 앞에서 번갈아 가며 마사끼의 분신을 애무

한다.

이제 하루미도 경직된 상태는 아니다.

아마 이런 일에 대한 저항감은 참아 넘기기로 작정한 것 같다.

친밀한 두 여자 친구가 마치 쌓아놓은 모래를 번갈아 자기  앞으로 끌어오는 놀이

를 한는 것 같다.

에이꼬도 이제는 마사끼에 대한 심술은 버리고 하루미와 함께 놀기로 한 것 같다.

마사끼는 왠지 소외된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든다.

두 여자의 둘째손가락이 함께 그의 기둥 밑둥을 사이좋게 간질일 때는 순간적으로

두 여자 사이를 떼어놓고 싶은 충동도 든다.  

하루미와 에이꼬는 그의 분신을 주물러대며 그 생김새에 관해 귀엽고 성적인 대화

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마사끼와 하루미의 관계로 화제가 옮겨간다.

<하루미, 정말 좋은 여자라고 생각지 않아요? 마사끼 씨?>

에이꼬는 마사끼를 본다.

<그래서 난 요즘 하루미 씨 때문에 나의 자유 의지를 잃고 있는 것 같아.>

<감정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따라 가지 않고 자꾸 그렇게 저항감을 느끼니까 하루

미가 슬픈 생각을 해요.>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나 그대로 두면 모든 생활의 자유까지 하루미 씨에게 내맡

겨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마사끼는 손으로 하루미의 입술을 만지작거린다.

<나는 하루미 씨에게 구속받고 싶지 않으면서도 하루미 씨가 다른 남자와 만나는

건 싫어. 나는 에고이즘이겠지만.>

하루미가 힐끗 마사끼의 눈을 본다.

<싫어하는 일을 해버릴까요?>

<어머, 하루미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어?>

<없지는 않다고 스스로도 생각해.>

<그 말투는 실감이 안 나. 관념적으로  다른 남자와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말이지?>

<응, 가끔.>

<바보 같은 생각이야. 여자는 남자와 달라. 쭉 한 남자만 고수하는 게 좋아. 난 결

혼하고나서 요즘 그걸 절실하게 느껴.>          

마사끼는 두 여자의 등을 쓰다듬고 있다.

피부색의 희기는 거의 비슷하지만, 하루미 쪽이  혈색이 좋고 에이꼬는 살이 좀더

통통하게 올라 있다.

하루미의 손이 마사끼의 왼쪽 허벅다리를 어루만진다.

그러다가 그곳에 입술을 대고 강하게 빨아댄다.

그것이 성적인 행위가 아니라 정다운 표현이라는 것을 마사끼는 느낄 수 있다.

(하루미가 에이꼬와 가장 틀린 점은 솔직한다는 점이다. 또한 현명하기 때문에 내

가 귀찮게 여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한다.)

하루미의 사랑스러움에 마사끼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하루미가 입술을 뗀다.

<빨갛게 피가 맺혔어요.>

장난기 어린 소녀의 순진한 목소리다.

허벅지 안쪽에 빨간 키스 마크가 나 있다.

<그럼 나도 이쪽에 내줄까?>

에이꼬가 하루미의 말에 맞장구치며 말한다.

하루미는 머리를 흔든다.

<안 돼. 양쪽에 다 있으면 어릿광대 같이 돼.>

사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 키스 마크를 마사끼는  자기 남자라는 도장

처럼 여기는 것 같다.

그 귀여운 독점욕에 무한한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마사끼는 하루미의 어깨를 껴안고 천천히 자신에게로 끌어들인다.

한참 후 두번째로 하루미를 사랑해 주고 다시 에이꼬의 내부에 잠겨 있을 때 불현

듯 요즘 부도 루머가 무성한 요시다 금속의 주식에 대한 걱정이 떠올랐다.

마사끼는 애써 그 잡념을 없애며 에이꼬의 귓볼을 빨았다.

그러나 8년 동안이나 그와 관계를  가져온 에이꼬는 그가 딴 생각을  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엉덩이의 율동을 멈추고 그의 눈을 빤히 쳐다본다.

<나랑 하는 게 싫어요?>

이럴 때에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부도 루머가 있는 주식 일이 불쑥 생각났을 뿐이야. 그 동안 계속 불안했었는데,

에이꼬랑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 안도감이 생겨서 생각났나 봐. 미안해.>  

<딴 생각 하면 싫어요.>

에이꼬는 쏘듯이 말하고는 다시 본래대로 움직였다.

에이꼬를 일단 정상에 도달시킨 후에 하루미에게로 옮겨 갔다.

그런 다음 마사끼는 약속 대로 에이꼬를 다시 안았고, 에이꼬 자신도 오늘밤은 이

것이 마지막이라고 의식하면서 절정에 다다랐다.

그후에 마사끼는 마지막 코스를 위해 하루에게로 다시 갔다.

이제 하루에는 에이꼬의 눈과 귀를 방해물로  여기지 않고, 마사끼와 에이꼬의 결

합도 안타까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신과 마사끼의 결합을 에이꼬에게 과시하려는 기색까지 엿보

였다.

모든 것이 끝나고 마사끼는 벌렁 누은 채 하루미의 다리를 자기 다리에 걸쳐 놓으

며,

<이렇게 하고 자겠어.>

하고 속삭인다.

에이꼬는 취침용 작은 등을 끄고 옆에서 마사끼를 껴안는다.

<그럼 잘 자요.>

마사끼는 눈을 감았다.

순수한 하루미를 육욕의 세계로 끌어들인 데 대해서 죄책감과 만족감을 동시에 느

끼고 있었다.

ㄸ또한 에이꼬가 결혼 후에도 특별한 변화가 없는 것 같아 안심한다.

먼저 고른 숨소리로 변한 것은 하루미였다.

부드러워졌지만 아직 반쯤 부풀어있는 그의 분신을 몸 속에 넣은 채 꿈 속으로 빠

져들어가는 것이다.

하루미는 마사끼의 것을 몸 속에  넣고도 자연스럽다는 듯이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다.

졸리움이 몰려오지만 마사끼는 몸을 뒤척거릴 수가 없다.

잠자고 있는 사이에 빼버리는 것은 하루미를 배신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루미가 잠자기에는 상당히 불편한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잠들었기 때문에 마

사끼도 그럴 수밖에 없다.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4시다.

(이제 나도 자야지.)

하루미를 쓰다듬으며 마사끼는 잠들려 하고 있다.

그러자 하루미의 몸 속에 있는 마사끼의 그곳에 울려 오는 것이 있다.

멀리 바닷가 우는 소리와 같은 울림이다.

속에서 점점 크게 울려오다가 멀리 사라진다.

그것은 마치 마사끼의 몸을 애무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는 움직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수축 운동일지도 모른다.

곧 그것을 확인하는 자세를 취한  마사끼는 하루미의 호흡과 리듬이  같다는 것을

알았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울림이 커지고, 내쉴 때 사라진다.

미묘한 연속 작용이다.

마사끼의 몸은 그 울림에 자극을 받아서, 그리고 그것을 더욱 강하게 음미하기 위

해서 욕망에 관계없이 팽창하기 시작한다.

진동이 더욱 선명해지면서 하루미 내부의 관능의 요정들이 속삭이고 있다.

이렇게 결합된 채 잠이 든 것은 수없이 많은 일이다.

그러나 두되가 잠들고 있는 중에도 꽃이 호흡에 맞추어서 생동하고  있는 것은 처

음이다.

(도대체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마사끼는 하체를 밀착시켜서 더욱 깊이 들어간다.

그러자 낮은 신음소리를 내며 하루미의 고른 숨소리가 흐뜨려진다.

(잠을 깨워서는 안 돼.)

마사끼는 정지했다.

하루미의 숨소리가 다시 가라앉는다.

크게 한숨을 쉰다.

그러면서 진동이 마사끼의 몸에 전달된다.

계속 같은 박자로 고동치는 그 진동을 음미하면서 마사끼는 놀라움과 기쁨을 느낀

다.

(이건 대단한 발견이다. 다른 여자에게서는 이런 것을 느끼지 못했어.)

그렇다면 이것은 하루미의 육체적인 특수성임이 틀림없다.

호흡을 통해 목과 폐로 공기가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배에도 영향을 주어 팽창과 수축을 한다.

그와 같은 작용이 비너스에도 전달되는 것이다.

더구나 하루미는 잠자고 있다.

잠들어 있기 때문에 더욱 순수한 육체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 지금 하루미의 육체는 자기 속에 있는 마사끼의 몸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잠자고 있는 하루미의 의식에 마사끼의 존재를 새겨 넣고 있을 것이다.

문득 마사끼는,

(하루미는 자기 생각과는 관계없이 나와 떨어질 수 없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때 마사끼의 뺨에 뺨을 대고 누워 있던 에이꼬가,

<부탁이 있어요.>

하고 속삭인다.

<뭔데?>

<한번 둘이서만 만나요. 하루미를 속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둘이 만나서 얘기

할 게 있어요.>

<그 문제는 나중에 전화로 얘기해.>

<알았어요. 그리고 나 또 하고 싶어요. 안 돼요?>

<그대로 자.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해.>

에이꼬의 손이 마사끼의 허리 아래로 내려간다.

하루미의 호흡과 진동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으며, 마사끼의 몸을 최대한 음미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마사끼의 분신이 완전히 몰입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마사끼의 덜 들어간 부분을 만진 에이꼬는,

<어머!>

하고 놀란다.

<이대로 있었어요?>

에이꼬의 손길 때문에 하루미의 몸에서 전해오는 진동이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응.>

<기뻐요. 부탁해요. 이리 와요.>

에이꼬의 음성이 떨린다.

그래서 마사끼는 다리의 위치를 조금씩 옮겨서 하루미에게  갑작스러운 변화가 없

도록 조심하면서 몸을 뺀다.

거의 다 나왔을 때 하루미의 호흡이 뚝 그친다.

<가면 안 돼요.>

하루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하루미의 엉덩이가 들썩이더니 뺀 만큼 빨아들인다.

(잠에서 깨었구나.)

그것이 아니었다.

금방 다시 숨소리가 바뀌고 눈을 뜨지도 않는다.

자는 척 하는 것도 아니다.

의식은 잠들어 있는 상태에서 몸의  감각은 그대로 예민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

다.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다.    

마사끼는 에이꼬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인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 미안해.>

<참을 수 없어요.>

에이꼬는 마사끼의 손을 잡아 자기 비경으로 가져간다.

'참을 수 없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마사끼는 확인할 수 있었다.

마사끼는 그 뜨거운 분화구를 애무하면서,

<아침에 해. 역시 하루미 씨가 깨어 있을 때가 좋아.>

하고 에이꼬를 달랜다.

그리고 얼마 후 마사끼는 스스르 잠이 들었다.

문득 다시 눈을 떴을 때 마사끼는 아직 결합되어 있는 상태지만, 아까와는 다르다

는 것을 느꼈다.

진동이 없었다.

그리고 어쩐지 내부의 감각이 에이꼬 같았다.

곧 자신의 몸의 방향이 반대로 되어 있는 것을 알았다.

(에이꼬의 짓이구나.)

<나에요.>

하는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작게 들린다.

역시 에이꼬의 음성이다.

동시에 또렷한 신호가 덩어리에 전해 온다.

(언제 이렇게 되었을까?)

마사끼가 잠든 다음에도 자지 않고 있다가 하루미를 깨우지 않은 채 자기 몸 속ㅇ

옮겨 넣은 모양이다.  

<언제 옮겼어?>

<조금 전에요. 하루미는 눈치 못챘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그러면서 에이꼬는 더욱 신호를 보내면서 몸까지 흔들고 있다.

마사끼는 여자의 집념을 실감한다.

화가 나는 대신에 그는 오히려 측은함이 들었다.

(불륜이라는 자극이 에이꼬를 더욱 집요하게 만드는구나.)

에이꼬의 요구에 따라서 그는 더욱 팽창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에이꼬는 교묘하게 다리를 감으면서 덤벼들었다.

얼굴을 기울이며 뜨거운 키스를 퍼붓는다.

<에이꼬 씨는 여전하군, 아니 더 강해졌어.>

<오래간만이니까 그래요.>

그리고 나서 말이 없다.

그리고 절정을 향해서 신음하고 있을 때 에이꼬는 하루미를 의식했는지 입으로 베

개를 물고 흐느껴 울었다.

마사끼는 에이꼬가 안전한 기간이란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에이꼬의 요구 대로 그녀의 몸 속에  분출을 해도 괜찮지만, 몸이 너무 축

나게 된다.      

오늘밤에 사정은 두 번밖에 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벌써 7번이나 한 셈이다.

에이꼬는 마사끼에게 매달린 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마사끼는 그녀의 체중을 느끼고 숨이 갑갑해진다.

그래서 에이꼬를 안은 채 몸을 굴려서 위치를 바꾸었다.

<다음에 만나요. 하지만 걱정하진 말아요. 그이와는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렇다면 좋아. 그런데 지금 몇 시지?>

<6시예요. 나는 계속 자지 않았어요. 하루미는 자고요. 그건 하루미가 더 행복해서

그래요.>

(이 여자는 육체적인 것이 아닌 다른 무엇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에이꼬는 무엇

을 호소하고 있을까?)

마사끼는 조용히 에이꼬에게서 떨어졌다.

에이꼬는 상체를 일크키고 베개밭에 있는 타월로 마사끼의 몸을 닦아 준다.

타월의 물기가 뜨거운 여자의 몸 속에 몇 시간이나 들어가 있던 마사끼의 몸에 시

원함을 느끼게 한다.

닦으면서 에이꼬가 속삭인다.

<어떤 남자에게 맞도록 길들여진 여자는 역시 다른 남자의 육체에는 위화감을 느

끼는 것 같아요.>

<처음엔 그렇지만 곧 익숙해져.  여자의 몸은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서, 적응하기

마련이야.>

<그렇지도 않아요. 요즘에서야 처녀의 가치를 알게 되었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하루미의 행복을 위해서, 하루미가 바람피우지 않게 해주세요.>

<물론 나도 그렇게 바라고 있어. 그런데 에이꼬, 무슨 일 있는거야?>

<아뇨. 걱정하지 말아요. 그이와는 정말 잘 지내고 있어요. 당신과 나 그리고 하루

미를 위해서도 그이와 행복해야 돼요.>

하루미는 계속 자고 있다.

마사끼는 가만히 그 팔을 만지면서 말한다.

<이제 눈 좀 붙혀야지.>

<그래요.>

다음에 마사끼를 깨운 것은 하루미였다.

지난 밤의 요염한 표정은 이미 없었고 단지, 눈이 좀 부은 듯하다.

얼굴 화장도 곱게 하고 옷도 단정하게 입은 차림이다.

그런 하루미의 모습에서 신선한 매력을 느낀다.

<잘 잤어. 몇시야?>

<9시가 조금 지났어요.>

옆 자리를 본다.

에이꼬는 아직도 그를 향해 누워 자고 있다.      

<에이꼬 씨를 깨워야지.>

<내가 깨워도 안 일어나요. 낮까지 자겠대요.>

마사끼는 에이꼬의 어깨를 흔든다.

<일어나.>

에이꼬는 눈을 떴다가 다시 감는다.

<좀더 자겠어요. 깨우지 말아요.>

계속 꾸물거리는 에이꼬의 다리 사이로 마사끼는 손을 넣었다.

그러자 에이꼬는 습관적으로 다리를 벌렸다.

애무가 아니라 잠을 깨우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거칠게 진주알을 꼬집었다.

<아야! 싫어요.>

몸을 비틀다가 결국 에이꼬는 눈을 떴다.

<나쁜 사람, 마사끼 씨는 이래. 실컷 즐기고는 마지막에는 사람을 내몰아 버려.>

하루미가 웃었다.

에이꼬가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화장을 하는 사이에 마사끼와 하루미는 쇼파에 나

란히 앉아 차를 마셨다.

<내가 깨우지 않았으면 열 시까지 당신과 에이꼬는 자고 있었을 거예요.>

그녀의 눈에는 장난기가 어려 있다.

<난 당신을 믿고 있었어.>

<솔직히 그냥 내버려 둘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나도 여자잖아요.>

마사끼가 쥰꼬를 만나는 것이 하루미로서는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당신은 착한 여자야. 그래서 당신이 더 사랑스러워.>

마사끼는 하루미의 어깨를 끌어앉으며 입을 맞추었다.

에이꼬가 몸단장을 끝마치고 침실에서 나왔다.

<마사끼 씨는 정말 밝혀. 그렇게 하고도 아직 부족해.>

하루미는 얼굴을 붉히며 마사끼에게서 떨어져 나가려고 했지만, 그는 계속 키스했

다.

한참 뒤에야 입술을 떼었다.

<너무 멀리 가지 말고, 운전 조심해요.>

<알았어.>

<그만 갈게요. 내일 전화해도 돼죠?>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 에이꼬 씨도 잘 가.>

<나한테는 키스 안 해줘요?>

그의 키스를 기다리며 꾸물거리고 있는 에이꼬를 하루미는  손을 잡아 끌다시피하

여 대문 밖으로 나갔다.

에이꼬가 마사끼를 본다.

<다음에 하루미와 언제 만나요?>

<하루미 씨만 좋다면 난 내일 당장도 괜찮아.>

<그게 좋아요. 사흘 이상 내버려두면 안 돼요.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두 여자를 보낸 후에 마사끼는 집 안을 청소하고나서 이불과 요를 갈았다.

쥰꼬에게 에이꼬의 체취와 흔적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샤워를 마치고 나니 거의 10시였다.

이제 쥰꼬가 올 시간이 되었다.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다른 남자의 아내를 훔쳤다는 스릴과 만족감에 기분이 좋다.

동시에 죄책감도 들지만 그것과는 비할 수 없다.

가정적인 면이 강한 하루미가 자고나서 아침 식사를 준비해 주지 않고 간 것은 이

번이 처음이다.

차임벨이 울린다.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었다.

흰 바탕에 연녹색 물방울 무늬의 원피스를 입은 쥰꼬가 서있다.

<안녕하세요?>

<어서 들어 와.>

쥰꼬의 등 뒤에는 아침 햇살이 빛나고 있다.

마사끼와 첫날밤을 갖기 전의 디에꼬나 하루미처럼 신선하게 보인다.

<아직도 자고 있었어요?>

<일이 있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어.>

<그럼 테마 파크는 다음에 가요. 잠이 부족하다고 얼굴에 씌어 있어요.>

<미안해. 2시간 정도만 잤으면 좋겠어.>

<그럼 주무세요.>

<이옷 아주 잘 어울리는데. 요전보다 훨씬 예뻐 보여.>

하고 말하며 포옹한다.

마사끼는 입술을 댄다.

그러자 쥰꼬가 얼굴을 비킨다.

꼭 끌어안으고 탄력있는 가슴을 느끼면서 말한다.

<왜 그래? 싫어?>

너무 어리고 순진한 소녀는 어느 날의 키스가 후일의 키스를 약속하지는 않는다.

내부의 갈등을 일으킨 소녀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경우가 있다.

남자쪽에서는 언제나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쥰꼬가 얼굴을 비켰기 때문에 마사끼의 입이 그녀의 귓가에서 속삭이는 형태가 됐

다.

<날 놀리고 있죠?>

<귀여워하고 있는 거야.>

쥰꼬의 언니인 에이꼬를 의식해 사랑한다는 말을 한다는 건 너무 뻔뻔스러웠다.

<정말요?>

<정말 그래.>

포옹한 팔에 힘을 준다.

<그럼 좋아요.>

옆으로 돌렸던 얼굴을 되돌리며 쥰꼬는 스스로 마사끼의 입술을 요구한다.

눈을 뜬 채로 입술이 합쳐지고 마사끼가 빨자 천천히 두 눈을 감는다.

마사끼가 애무하는 대로 내맡기고 있는 그 입술은 여전히 어렸다.

어깨도, 등도, 유방도 조금 전까지 섹스의 대상이었던 하루미와 에이꼬와 비교하면

아직 여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마사끼는 신선한 욕망을 느낀다.

마사끼의 분신이 부풀어오르면서 쥰꼬의 아앳배를 향하여 맥박치고 있다.

마사끼는 입술을 빨아대면서 아랫도리를 밀착시키고 어깨를 꼭 끌어안았다.

욕정이 팽창하고 있다.

그리고 그 욕정의 한 가운데로 17세 소녀를 소녀로서 귀여워  하는 이질적인 마음

이 흐르고 있다.

마사끼는 혀를 쓰지 않고 살짝 입술을 떼었다.

<약속을 어겨서 미안해.>

<난 선생님 곁에 있기만 하면 돼요.>

성숙한 여자가 이런 말을 한다면 그것은 은밀한 행위를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어린 쥰꼬의 경우에는 꼭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정신적인 의미가 더욱 클 것이다.

마사끼는 다시 키스한다.

쥰꼬도 입술을 움직인다.

바로 오늘 아침 하루미의 몸 속에서 섹스의 극치를 맛보았는데도 며칠이나 정력이

쌓인 것처럼 욕정이 일어나 아랫도리가 묵직하게 느껴진다.

<이제 주무세요.>

쥰꼬는 몸을 조금 비튼다.

그러자 쥰꼬의 아랫배 쪽에 마사끼의 그것이 닿는다.

<알았어. 한숨자고 12시에는 일어나겠어.>

마사끼는 침실로 들어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쥰꼬가 따라 들어와서 베개맡에 앉는다.

<일어나시면 뭘 잡수고 싶으세요?>

<쥰꼬가 만들어 주는 거라면 뭐든지 좋아.>

반듯이 누운 채로 그는 이불을 반만 덮고 두 손을 쥰꼬에게 내밀었다.

<자기 전에 한번 더 키스해 줘.>

쥰꼬는 얼굴에 웃음을 띠면서 머리를 흔들고 일어섰다.

<선생님은 엉큼한 데가 있기 때문에 여기선 무서워요.>

<쥰꼬가 날 딱지 놓은 거야?>

이렇게 익살을 떠는 것은 마사끼로서는 드문 일이다.

무의식중에 쥰꼬의 소녀다움에 맞춰가고 있는 것이다.

마사끼가 눈을 뜬 것은 거의 1시가 다 되어서였다.

약속보다 한 시간 더 잔 것이다.

쥰꼬를 불렀다.

금방 대답하는 목소리와 함께 쥰꼬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일어나시겠어요?>

<조금만 누워 있다가.>

마사끼는 해맑은 쥰꼬의 눈을 보며 생각에 빠졌다.

자신이 17세 소녀와의 성적인 즐거움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까지도 요구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의식하고 있었다.

쥰꼬를 사랑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기 마음을 전부 쥰꼬에게 줄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쥰꼬가 전적으로 자기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마사끼의 에고이즘이다.

(도대체 하루미를 사랑하는 내가 이 소녀를 갈망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무슨 생각해요?>

<네 생각. 난 쥰꼬의 전부를 원하고 있어. 그러면서도 쥰꼬를 위해서 잔신의 그런

욕망을 책망하고 있었어.>

마사끼는 두 팔을 벌려서 쥰꼬의 어깨와 허리를 꼭 껴안았다.

쥰꼬는 가만히 있다.

뺨과 뺨을 밀착시켰다.

쥰꼬를 안은 채 마사끼는 거실로 나가 소파에 앉았다.

무릎 위에 올려 놓는다.

허리를 안고 있던 손으로 유방을 움켜쥔다.

그러자 이제까지 하는 대로 가만히 있던 쥰꼬가 손을 잡아 유방에서 떼어 놓는다.

<싫어?>

쥰꼬는 대답이 없다.

그녀의 얼굴을 보니 정면으로 노려보고 있다.

마사끼가 다시 유방을 만진다.

역시 같은 동작으로 그의 손을 거벌한다.

그러면서 갑자기 마사끼의 목에 팔을 감고 매달린다.

눈을 꼭 감은 채 입술을 더듬어온다.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는 어린 소녀에게서 자주 볼 수 있다.

마사끼는 신중하게 행동했다.

반복되는 키스 속에서 점점 농후하게 할 뿐이다.

유방을 애무하는 손을 뿌리친 것이 그가 주저하게 된 요인이다.

그녀는 키스를 뿌리치지 않는다.  

오히려 환영하고 있다.

순수한 소녀의 호흡이 떨리고 가슴이 고동치는 것이 자신과의 교류로 인한 것이라

는 기쁨이 마사끼를 감동시킨다.

몇번째인가 길고 진한 키스를 한 뒤 입술을 뗀 쥰꼬는 마사끼의 뺨에 뺨을 비벼대

며 한숨을 쉰다.

<언니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거에요?>

<어떻게 할까?>

<언니는 아직도 선생님을 사랑하고 있어요. 만나면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거에요.>

<쥰꼬가 원한다면 만나지 않을게.>

<고마워요.>

얘기를 하면서 마사끼는 쥰꼬의 등을 쓰다듬는다.

그 손이 천천히 옆으로 내려가면서 앞으로 돌아온다.

유방을 잡는다.

쥰꼬는 가만히 있다.

마사끼는 가만히 애무하면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간다.

쥰꼬는 눈을 감고 있다.

그 입술에 입술을 댄다.

쥰꼬는 반사적으로 입술을 더듬기 시작한다.

옷 속으로 손을 넣어서 유방을 애무하고 싶어진다.

마사끼의 그곳은 이미 팽창해 있고, 쥰꼬가 시선을 아래로 향하면 뚜렷이 보일 것

이다.

마사끼는 충동에 따라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왜 그래요?>

순진한 질문을 쥰꼬에게서 주저하는 빛이 역력하다.

<만지고 싶어.>

<싫어요.>

<왜?>

<부끄러워요.>

쥰꼬는 입으로 거절하면서도 몸을 피하지는 않는다.

그녀 자신의 마음이 두 갈래로 갈라져서 꼼짝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부드러운 손길로 그는 브래지어를 만진다.

호크를 풀어야 한다.

그래서 마사끼는 그녀의 간접적인 허락을 받는다는 뜻에서 <앞에서 푸는 거야, 뒤

에서 푸는 거야?>

하고 묻는다.

쥰꼬는 대답하지 않는다.

<어느 쪽이야?>

하고 다시 물으며 다른 손으로 부드럽게 머리결을 쓰다듬는다.

한참 있다가 그녀가 낮은 소리로 대답한다.

<뒤에서요.>

그 말은 허락한다는 뜻이다.

마사끼의 손이 등 뒤로 돌아가 후크를 잡더니,

<저쪽으로 갈까?>

하고 묻는다.

<......>

마사끼는 일어서면서 쥰꼬를 껴안았다.

그녀의 몸이 옆으로 쓰러지면서 번쩍 들린다.

쥰꼬는 그의 어깨에 매달린다.

될 대로 되겠지 하는 표정이다.

그러면서도 어떤 기대에 들떠 있는 표정이다.

마사끼는 침실로 가 이불 위에 쥰꼬를 눕히고 입술을 더듬는다.

이번에는 쥰꼬가 입술을 빨지 않는다.

아무 생각이 없는 것처럼 가만히 있다.

마사끼는 쥰고의 원피스를 벗기고 있다.

이불 속에서 그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리면서 쥰꼬가 거부할 기회를 주고 있다.

저항을 하면 즉시 중지할 생각이다.

순진한 소녀의 저항은 육체의 쾌감보다도 더 감동적이고  성숙한 여인에게서는 맛

볼 수 없는 소중한 것으므로 무리할 이유는 없다.

네글리제를 벗기기 전에 쥰꼬가 그의 손을 잡고 눈을 떴다.

뜨겁게 젖은 눈이다.

마사끼는 그 눈이 유난히 예쁘다고 생각했다.

<약속해 줘요. 내가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믿어도 돼요?>

마사노는 쥰꼬의 뺨에 입을 맞춘다.

그녀의 뺨이 더욱 뜨겁고 붉게 달아 있다.

<이럴 땐 어떤 남자라도 약속을 하는 법이야. 그러나 대개의 남자는 그 약속을 지

키지 않아.>

<선생님도 믿으면 안 돼요?>

<난 믿어도 돼. 난 쥰꼬의 마음을 갖고 싶은 거야.>

<남자들은 모두 그렇게 말하는 거 아네요?>

쥰꼬가 웃었다.

<그래, 그러니까 조심해야 해. 그러나 난 믿어도 돼.>

네글리제를 벗긴다.

하얀 속살이 드러난다.

브래지어에 꽃무늬가 있고, 그것이 소녀답게 보인다.

마사끼는 브래지어 밖으로 비져나온 매끄러운 가슴에 입술을 대고 혀로 핥았다.

마사끼는 그녀의 목덜미 쪽으로  팔을 돌려 어깨를 들게  하고, 오른손을 등 뒤로

둘렀다.

두 사람의 가슴이 밀착했다.

그녀의 두 팔이 마사끼의 등뒤로 가고,  포ㅍㅇ한 상태에서 그는 브래지어의 호크

를 연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브래지어를 벗긴다.

쥰꼬도 협력해서 팔을 든다.

마사끼는 팔꿈치를 세워서 상체를 일으켰다.

마사끼의 등에서 떨어진 그녀의 팔이 유방으로  가서 브래지어를 잡고, 그녀는 눈

을 감는다.

쥰꼬는 가볍게 쥐며 손을 옮긴다.

유방이 완전히 드러났다.

핑크빛 젖꼭지가 귀엽다.

(계속 똑바로 보고 있으면 부끄러워 하겠지.)

마사끼는 유두를 입으로 물었다.

빨면서 혀끝으로 굴린다.

손으로 다른 쪽 유방을 움켜 쥐었다.

쥰꼬의 두 팔이 드을 끌어안는다.

그러나 꼭 끌어안지 않고 그냥 올려 놓고 있다.

마사끼는 유방ㄴ을 애무하면서 아랫도리를 밀착시킨다.

그때까지는 부풀어 오른 그곳을 그여ㄹ  몸에 닿지 않도록 떼어놓고  있었던 것이

다.

그것은 이제 쥰꼬의 다리 사이에 밀착되어 맥동하고 있다.

입을 떼고 유두를 자세히 본다.

아까보다 곧두서 있다.

그리고 단단해졌다.

이번에는 오른쪽 유방을 물고 같은 애무를 한다.

<아...>

쥰꼬의 입에서 가냘픈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그러자 그 순간에 쥰꼬의 몸이 경련을 일으킨다.

다시 낮은 신음소리를 내며 가슴이 부풀어오른다.

등 뒤에 있던 손이 꼭 끌어안는다.

마사끼가 쥰꼬의 벌거벗은 상반신을 확실히 본 것은 두 개의  봉우리를 한참 애무

해 준 뒤였다.

눈으로 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소녀의 심리를 생각해서 순서를 바꾼 것이다.

어깨의 선이나 가슴의 볼륨이아 젖꼭지, 모두에 아직 어린 티가 역력히 남아 있다.

마사끼는 죄책감을 느낀다.

설사 본인의 승락이 있다 해도 마사끼의 꼬임에 의한 것이므로  강제로 벗긴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러하기에 더욱 그를 흥분시키고 감동시킨다.

쥰꼬의 얼굴을 들여다 본다.

<눈을 떠 봐.>

같은 말을 두 번 하자 그게야 쥰꼬는 눈을 떴다.

가늘게 떴다가 다시 감는다.

<날 봐.>

이번에는 용기가 생긴 듯 눈을 크게 뜬다.

<참 예뻐.>

살짝 그녀의 가슴을 만지작거린다.

그러자 입술이 조금 벌어지다가 다물어진다.

<아이 취급하는 거죠?>

<어엿한 여자로 대하는 거야.>

마사끼는 시트 위에 누워있는 쥰꼬의 몸을 안았다.

쥰꼬의 몸이 옆으로 기울게 되고, 그녀의 유방이 더욱 크게 보인다.

<가슴이 해맑고 아름다워. 정말 고와.>

<자꾸 보지 말아요.>

<계속 보고 싶어.>

<이미 실증날 만큼 많은 여자들을 보지 않았나요?>

<쥰꼬는 달라. 특별해.>

그녀를 꼭 글어안으니 두 유방이 그의 가슴에 짓눌린다.

마사끼는 그 젖꼭지가 닿는 것을 완연히 느낄 수 있다.

가슴을 조금 떼어서 젖꼭지가 살짝 닿게 하고 좌우로 문지른다.

쥰꼬가 눈을 감는다.

<느낌이 어때?>

<......>

<나빠?>

<아뇨.>

마사끼는 아직 허리 아래쪽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있다.

그는 다시 그녀를 끌어안고 이번에는 오른쪽 다리로  그녀의 다리를 감았다.

부풀어 오른 그곳이 쥰꼬의 아랫배에 닿았다.

그녀의 귓볼을 살짝 깨물며,

<느낄 수 있어?>

하고 물었다.

쥰꼬도 알아 들었겠지만 대답이 없다.

마사끼는 다시 아랫도리를 움직인다.

<느낄 수 있어?>

말없이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다.

마사끼의 오른손이 그녀의 등에서 허리로 내려왔다.

둥글고 탄력이 있다.

<손으로 만져 봐.>

경험이 전혀 없는 17세 소녀이기 때문에 많이 무리한 요구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잡는다면 마사끼도 크게 만족하고 쥰꼬 자신에게도 큰 비약이 되는

것이다.

쥰꼬는 대답을 하지 않고 눈을 감은 채로 입술을 요구한다.

그러나 마사끼는 서두르지 않았다.

보다 정서적인 접촉인 키스를 반복하면서 등을 쓰다듬었다.

그녀의 등은 하루미처럼 매끄럽지 않다.

소녀 특유의 굳은 감촉이 남아 있다.

등에서 겨드랑이를 돌아 유방을 애무한다.

아랫도리를 밀착시키고 그의 분신의 흥분 상태를 강조한다.

<이것을 싫어하면 안 돼. 지금 쥰꼬를 향해서 반갑다고 인사하는 거야.>

마사끼는 다시 키스를 한다.

단순한 접촉이 아니라 마음의 교류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라도.

<만져 줘.>

쥰꼬의 두 손은 그의 등 뒤에 가 있다.

거기에서 아랫도리로 가려면 그녀의  손이 많이 움직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마사끼가 그것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말을 바꾼다.

<난 전부터 언젠가 쥰꼬와 이렇게 될 것 같아서.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

어. 운명인지도 모르지.>

<정말?>

<그래.>

유방을 쥐고 천천히 흔들며 젖꼭지를 문지른다.

그러자,

<아...>

다시 쥰꼬의 숨소리가 떨린다.

그녀의 가슴 전체가 꿈틀거린다.

피하듯 움직이며 그 자극에 빨려들어가고 있다.

쾌감이 전신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손을 앞으로 움직여.>

마사끼가 속삭인다.

(잔인해요. 선생님 손으로 가져가 주세요. 난 뿌리치지 않을 테니까.)

<쥰꼬가 스스로 그렇게 해주는 것이 기뻐.>

<왜요?>

<나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둘이 함께 즐기는 것이 되기 때문이야.>

쥰꼬의 손이 등을 쓰다듬기 시작한다.

그의 가슴에 기쁨이 솟는다.

그 손길을 칭찬하는 뜻으로 키스를 한다.

쥰꼬도 힘껏 빨아대며,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 가고 있다.

그러다가 허리 근처에서 멈추었다.

<자, 어서.>

하고 마사끼가 속삭인다.

쥰꼬가 꺼질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날 나쁜 여자라고 생각하겠죠?>

그 말 앞에는 '만약 내가 만진다면' 하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

마사끼는 머리를 저었다.

<쥰꼬가 순수한 여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더욱 원하는 거야.>

겨우 쥰꼬의 손이 앞쪽으로 왔다.

마사끼도 허리를 들어서 도와 준다.

쥰꼬의 손이 내려간다.

손이 닿는 곳에 쾌감이 퍼진다.

이윽고 그 손이 그의 뜨거운 곳에 닿았다.

<아...>

쥰고가 낮게 신음한 것은 온 신경을 손에 집중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의 심장은 자신의 대담한 행동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마사끼는 그녀의 어깨를 꼭 끌어안았다.

이윽고 그녀의 손이 그의 것을 살포시 잡았다.

다른 여자에 비해서 그 손길은 부드럽지 못하고 직선적이다.

그리고 그냥 잡고 있는 것뿐이다.

그래서 마사끼를 휩싸는 쾌감은 감각적인 것이 아니라 17세 순수한 소녀가 처음으

로 분신을 잡았다는 정신적인 것이었다.

더구나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행동이다.

마사끼가 속삭인다.

<기분이 정말 좋아. 기뻐.>

키스를 한다.

쥰꼬는 가만히 있다.

그녀의 손이 등에서 허리로 그리고 다시 그곳꺼지 온 것만으로 고작이다.

<가만히, 그리고 조금싸ㅣ 강하게 쥐어.>

쥰꼬가 조심스럽게 그 말에 따른다.

그 손은 마사끼의 덩어리의 감촉도, 그 굵기도, 뜨거움도 확실히 느끼고 있을 것이

다.

그러나 살짝 쥐고 있을뿐 손을 움직이지는 않는다.

(많이 긴장하고 있을 것이다. 더  이상의 것을 요구하면 오히려굳어  버리고 만다.

자세한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은 천천히 해도 된다.)

긴장해서 정신이 없는 쥰고에게 여유를 갖게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마사끼는 그녀의 유방을 애무하며 말을 건넸다.

<가슴이 아주 예뻐.>

<작죠?>

<아니, 딱 마음에 들어.  앞으로 더 커지겠지만, 지금은  이 정도가 가장  잘 어울

려.>

<왜요?>

<그게 가장 쥰꼬다우니까. 쥰꼬도 자기 손으로 만져본 적 있어?>

<예.>

정직한 대답이다.

<언제?>

쥰꼬가 쥐고 있는 것이 아닌 유방을 화제로 삼는 것은 그녀의 대담한 행동을 덮어

주기 위해서다.

<가끔.>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껴?>

쥰꼬는 고개를 끄덕인다.

<가슴만 만져?>

오나니를 하는가를 은근히 묻는 말이다.

<글쎄요.>

마사끼는 쥰꼬가 오나니를 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쥰꼬의 손에 힘이 들어 갔다.

(무의식적인 동작일까, 아니면 더욱 확실히 느끼기 위해서일까?)

아무튼 쥰꼬의 행동은 조금씩 대담해지고 있다.

<나도 가끔씩 혼자 즐길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쥰꼬를 상상해.>

<어머, 정말이에요?>

마사끼가 오나니를 한다는 사실을 놀라워하는 것인지 그럴  때 자신을 상상한다는

것이 놀랍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순간적으로 크게 열린 눈이 다시 감겨지며 쥰꼬는 말을 이었다.

<기뻐요. 정말 날 여자로 인정하고 있군요.>

조금 전의 질문이 후자의 의미라는 게 분명해졌다.

대개의 어린 소녀는 이런 경우 불결하다고 생각하고 또 그런 말을 할 것이다.

하지만 쥰꼬는 달랐다.

그녀의 순수한 마음 속에는 또래 소녀에 비해 훨씬 성숙된  성의식과 뜨거운 본능

이 자리앉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마사끼는 천천히 손에 힘을 준다.

<이렇게 하니까 느낌이 다르지?>

<예.>

<조금 전과 어떻게 달라?>

<부끄러워요.>

부끄러움을 느끼는 점이 다른 것이 아니다.

그 차이를 말하기가 부끄럽다는 것이다.

마사끼의 손이 유방에서 떨어져 조용히  마사끼의 그것을 잡고 있는  쥰꼬의 팔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허리에 닿았다.

마사끼와 마찬가지로 쥰꼬의 비경은 아직 얇은 천이 감싸고 있다.

허리의 잘록한 곡선을 더듬던 손이 앞쪽으로 옮겨가, 배를 쓰다듬는다.

쥰꼬는 움직이지 않는다.

손의 위치가 조금씩 내려간다.

쥰꼬가 마사끼쪽을 향한 채 무릎을 굽힌채 다리를 오무리고 있다.

그래서 그의 손은 먼저 비경의 위가 아니라 허벅지에 닿는다.

그 허벅지를 방해물로 여기지 않는다.

그녀의 사랑스런 육체의 일부이기에 애정을 느낀다.

저항감이나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해야 한다.

잠시 손을 멈추고 분신에 힘을 주었다.

그것은 쥰꼬의 손바닥에도 분명히 전해졌다.

<이것이 쥰꼬가 좋다고 하는 거야.>      

흥분 상태를 미화시키고 쥰꼬의 죄의식을 없애기 위한 말이다.

<저 있잖아요.>

잠시 후 수줍은 듯이 말을 이었다.

<어떻게 하면 좋아요?>

마사끼가 은근히 기대하고 있던 변화다.

<손을 느슨하게 해서 쥐어 봐.>

긴장을 잔뜩하고 있기에 시간이 걸린다.

그러다가 천천히 풀린다.

<이번에는 꼭 쥐어 봐.>

쥰꼬는 그의 말에 따라 꼭 쥔다.

<잘했어. 그것을 반복해.>

칭찬과 격려의 의미로 마사끼는 그녀의 뺨에 키스한다.

쥰꼬는 아주 느리게 반복한다.

그 사이에 천천히 마사끼의 손은 다리 사이로 들어간다.

아랫배 끝에 불룩한 언덕과 수풀이 느껴진다.

쥰꼬가 피하지 않는 것은 얇은 천 위이기 때문일 것이다.

마사끼는 세 손가락으로 몬티첼로를 누르고 천천히 비벼댄다.

마사끼의 손가락 끝에 작은 진동이 느껴진다.

그곳뿐만 아니라 분명히 아랫배도 잘게 떨고 있다.

난생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손길에 전해오는 쥰꼬의 그 감동은 두번 다시 그와 똑

같지 않을 것이기에 그 감동이 아주 신선하다.

마사끼는 귀중한 순간이 지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마사끼는 쥰꼬의 뜨겁게 젖어있는 비경의 중심으로 나아간다.

<아...>

부끄러움이 섞인 신음소리와 함께 마사끼의 분신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쥰꼬의 손

이 멈춘다.

벅찬 자극으로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사끼는 서두르지 않는다.

여유가 충분함으로 시간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마사끼는 최종 코스에 대한 기대가 간절하다 해도 한걸음 한걸음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귀중한 순간들이기에 준꼬에게 감동을 느낄 여유를  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잠시 차를 마시며 쉴까?>

쥰꼬가 머리를 젓는다.

문득 쥰꼬의 얼굴 위로 소녀 시절 히로꼬의 얼굴이 오버레이된다.

쥰꼬에게도 또 하루미에게도 죄책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마사끼는 그녀들 모두 자신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애써 자책감을 지우려 한다.

그래서 엉뚱한 소리를 한다.

<얼굴에 탄력이 있어.>

<아이니까 그래요?>

쥰꼬의 목소리에 약간 불만스러움이 배어있다.

<아니, 건강하니까 그렇지. 요즘 여자들은 너무 파리해 보여 싫어.>

<칭찬하는 거에요?>

<그럼.>

잠시 동안 그들은 뺨을 서로 비비고 있었다.

갑자기 쥰꼬가 아주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직접 쥐어도 돼요?>  

마사끼는 놀랐다.

전혀 뜻하지 않은 쥰꼬의 변화다.

(너무나 대담하다. 이 애는 요부의 기질을 타고난 것일까?)

경험이 있는 여자도 때로는 비슷한 태도로 허락을 구하는 일이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당신과  더 가까워져도 돼요?' 하는  뜻이 있을 뿐이고, 쥰꼬

같이 그렇게 조심스럽지도 않고 다소 장난기가 배여 있는 것이 보통이다.

쥰꼬는 질문에는 그런 의미뿐만 아니라 자기가 그것을 원한다는 것을 알림으로 마

사끼에게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마사키는 그 말에서 닳고 닳은 여자의 어떤 음탕한 속삭임보다도 강한 에로티시즘

을 느꼈다.

물론 그 놀라움은 커다란 기쁨으로 변한다.

(이건 쥰꼬가 불량해서가 아니다. 신선함을 깨뜨리는  것도 아니다. 너무나 티없이

순수하고 솔직하기에 이럴 수 있는 것이다.)

<물론이지. 난 쥰꼬가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어.>

마사끼는 그렇게 속삭이면서 그녀의 귓볼을 물었다.

쥰꼬가 그것을 직접 만지기 위해 얇은 천을 어떻게 처리할까?

어깨를 끌어안고 마사끼는 쥰꼬의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

준꼬는 일단 그의 분신을 꼭 잡고 나서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마사끼는 관망하기로 했다.

준꼬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다.

잠시 후 마사끼는 쥰꼬의 떨리는 음성을 들었다.

<어떻게 해야 돼요?>

이럴 때를 기회로 자기의 순진함을 과장하는 여자가 있다.

그러나 쥰꼬의 말은 그런 기교가 아니라 정말 어쩔 줄을 몰라 묻는 것이다.

손을 내밀어 도와주면 간단하지만 그렇게  하면 쥰꼬의 도약의 의미도  또 마사끼

자신의 기쁨도 감소되고 만다.

마사끼는 쥰꼬의 뺨에 키스하고 천천히 방법을 가르쳤다.

잔인하게도 팬티 속으로 살짝 손을 집어 넣는 것이 아니라  팬티를 완전히 벗겨내

게 했다.

쥰꼬의 손이 한참동안 어색하게 움직여서 겨우 그것을 직접 쥐었다.

그 감각이 또렷하다.

짜릿한 쾌감이 온몸에 번진다.

마사끼 자신도 그런 감각에 놀라고 만다.

다른 어떤 여자가 잡았을 때보다 훨씬 강렬한 느낌이다.

쥰꼬의 손이 서툴고, 민감한 부분이 어딘지도 모르지만, 그 감각은 매우 근사했다.

마치 여자의 멋진 몸 속으로 들어갔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의식과 마음 상태가 감각에도 변화를 일으키는구나.)

쥰꼬의 손이 마사끼의 몸만큼 뜨겁다.

<아... 기분좋아.>

<정말 좋아요?>

역시 떨리는 음성이다.

<아주 좋아. 근사해.>

쥰꼬의 손에 힘이 좀더 들어간다.

그 움직임만으로도 그의 몸에 신선한 전류가 일어난다.

<쥰꼬는 지금 기분이 어때?>

<난 말예요. 이전부터 이것을 꿈꾸고 있었어요. 내가 너무 호색적인가요?>

<천만에. 쥰꼬가 아주 특별하고 멋진 여자라는 증거야.>

<아녜요.>

우수한 학생이 갑자기 선생의 견해에 불복하는 듯한 몸짓을 한다.

<그건 전부터 선생님을 사랑해서 그랬어요. 선생님의 여자가 되고 싶었어요. 다른

남자가 아닌 도꾸가와 선생님의 이것을 상상했어요.>

(쥰꼬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 대한 감정이 일시적인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털어놓는 것이다.)

마사끼는 키스를 했다.

<고마워. 기뻐.>

계속 키스를 하며 손을 팬티 속으로 넣는다.

역시 탁력있는 아랫배다.

지방이 좀 부족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인상적이다.

더 내려간다.

그러자 작은 분재 화분 같은 숲이 손끝에 닿는다.

마사끼는 수풀 전체를 손바닥으로 덮는다.

그리고 쥰꼬가 그의 손의 움직임에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는 것을 느끼며 낮은 음

성으로 묻는다.

<그래 상상했던 것과 비교해서 어때?>

쥰꼬가 살래살래 고개를 젓는다.

<상상은 막연한 거예요. 하지만 오늘부터는 제 의식이 달라질 거예요.>

그러나 쥰꼬는 아직 전체를 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역시 나도 함께 애무해주어야 쥰꼬의 손도 대담해지겠지.)

그렇게 판단한 마사끼는 우선 네 손가락으로 천천히 쥰꼬의 숲을 쓰다듬는다.

낮은 신음소리를 내며 그녀의 손이 더욱 꼭 잡는다.

<쥰꼬, 다리에 힘을 빼. 괜찮아.>

쥰꼬는 주저하면서도 거의 저항하지 않고 다리에 힘을 뺐다.

그의 손이 겹쳐져있는 다리를 벌린다.

그의 손이 더 들어가서 멈춘다.

그 중 두 손가락이 쥰꼬의 계곡 앞에서 머뭇거린다.

조금만 움직이면 작게 솟아 있는 꽃봉우리에 닿을 것이다.

그의 손이 쥰꼬의 몸의 열을 느낀다.

볼록한 탄력을 느낀다.

마사끼의 신경은 쥰고의 그곳을 음미하는 감촉과 쥰꼬의 애무를 받는 분신에서 느

껴지는 감촉으로 양분되어 있다.

(쥰꼬는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쥰꼬는 마사끼의 손이 자신의 은밀한 골자기에 들어서고 있는 것을 의식하고 맞아

들이기 쉽도록 다리를 벌리고 있다.

마사끼의 손길과 자기가 잡고 있는 그의 덩어리를 동시에 음미하고 있을 것이다.

쥰꼬는 아까 마사끼가 말한 대로 꼭 쥐었다가 놓았다가 하고 있다.

그것을 계속하며 동시에 자기의 비경 안으로 처음으로 들어가는 남자의 손을 맞아

들이고 있다.

호흡이 떨리고 가슴이 크게 고동치고 있다.

마사끼가 속삭인다.

<이제 쥰꼬의 가장 소중한 곳을 만지겠어. 허락하는 거지?>

<......>

그녀는 대답 대신 그의 것을 꼭 잡는다.

긍정하는 표시다.

그의 손이 더 들어간다.

가운데 손가락이 우푹 파여진 틈새에 닿았다.

더 들어간다.

숲이 끝난다.

좌우로 따뜻한 꽃잎이 있고, 꽃봉우리가 반짝이며, 손가락에 닿는다.

그와 동시에 신음소리가 들리고 비경 전체에 경련이 일어난다.

(우선 이 귀여운 골짜기를 전부 음미하자.)

마사끼의 손가락이 더 내려가고, 쥰꼬의 다른 손이 그의 목덜미를 힘껏 감아 매달

린다.

<키스해 줘요.>

마사끼는 부드럽게 쥰꼬의 입술을 더듬는다.

그녀의 얼굴이 뜨겁게 달아 있고, 거칠게 그의 입술을 더듬는다.

마사끼의 침을 거칠게 삼키는 소리가 그녀의 목구멍에서 들려온다.

(불안을 잊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참을 수가 없어서인가?)

아무튼 정열적인 몸부림이다.

그러는 동안에 마사끼는 손가락을 정지하고 정성을 기울여서 키스한다.

입술을 떼고 쥰꼬가 고백한다.

<부끄러워요.>

마사끼가 속삭인다.

<안심해. 난 쥰꼬를 훌륭한 보석으로 만들어줄 거야.>

마사끼의 손이 더 들어가서 맑은 이슬을 느낀다.

따뜻하고 젖어 있지만 담백한 맛이 있다.

마사끼는 그 이슬이 솟아나는 샘을 좇아 따라 아래로 내려간다.

골짜기가 더 도톰하고 복잡해진다.

거기에서 흐르는 이슬도 양이 많아진다.

꽃잎은 그리 크지 않다.

두텁지도 않다.

그 하나하나를 두 손가락으로 만진다.

그러자 쥰꼬가,

<아...>

하고 예쁜 신음을 토해낸다.

마사끼의 손가락은 사랑스런 비경의 구석구석을 탐색한다.

<쥰꼬의 가장 예쁜 곳이야.>

쥰꼬는 더욱 부끄럽다는 듯이 머리를 그의 가슴에 파묻는다.

그의 분신이 쥰꼬의 손 안에서 힘차게 박동하고 있는 것 처럼 그녀의 심장이 울리

고 있다.

<아직도 부끄러워?>

쥰꼬가 끄덕인다.

마사끼는 그 뜨거운 뺨에 키스한다.

그의 손가락이 잠겨 있는 꽃잎 속은 역시 17세 소녀답게 무척 귀여운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점점 샘물이 넘쳐나고 있다.

<있잖아요. 날 불량한 여자라고 생각해요?>

그야말로 여학생다운 귀여운 질문이다.

<아니.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요. 나, 선생님이 좋아요.>

<나도 쥰꼬를 좋아해.>

아까부터 쥰꼬의 손은 마사끼 몸의 한 곳을  만지고 있으며, 꼭 쥐었다 놓았다 할

뿐 다른 곳으로 가지는 않는다.

<쥰꼬, 왜 한곳만 쥐고 쥐고 있어? 다른 곳도 만져 봐.>

그러나 그녀가 움직이지 않아도 그는 재촉하지 않는다.

그대신 그녀의 꽃잎을 천천히 애무한다.

다시 쥰꼬가 떨린다.

그의 손이 더 부드럽게 이곳 저곳을 애무한다.

쥰꼬는 더욱 몸을 떨면서 다리를 오무리지 않고 조금 더 벌린다.

그의 손은 꽃봉우리와 그 주위를 포함해서 꽃잎 내부로 들어가서  샘물이 흘러 나

오는 비너스까지 애무한다.

쥰꼬가 숨소리가 한층 거칠어진다.

쥰꼬가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비경에서 경련이 일어나고 있으면서도 그녀는 부끄러워서 참느

라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소녀다운 귀여움이 있다.

감각을 실제 이상으로 과장하는 여자들과는 다르다.

쥰꼬의 그런 노력에 협력하기 위해서 그는 움직임을 멈추고 부드럽게 어깨를 쓰다

듬어 준다.

<쥰꼬는 애무해 주지 않아?>

<손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요.>

하고 그녀는 울 듯이 말한다.

<손에서 힘이 확 풀렸어요.>  

<왜?>

<너무 몽롱해요.>

그 말이 얼마나 남자를 황홀하게 하는지 그녀는 모르는 것 같다.

마사끼는 꽃잎 속에 들어가 있는 자기 손을 가만히 들었다.

손가락 전체가 젖어 있다.

그 손으로 그의 분신을 쥐고 있는 쥰꼬의 손을 잡았다.

앞으로 쥰꼬와 더 깊은 관계가 되더라도 지금의 신선한 느낌을  다시 맛보지는 못

할 것이다.

기억 속에 확실히 간직해 두고 싶었다.

그는 눈을 감고 그녀의 손등을 쓰다듬으며 그 손바닥 안에 있는 자기 몸을 확인한

다.

평소보다 더 굵게 느껴지는 것은 쥰꼬의 손가락이 가늘기 때문일 것이다.

마사끼의 손이 그녀의 비경에서 허리를 지나 옆구리의  아름다운 곡선을 애무하고

꿈틀거리는 쥰꼬의 부드러운 살결을 음미하면서 오래간만에 유방으로 다시 왔다.

젖꼭지를 애무하면서 그녀의 반응을 살핀다.

<어떻게 해야 돼요?>

<쥰꼬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어떻게 하더라도 그것이  쥰꼬의 손이니까 나는

행복해.>

쥰꼬는 아직 섹스의 필연성을 의식할 나이는 아니다.

본능적인 욕구보다는 소녀 특유의 낭만적인 심리가 더 강하다.

사랑하기 때문에 애무하는 것이지 쾌감을 위해 애무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교를 가르치기보다는 '사랑한다'는 대의명분을  강조할 필요가 있

다.

드디어 쥰꼬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기둥의 밑둥으로 간다.

애무하고 있다기보다는 모양을 확인하고 있는 듯한 태도다.

그러나 그 움직임이 역시 어색하다.

그러면서도 애정이 깃들어있다.

쥰꼬의 손이 천천히 밑둥에서 끝으로 갔다가 다시 내려간다.

길이를 재고 있다는 것을 표시한다.

상당히 대담해졌다.

그런 가운데 쥰꼬의 입에서 한숨소리가 새어 나온다.

무슨 말인지를 하려고 하다가 머뭇거린다.

마사끼는 쥰꼬가 물어보려는 말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와 결합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그것의 길이에 불안해하는 것이다.

마사끼는 마사끼는 쥰꼬의 뜨거운 뺨에 키스하고 그  꽃잎을 부드럽게 애무하면서

쥰꼬의 육체가 충분히 마사끼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

불안해 하지 않게 다른 남자보다 훨씬 굵고 크다는 말은 물론 하지 않았다.

<이게 전부 다?>

<그럼, 무서워 할 것 없어.>

쥰꼬는 다시 끝에서 밑둥까지 만지면서 확인하는 모습이다.

(쥰꼬는 순진하게 행동하고 있다. 좀더 나이가 들면 이렇게 솔직하게 행동하지 못

할 것이다. 수치심이 더 강해진다.)

마사끼가 속삭인다.

<보고 싶지 않아? 쥰꼬에게 보여 주고 싶어.>

그녀의 손이 정지하고 온몸이 굳어진다.

같은 질문을 다시 한다.

쥰꼬는 대답이 없다.

대답하지 못하는 그 마음을 마사끼는 알 만 하다.

남자에 비해 여자는 시각적인 요소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지도 모르고, 역시 두려울지도 모른다.

쥰꼬가 거부한다면 억지로 보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마사끼는 그녀의 맨살이 드러난 등을 어루만진다.

<좋아하는 사람끼리는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어. 이렇게 하고  있을 때에는 쥰꼬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돼.>

쥰꼬는 대답 대신 입술을 요구한다.

천천히 입술을 맞춘다.

혀를 돌리자 그녀의 혀도 응해 온다.

그러는 동안에 쥰꼬는 손가락을 조금씩 움직인다.

마사끼도 꽃잎 안쪽을  간질이고 있다.

님감하게 자극되고 있을 것이다.

아직 꽃봉우리를 애무하는 것은 미루고 있다.

입술을 떼고 그녀가 말한다.

<보여 주겠어요?>

<쥰꼬가 보고 싶다면.>

<잊을 수가 없게 되어 매일 만나고 싶어지면 어떻게 해요?>

<매일 만나면 돼.>

<언니에게 들키면 미안해요.>

<들키면 어때. 언니는 이미 다른 남자의 애인이고 내 애인이 아냐. 언니에게는 불

평할 권리가 없어.>

<난 언니처럼 다른 남자랑 결혼 안 해요. 평생 동안  도꾸가와 선생님과 헤어지지

않아요. 그래도 좋아요?>

쥰꼬가 어떤 타산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교묘하게 약속을 받아내려는 것도 아니다.

느낌을 솔직하게 말함으로써 자기의 불안감을 없애고 싶은 것이다.

<그래도 좋아. 나도 영원히 쥰꼬를 놓치고 싶지 않아.>

<하지만 선생님은 결혼은 하지 않을 거잖아요.>    

<영원히 애인으로 지낼 수는 있잖아.>

진심이지만 죄책감을 느낀다.

쥰꼬가 너무 어리기 때문에 그 말이 진심이라도 소녀의 낭만적인 감성을 이용하는

것 같아 그 말 자체에 죄책감이 드는 것이다.

마사끼는 죄책감을 되씹으며, 입을 다물고 손가락을 정지했다.

그의 손가락은 뜨거운 개울 속에 있다.

쥰꼬가 걱정스럽게 묻는다.

<화 났어요?>

<아니, 나 자신을 반성하고 있는 거야. 내가 쥰꼬에게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

아서...>

그러자 쥰꼬는 그의 분신에서 손을 놓고,

<싫어요. 싫어.>

하고 소리치며 두 팔로 그의 등을 힘차게 끌어안는다.

<싫단 말이에요. 그런 말 하면.>

격한 말투다.

(갑자기 왜 이럴까?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반성하는 것이라고 해석했을까? 아니면

쥰꼬 자신의 죄의식과 일치했기 때문일까?)

<알았어. 다신 그런 말 안 할게. 난 쥰꼬가 좋아. 정말이야.>

그의 얼굴에 쥰꼬의 눈물이 촉촉하게 느껴진다.

마사끼는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손을 빼고 두 팔로 어깨를 꼭 끌어안았다.

마사끼는 지금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그것은 섹스의 만족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쥰꼬의 육체 속에 들어가고 싶은 것이다.

더 엄밀하게 말하면 쥰꼬에 의해서 쾌감을 얻고 싶으 넋은  사실이라고 해도 그것

만을 원하지는 않는다.

쥰꼬의 내부에 들어감으로써 그녀를 자기 여자로 꽃피우고 싶은 것이다.

이것은 쥰꼬를 그냥 섹스의 대상이  아닌 사랑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

다.

한참동안 두 사람은 그냥 그대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꼭 끌어안고 있었다.

그의 손이 쥰꼬의 목덜미를 쓰다듬는다.

그러자,

<아...>

하는 쥰꼬의 신음소리와 함께 순간적으로 그녀의 몸이 굳어지며 더 강하게 밀착해

온다.

여자는 목이나 귓볼, 겨드랑이 등에서도 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지금의 쥰꼬의 반응은 너무나 현저하다.

마사끼는 다시 같은 곳을 애무한다.

쥰꼬는 다시 신음하고 몸을 떤다.

마사끼는 머리를 돌려 입술로 그곳을 핥는다.

쥰꼬는 그에게 매달린 채 온몸을 떨면서 울기 시작한다.

계속 강하게 빨면서 핥자,

<그만, 그만!>

하고 다급하게 몸을 꼰다.

쥰꼬는 마사끼의 가슴에 얼굴을 비벼대며 거친 숨결로 할딱거린다.

그제야 마사끼는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는다.

<너무 느끼는 거야?>

<예.>

쥰꼬가 끄덕인다.

<그대로 계속하면 어때?>

<심술 부리지 말아요.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행복해요. 이렇게 하고 있어요.>

감각보다는 무드를 좋아한다.

감각을 추구하고 싶은 욕망은 있지만  음란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두려운 모양이

다.

그것은 육체적인 체험의 갈망보다도 심리적인 갈망이 더 짙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

다.

또한 쥰꼬는 아까 전 마사끼의 몸을 애무하면서 그것이 마사끼의 성이라는 사실보

다 그의 중요한 일부하는 의식에 더 강하게 빨려들어간 것 같다.

또 마사끼의 쥰꼬에 대한 애무도 애정의 발로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오늘은 이만 하자. 다음에 만날 때까지 쥰꼬는 오늘의 체험을 온 몸에 간

직하고 있을 것이다. 또 너무 한꺼번에 익숙해지면 신선함이  사라진다. 조금씩 다

음 단계로 넘어간다. 그 과정이야말로 즐거운 것이다.)

어쩌면 쥰꼬가 후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을 안 하겠다고 결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 지금 당장 결합하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

다.

(그러나 쥰꼬의 나의 대한 감정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그래서 얼마든지 내가 원

하는 대로 이끌 수 있다. 단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뿐이지.)

<나 좀 졸리는데, 이렇게 하고 자자.>

마사끼는 쥰꼬의 손을 잡아 아까처럼 그의 것을 잡게 한다.

마사끼도 쥰꼬의 비경으로 손을 집어 넣는다.

허벅지 안쪽까지 젖어 있다.

<난 잠이 오지 않아요.>

<그럼 눈을 감고 내 생각하면서 잠을 청해.>

마사끼는 눈을 감았다.

쥰꼬의 꽃잎은 충혈되어 있다.

맥박이 뛰고 있다.

한편 마사끼의 그것도 그녀의 손바닥 안에서 맥동하고 있다.

얼마 후 마사끼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

문득 눈을 떴을 때 쥰꼬는 여전히 그의 엇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손 안에 있는 것은 풀이 죽어 있었다.

여자의 내부 같은 계속적인 자극이 없으므로 당연한 일이다.

마사끼가 속삭인다.

<자니?>

<아뇨, 계속 깨어 있었어요.>

그리고 장난스럽게 말을 덧붙인다.

<참 이상해요. 선생님이 주무시니까 이것도 자요.>

이미 쥰꼬는 위축되어가는 그것에 자극을 가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렇게 말하고 있는 동안에 그것이 다시 되살아났다.

<이봐요, 다시 일어났어요.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는 쥰꼬의 태도에는 결코 마사끼가 강제로 자신을 어떻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있는 것 같다.

얼마나 잤을까?

머리를 들어 마사끼는 시계를 보았다.

4시가 다 됐다.

2시간 동안 잔 것이다.  

그 두 시간 동안 쥰꼬는 부드러워진 그의 것을 쥔 채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조금도 안 잤어?>

<예, 그래도 깨우면 안 될 것 같아 가만히 있었어요.>

쥰꼬의 음성이 갑자기 아양을 떠는 듯하더니 마치 비밀이라도 털어놓듯 속삭인다.

<선생님 생각했어요.>

<어떤 생각?>

<말하지 않을래요.>

<말해 봐.>

<화내지 않을 거죠?>

<응.>

<선생님을 꼭 닮은 애기를 안고 매일 아침 선생님을 배웅하는 것을 상상했어요.>

(나는 왜 이렇게 가정적인 것을 원하는 여자와 인연이 있을까?)

마사끼가 뭐라고 대꾸하지 않은 것은 아직 17세에 불과한 쥰꼬의 자질에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화났어요?>

<아니, 근데 내 손은 쥰꼬가 치운 거야?>

화제를 돌리며 마사끼는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잠들기 전에는 그 손이 꽃잎 속에 있었고, 그 열기와 윤기를 기분좋게 음미했다.

<아뇨, 선생님 스스로 손을 옮겼어요. 몰랐어요?>

<몰랐어.>

<근데 30분쯤 전에 선생님이 나를 꼭 끌어안고, 그리고는...>

<그리고는 뭐?>

<어떤 여자의 이름을 불렀어요. 난 그걸 분명히 들었어요.>

이상하게 쥰꼬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어떻게 보면 화를 내는 것 같기도 하다.

마사끼는 당황했다.

<내가 무슨 이름을 불렀니?>

<그건 말할 수 없어요. 왜 걱정 돼요?>

<응, 쥰꼬의 오해를 받기는 싫으니까. 아마 내 마음과는 아무 상관없이 나온 말일

거야. 누구나 많이 피곤해서 그럴 때가 있잖아.>

얘기를 다른 곳으로 돌려도 되지만 그는 고집을 부리고 변명함으로써 쥰꼬의 자존

심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려고 하는 것이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여자의 이름을 불렀을까요?>

<쥰꼬의 이름 이외에는 다 그래.>

<속 보여요.>

<사실이 그래.>

<그럼 확실히 말해요. 그 여자,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해요?>

<아마 그럴 거야.>

<그럼 난 실망했어요.>

<왜?>

쥰꼬는 얼굴을 들고 그의 눈을 찬찬히 들여다 본다.

그 눈빛이 너무나 대담하다.

갑자기 그녀의 표정에서 진지함이 사라지고 화려한 미소가 피어났다.

<선생님은 쥰꼬라고 불렀어요.>

<정말?>

<예, 정말 기분 좋았어요.>

<그럼 그 동안 날 놀린 거야?>

그러자 쥰꼬는 혀를 길게 내밀며 '메롱'하고 놀린다.

마사끼는 그녀의 양쪽 겨드랑이를 간질인다.

쥰꼬는 몸부림치며 그의 몸 아래에서 빠져나왔다.

<간지러워요. 이제 그만 해요.>

그리고는 벗어놓은 옷을 쥐고 거실로 나갔다.

<이리 와. 이제 안 할게.>

잠시 후 쥰꼬는 단정하게 옷을 입은 채 다시 침실로 돌아왔다.

<국을 데우고 있어요. 식사하셔야죠.>

<나중에, 지금은 쥰꼬와 포옹하고 키스하고 싶어.>

<그 동안 선생님께 식사를 차려 드리고 싶다고 많이 생각했어요. 오늘은 내 말 들

으셔야 해요. 소원이니까.>

<그럼 어디, 쥰꼬 솜씨 좀 볼까.>

식사를 한 뒤에 두사람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

었다.

마사끼는 쥰꼬를 다시 이불  속으로 끌어들이고 싶었지만,  쥰꼬에게 너무 그것만

요구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고 자제했다.

귀엽게 조잘거리며 학교 생활을 얘기하는 쥰꼬에게서 이불  속에서의 관능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그냥 예쁘고 순수한 여고생으로 보였다.

거의 6시가 될 무렵, 쥰꼬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일어섰고,  마사끼는 그녀를 집

까지 바래다 주었다.      

맑은 햇빛을 받으며 마사끼는 가운 차림으로 오래간만에 정원에서 풀을 뜯고 있었

다.

처마 쪽에서는 나쓰꼬가 빨랫감을 널고 있다.

나쓰꼬는 이웃에 사는 30대 초반의 유부녀로 평일에 그의 집에서 파출부일을 하고

있다.

그녀의 엉덩이가 크게 보이는 것은 쥰꼬의  엉덩이와 비교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엉덩이를 자극적으로 흔들며 왔다가다 하고 있는 나쓰꼬는  마사끼의 시선을 의식

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일에 열중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널고 있는 옷 중에는 에이꼬의 잠옷이 있다.

그 옷이 에이꼬의 것이라는 것을 나쓰꼬는 알고 있다.

에이꼬가 결혼한 것도 알고 있다.

그럼 결혼한 에이꼬가 다시 자고 갔다고  생가할까, 다른 여자가 입었다고 생가할

까?

그는 문득 그것이 알고 싶어졌다.

마사끼는 호미를 든 채 나쓰꼬에게 다가갔다.

<이 옷 어떻게 생각해요?>

나쓰꼬가 돌아본다.

<냄새로 알아요. 에이꼬 씨를 다시 만나죠? 유부녀는 조심하세요.>

마사끼는 같은 유부녀이면서 가끔 마사끼와 즐기고 있는 나쓰꼬의 그 말이 재미있

게 느껴진다.

마사끼의 여자 관계를 말할 때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쓰꼬는 자신은 완전히 제외하

고 말한다.

그 겸허한 마음씨가 그에게는 좋은 인상을 준다.

그때 차가 집 앞에서 정지하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다 보니 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그의 고등학교 후배인 미야자끼였다.  

그는 긴자에 여자를 공급하는 다무라  밑에 있다가 얼마 전에  독립해서 조그마한

모델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미야자끼의 뒤를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따르고 있다.

전에 시내에서 우연히 미야자끼를 봤을 때, 그의 곁에 있던 여자다.

그리고 그때 마사끼와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다.

<오래간만입니다. 선배님. 일이 있어 이 근처를 지나다가 들렀습니다. 유미를 기억

하시죠?>

유미는 온몸으로 교태를 부리며 인사를 했다.

패션 잡지의 사진에서 빠져나온 듯한 옷차림이다.

그리고 머리도 방금 헤어 샵에서 나온 것 같다.

여고생인 쥰꼬를 생각하고 있던 그의 눈에는 너무나 눈부시다.

그녀는 화려해서 학생이라는 느낌은 없고, 귀한  집 따님이나 연예인 같은 느낌이

었다.    

<오래간만입니다. 선배님. 일이 있어 이 근처를 지나다가 들렀습니다. 유미를 기억

하시죠?>

<그럼 기억하고 말고. 반갑군.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지. 나쓰꼬  씨 차를 준비해

줘요.>

<이 근처를 지나다가 들렀다는  말은 거짓말이에요. 실은  제가 오자고 졸랐어요.

전화로 연락하면 거절당할까 봐 알려드리지 않았어요. 죄송합니다.>

미야자끼의 말도 유미의 말도 모두 거짓말이라고 마사끼는 생각했다.

셋 사람은 거실에 마주 앉았다.

<유미는 지금 의상 잡지 모델을 하고 있어요. 학생의 아르바이트로서는 최고가 아

닙니까?>

데레꾸라(전화 섹스 클럽, 여고생의 27%가 가끔씩 이용한다.)에서 알게 된 남자와

원조 연애를 하는 것이 아르바이트로서는 최고지만, 정상적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

마사끼는 왜 유미가 그를 찾아왔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마사끼에게는 패션계나 패션잡지쪽으로 아는 사람이 없다.

<솔직히 난 선배님께 유미를 소개시키기 싫었어요. 나도 남자니까 욕심이 있었죠.

그렇지만 유미가 날 볼 때마다 선배님 얘기를 하는데 어쩌겠어요?>

미야자끼가 늘어놓고 있는 동안 유미는 부끄러운 듯 머리를 숙이고  무릎 위에 놓

인 손수건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저렇게 화려한 옷차림은 모델 아르바이트 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미야자끼가  돈많

은 남자를 소개시켜 주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내가 재산이 많으니까 날 기둥서방

으로 만들고 싶은 것인가?)

하지만 저쪽의 진의를 파악하기 전까지는 분위기를 맞추어 주는 게 좋다.

<이거 대단한 영광이군. 나도 유미 얼굴이  가끔 떠오르더군. 아까 마당으로 들어

오는 유미의 얼굴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리더군.>

얘기를 하고 있는 사이에 점심 시간이 되어 마사끼는 나쓰꼬에게  점심 준비를 시

켰다.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마사끼는 문득 나쓰꼬와 유미를 함께 즐겨  볼까 하는 욕망

이 불쑥 생기는 것을 느꼈다.

점심 후에 미야자끼는 바둑 몇 수만 배우고 일이 있어 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유미를 데리고 갈 눈치는 아니었다.

그래서 마사끼는 바둑 두는 것을 얌전히 보고 있는 유미를 어떻게 요리할 까 궁리

하고 있었다.

대국이 중반에 이르렀을 때 하루미에게서 전화가 왔다.

하루미는 일상적인 얘기를 한 후에  저녁에 에이꼬와 셋이서 만나  식사를 하자고

했다.

마사끼는 수화기에 대고 말하는 자신에게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는 유미를 보면서

생각했다.

(하루미를 만나자면 유미를 돌려보내야 한다. 오늘은 유미를 미야자끼와 함께 돌려

보낼까?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루미의 뉘앙스로 봐서 오늘밤 즐

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유미는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를 찾아

온 유미의 의도가 궁금하다.)  

그때 유미가 불쑥 일어서서 거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창가로 갔다.

육감적인 몸의 곡선이 타이트한 드레스 위로 그대로 드러났다.

엉덩이가 풍만하고 허리가 잘룩한 것을 강조한 드레스가 돋보였다.

탄력이 넘치는 엉덩이다.

문득 마사끼는,

(어떻게 전개될 지는 모르지만 유미도 돌려 보내지 말고  세 여자를 거느려 볼까?

매력적인 세 여자에게 둘러싸여 식사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은 말이야, 미야자끼가 여자 손님이랑 같이  와 있어. 미야자끼는 곧 돌아갈

거지만, 네 명이서 함께 식사할까?>

<내가 아는 여자에요?>

<아니. 당신이 싫다면 나 혼자 나가겠어.>

유미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마사끼의 얘기를 엿듣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또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어요?>

<그렇지 않아. 그냥 같이 식사하는 것 뿐이야.>

<식사 후에는 그 여자를 돌려 보낼 거죠?>

<물론이지.>

하루미는 더 이상 깊이 캐묻지 않았고, 장소와 시간을 정했다.

마사끼는 수화기를 놓고 미야자끼에게 말했다.

<유미는 내가 맡지. 자넨 이제 돌아가도 돼. 난 유미의 말을  좀 듣고, 5시가 되면

같이 나갈 거야.>

<유미, 애인이건 누구건 양보하지 말라구. 사랑은 쟁취하는 거야.  계속 선배님 곁

에서 떨어지지 마.>

하고 말하면서 미야자끼는 현관으로 간다.

마사끼와 유미는 현관까지 배웅한다.

미야자끼의 차가 출발한 뒤 마사끼는 유미의 팔을 잡고 그녀의 눈을 똑바로 본다.

<미야자끼는 거짓말을 했지만, 넌 솔직한 여자라고 생각해. 미야자끼와는 남이 아

니지.>

유미는 얼굴을 숙이고 잠시 후에 고개를 끄덕인다.

<한 번 뿐이에요. 미야자끼 씨를 좋아하지는 않아요.>

유미 같이 매력적인 여자를 한 번만으로 버려둘 미야자끼가 아니다.  

<그럼 나를 만나러 온 목적을 말해 봐. 난 딴 생각하는 여자는 싫어해.>

유미는 깨끗이 고백했다.

마사끼의 예상대로 미야자끼는 유미와 그를 결합시킨  다음, 정사 장면을 몰래 찍

어 돈을 뜯어낼 작정이었다.

유미는 의외로 머리가 잘 돌아가는 여자였다.

미야자끼를 배반함으로써 마사끼의 신뢰를 받으려는 것이다.

그런 다음, 자신의 매력을 이용해 마사끼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자신이 있었

을 것이다.

마사끼는 유미의 어깨를 안고 소파에 와서 앉았다.

유미가 얼굴을 들고 그의 눈을 마주 본다.

그 눈에 눈물이 고여 있다.

그녀의 손이 그의 가슴에 와 닿는다.

<정말 그날 이후로 선생님을 한번만 더 만나고 싶었어요. 돈 얘기는, 그래야 미야

자끼 씨가 소개시켜줄테니까 핑계를 댄 거예요.>  

 유미의 눈물을 글썽거리는 연기는 훌륭하지 못했지만, 그렇게 연기를 하는 그 심

정에는 귀여운 면이 있었다.

(속아 주는 척하는 것이 신사의 도리겠지.)

마사끼는 고개를 끄덕이며 유미의 등을 토닥거렸다.  

<솔직하게 말해 줘서 기뻐. 하지만 미야자끼가 알면 큰일 나. 네에게 해꼬지를 할

수도 있으니까.>

<예.>

자기 집에 돌아가 있던 나쓰꼬가 세탁물을 거둬 들이러 왔다.

집 앞에 차가 없기 때문에 유미가 돌아간 줄 알고 불쑥 집안으로 들어왔다가 유미

를 보고 노골적으로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다.

본래 마사끼는 오늘 오래간만에 30대 초반의 여유로운 나쓰꼬의 육체를 훔치는 즐

거움을 맛볼 생각이었다.

아침에 찾아 왔을 때 나쓰꼬도 그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요염한 엉덩이의 유혹에서 그것이 역력했다.

그런데 유미의 방문이 그의 예정을 망쳐 놓았다.

밤에는 나스꼬가 시간을 낼 수 없다.

다시 찾아와서 아직도 유미가 있는  것을 보고 나쓰꼬는 마지막  기대마저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마사끼는 나쓰꼬의 불만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주기로 결심했다.

나쓰꼬가 세탁기가 있는 다용도실 안으로 들어갔을 때 마사끼가

<잠깐 나쓰꼬 씨랑 얘기할 것이 있어. 여기서 기다려.>

하고 유미에게 말한 다음 안으로 따라들어갔다.

장지문을 꼭 닫고는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는 그녀의 등 뒤로  어깨에 손을 짚었

다.

<저 여자 어떻게 생각해요?>

<너무 사치스러워요. 밥을 반이나 남기다니, 낭비벽이 심할 거에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나쓰꼬는 그의 손등을 어루만지면서,

<하루미 씨와 결혼하면 좋을텐데. 당신에게 잘 어울려요.>

그녀가 어루만지고 있는 자신의 두 손을 들어 유방을 움켜 쥐었다.

<결혼해 버리면 당신하고 즐길 수가 없잖아요.>

<그럴 각오는 되어 있어요.>

마사끼는 나쓰꼬의 유방을 애무한다.

나쓰꼬의 숨소리가 안타까워진다.

그의 손을 뿌리치지 않는 것은 유미에게 호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오히려 평소보다 적극적으로 응하며 할딱거리고 있다.

(이대로 해도 좋지 않을까?)

어제 어린 쥰꼬와의 제한된 애무는 신선하고 귀중하다.

그러나 너무나 마음이 쓰이고 자제가 필요한 그런 분위기에는 역시 충족되지 않는

것이 있다.

그래서 그 반동으로 마사끼는 부담없는 마스꼬에게 욕망을 느끼는 것이다.

나쓰꼬는 아침부터 기대를 하고 있었고, 유미를 만나는 것을 싫어한다.

마사끼의 여자 관계에 전혀 참견하지 않는 나쓰꼬로서는 드문 일이다.

유미를 무시하고 마사끼를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적극적인 숨소리가 그것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유미는 돈많은 늙은 남자들과 많이 굴러먹었을 것고, 그런 족속들 중에는 변

태적인 성행위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장지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사끼가 그런 행위를 해도  그리 놀라지 않을

것이다.

설사 놀란다 하더라도 지금 아쉬운 쪽은 유미 쪽이므로 그의 집에서 나가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풍만한 두 개의 유방과 젖꼭지를 동시에 만지면서 마사끼가 속삭인다.

<지금 하고 싶어요.>

<안 돼요. 저 여자가...>

<있으면 어때요? 당신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고 말하지도  않아요. 그리고 상

당히 굴러먹은 여자니까 별로 놀라지도 않아요.>

<하지만...>

나쓰꼬의 목소리에는 거부하는 기색이 없다.

한번 그냥 빼는 느낌이다.

그 증거로 유방을 주무르고 있는 그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오히려 그  손등을 꼭

잦고 몸을 꼬고 있다.

그녀의 숨소리가 상당히 흥분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마사끼는 귓볼을 빨며 옷자락을 들추고 손을 넣었다.

마쓰꼬는 소리를 내지 않고 반항하는 척 했으나 그의 손이 허벅다리에서 골짜기로

들어가자 그 몸부림도 그쳤다.

나쓰꼬는 이미 그를 맞아들이고 싶어한다.

그것을 확인하고 속옷을 벗기기 시작한다.

등 뒤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좀 까다로웠으나 그녀가 자진해서 벗었다.

마사끼는 나쓰꼬의 상반신을 세탁기 위에  엎드리게 한 뒤 지퍼를  열고 덩어리를

꺼냈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 유미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장지문을 여는 일이 있어도 눈짓

으로 신호를 보내고 계속하면 된다. 나쓰꼬도 이제는 피하지 않을 것이다.)

나쓰꼬의 희멀겋고 풍만한 엉덩이를 세워 놓고 크게 갈라진 틈새  속의 비경을 보

며 그는 더욱 팽팡하는 것을 느낀다.  

나쓰꼬는 색이 짙고 무르익은 대담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열려 있는 골짜기에서는 샘이 넘치고 있다.                          

마사끼는 첨단을 그 비경에 대고 그녀의 등에 엎드린다.

나쓰꼬는 두 손으로 벽을 짚고 신음한다.

(오래간만이다.)

허리를 계속 물결치면서 그는 나쓰꼬의 내부가 아니라  엉덩이와 어깨의 움직임을

주의해서 본다.

그것의 움직임에는 그녀의 욕구가 나타나는 것이다.

실은 나쓰꼬가 이 체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마사끼도 알고 있다.

그러나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다.

바닥에 빨래에서 흘러나온 물이 고여 있으니 이대로 계속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나쓰꼬가 할딱거리면서 말한다.

<저 장지문 괜찮아요? 꼭 닫았지요?>

역시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마사끼는 그 문 쪽을 보고 기척을 살피며,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괜찮아요.>

하고 안심시킨다.

다른 여자와 장지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는 변태적인 기분에  나쓰꼬는 더욱

흥분하고 육체 내부의 반응도 더욱 커서 뜨거운 샘이 넘치고 있다.

도중에 나쓰꼬가 체위를 바꾸자고 졸라댈지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나쓰꼬는 그대로

점점 흥분이 고양되고 있다.

그녀의 머리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살펴보니 그녀가 목소리를  죽이고 벽에

뺨을 대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럴 때마다 엉덩이가 떨리고 내부에서도 경련이 일어난다.

나쓰꼬는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마사끼는 유미의 귀를 의식하고 더 크게 들리도록 더욱 세차게 허리를 움직였다.

나쓰꼬는 신음소리와 함께 몸을 떨면서,

<저쪽에 들리면 어떻게 해요?>

하고 소리친다.

나쓰꼬 자신은 작게 하는 소리지만 그 소리가 온 집안에 울리고 있다.

<괜찮아요. 들리면 어때.>

하고 그는 나쓰꼬를 격려한다.

<참을 것 없어요. 자, 마음껏 해요.>

나쓰꼬와 계속하면서도 그는 유미의 귀를 의식하고, 유미가 어떻게 생각할까 하고

궁금해 하고 있었다.

손님인 유미를 바로 옆에 두고 이런 짓을  하고 있으니, 유미가 그냥 나가 버려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유미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나쓰꼬가 이윽고 소리를 지르고 마사끼는 그 소리가 계속되도록 그녀의 내부 깊숙

이 덩어리를 찔러댄다.

그러나 곧 말없이 신음소리로 바뀌고. 그에게 그만하라고 손으로 신호한다.

그 신호에 따라서 그는 운동을 중지하고 그녀의 내부의 여진을 음미한다.

그러다가 다시 그가 움직이고 나쓰꼬도 응해 온다.

이제는 나쓰꼬의 의식 속에서 유미에 대한 걱정이 사라진 모양이다.

마사끼는 그대로 나쓰꼬를 절정에 오르게  하고 유미에게 그 신음소리를  듣게 했

다.

처음부터 나쓰꼬의 신음소리는 크게 울렸고, 나중에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잠시 후 마사끼는 아직 한껏  팽창해 있는 덩어리를 빼내고  나쓰꼬에게서 떨어졌

다.

나쓰꼬는 그가 떨어지고 나서도 한참동안 그대로 있었다.

그는 옷을 추스려 입고는 나쓰꼬의 뺨에 키스를 했다.

그러자 나쓰꼬는 그의 손을 잡으며,

<난 이대로 뒷문으로 나가겠어요.>

하고 말한다.

유미와 마주치기가 부끄러운 것이다.

마사끼는 고개를 끄덕인다.

유미는 소파에 앉아있다가 그를 보고 일어섰다.

그녀의 눈에는 노여워하는 빛은 없었고, 오히려 욕정을 내비치고 있었다.

그가 다가가자 입술을 벌리는 포즈를 취한다.

나쓰꼬의 들뜬 교성이 유미를 대담하게 만든 것이다.

또 문소리와 밖에서 나는 걸음소리에 나쓰꼬가 밖으로 나간 걸 알고 있을 것이다.

마사끼는 유미의 요염한 유혹에 따라 그 어깨에 두 손을 놓고 안았다.

<어땠어?>

<감동적이었어요.>

유미는 처음부터 그의 입술을 세차게 빨아댔다.

그것은 유미가 나쓰꼬의 신음소리를  듣고 심한 자극을  받았으며, 많이 흥분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그녀의 스커트를 들추고 손을 넣었다.

유미는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무릎을  벌려서 그의 손가락이 들어가기  쉽도록 한

다.        

팬티가 촉촉히 젖어 갈라진 틈새로 말려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하는 마사끼에게 유

미가 속삭인다.

<나도 만져도 돼요?>

떨리는 목소리다.

유미의 손이 가운 위로 그의 몸을 잡았다.

<어머!>

놀라는 음성이다.

마사끼의 그것이 아직도 건재한 것이 뜻밖인 모양이다.

<널 위해 남겨 두었어.>

<기뻐요.>

그 흥분한 음성에는 타산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역시 마사끼는 그 음성 뒤에서 미야자끼의 환영이 느껴졌다.

<난 불행한 남자야.>

<왜요?>

유미의 손가락은 교묘하게 움직이며,  역시 남자의 몸에  길들여진 여자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매력적인 너의 모습에서 미야자끼의 음흉한 미소가 보여.>

<그 사람 일은 잊어버려요. 난 미야자끼 씨의 인형이 아녜요.>

유미의 손이 그의 민감한 곳을 교묘하게 애무하고 있다.

어느 사이에 그의 손이 가운을 들추고 팬티 안으로 들어와서  그를 더욱 흥분시키

고 있다.

<이렇게 멋진 건 처음이에요. 나 감동했어요.>

그때 현관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마사끼는 얼른 유미를 떼어놓고 물러섰다.    

역시 나쓰꼬였다.

나쓰꼬는 좀처럼 돌아가려고 하지 않았다.

마사끼가 분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해서 다시 돌아온 것이다.

하루미나 에이꼬 등 다른 여자가 왔을 때는 그런 적이 없었다.

유미에게 대단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유미도 나쓰꼬의 그런 반감이 느껴졌는지 그녀의 표정은 잔뜩 굳어져 있다.

하루미와의 약속 시간은 유미도 알고 있다.

점점 나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유미는 마사끼와의 사이에 아무런 약속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무

척 초초할 뿐이다.

<자, 이제 나갈 준비를 해야지.>

하고 마사끼가 일어선다.

그제야 나쓰꼬는 돌아갔다.

마사끼는 옷을 갈아 입기 위해서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유미도 따라온다.

<선생님께서 저 여자 눈치를 봐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아니, 그저 일 잘하는 파출부야. 근데 네가 점심을 남긴 것이 안 좋았어.>

<그저 파출부인데, 저 방에서 선생님과 신음소리를 내며 좋아했어요?>

<가끔 즐기기도 하지. 나쓰꼬 씨가 젊고  예쁜 유미한테 질투하는 거야. 상관하지

마.>

전화벨이 울린다.

'쥰꼬일지도 모른다'는 예감을 하며 수화기를 들었다.

직감한 대로 쥰꼬였다.

어머니 심부름으로 시장보고 들어가다가 전화했다는 것이다.

<어젯밤엔 도꾸가와 선생님 꿈만 꾸었어요.>

역시 여고생이다.

쥰꼬 자신은 자기의 얘기가 그에게 그런 느낌을  주는 것을 모른 채, 진지하게 사

랑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기뻐. 떨어져 있어도 같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 오늘밤엔 내가 우리 공주님

꿈을 꾸지.>

마사끼가 전화를 끊자 유미는 한숨을 쉬며 말한다.

<조금 있다 만나기로 한 여자가 아니군요. 여자가 많은가 봐요? 내가 끼어들 틈이

있을까 모르겠어요.>

<그건 네가 하기 나름이야. 난 여자에게 약하니까 말야.>

그렇게 말하면서 그의 몸을 팬티 밖으로 꺼내려는 유미의 손을 막았다.

<시간이 됐어. 난 시간은 정확히 지켜.>

약속한 레스토랑에 들어가니 하루미와 에이꼬가 먼저 와 있었다.

마사끼는 유미를 맞은 편에 앉히고 간단히 서로 인사하게 했다.

하루미는 비교적 순한 눈길이었으나, 유미를 의식적으로 피하려 했다.

먼저 유미에게 말을 건 것은 에이꼬였다.

식사를 하며 에이꼬는 다소 사무적인 어조로 꼬치꼬치 깨물었고, 마사끼는 모르는

척 하루미와 얘기를 나누었다.

<마사끼 씨는 위험한 남자에요. 미야자끼 씨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요?>

<예?>

<오늘밤에라도 당신을 유혹을 할지 몰라요.>  

<그러면 넘어가 버릴까요?>

<정말 그럴 생각이에요?>

<내가 먼저 유혹할지도 몰라요.>

유미는 꽤나 대담하고 당당했다.

그동안 유미는 자신의 미모에 자만하고 있었는데, 오늘 하루미와 에이꼬의 아름다

움에 주눅이 들어서 일부러 그렇게 나오는지도 모른다.  

<대담하군요. 하지만 이용하진 못할 걸요.>

<과연 그럴까요?>

그제야 유미의 표정과 말에서 에이꼬의 집요한 질문에 대한 반발이 나타난다.

한편 마사끼는 하루미와 은밀히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금 생각이 났는데, 이제까지 당신에게 제대로  선물을 한 적이 없었어. 다음에

만날 때 선물을 줄게.>

<뭔데요?>

<주권이야. 현시가는 50만 엔 정도지만 곧 값이 오른다는 말도 있어.>

<그런 건 받기 싫어요.>

<주가가 오를지 안 오를지 아무도 모르니까 보통 선물과 달리  흥미가 있잖아. 그

리고 그냥 주는 건 아냐. 뉴질랜드로 여행가고 싶다고 했지? 올랐을 경우 그 이익

으로 뉴질랜드에 가는 거야. 이래도 안 받겠어?>

<그럼 고맙게 받겠어요. 그렇지만 필요하다고 말씀만 하시면 언제든지 돌려드릴게

요.>

마사끼는 하루미와 얘기하면서도 에이꼬와  유미의 대화에 귀를  기울리고 있었는

데, '과연 그럴까요?' 하고 대답하는 유미의 태도에 마사끼는 놀랐다.

그 말 이면에는 '나라면 이용해 보겠다'는 자부심이 있고, 게다가 그것을 노골적으

로 말함으로써 에이꼬에게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마사끼의 애인을 에이꼬라고 유미는 판단한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미는  다른 사람 앞에서는 애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반면에,

에이꼬는 자유분방하게 자주 마사끼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냈고, 또 유미에게 노골

적으로 적대감을 보이는 에이꼬의 태도도 오해할 만 했다.

<어머, 굉장한 자신이군요. 하지만  마사끼 씨는 패션계와  연예계에 아는 사람이

없어요. 그리고 절대로 여자에게 빠져 돈을 함부로 쓰는 사람이 아니에요. 돈 관리

하나만큼은 철두철미해요. 그 점을 명심하지 않으면 나중에 실망해요.>

에이꼬는 유미가 마사끼에게 접근하는 이유를 알아차리고 미리 선수를 쳤다.

마사끼가 에이꼬에게 장난스럽게 말한다.

<그렇게 심술부리지 말라구. 그러다가 유미가 도망가 버리면 어떻게 해.>

<호호호... 나, 질투심이 생겨서 방해하고 싶은 걸요.>

자주 가는 사다니 클럽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도  에이꼬와 유미는 친해지기는커녕

서로 불꽃을 튕기였다.

클럽을 나오며 마사끼가 말했다.

<자, 오늘밤은 이 정도로 하지. 내가 세 사람 다 집 근처까지 태워주겠어.>

마사끼는 에이꼬와 유미, 그리고 하루미를 차례로 집 근처에서 내려 준 뒤 집으로

돌아왔다.

유미가 에이꼬와 하루미를 배웅하고 몰래 다시 만나자고 두 여자의  눈을 피해 그

의 귀에 속삭였지만, 마사끼는 거절했다.

유미의 너무 당돌하고 자신만만한 태도가 마음에 걸려  신중하게 진행하기로 결심

한 것이다.  

두 사람은 이불 속에서 서로의 나신을 애무하고 있었다.  

그런 다음 마사끼는 쥰꼬에게 그것을 쥐게한 뒤,  그 손이 겁을 먹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러운 태도로 반듯이 누워서 두 손으로 팔베개를  하고 눈을 감

았다.

쥰꼬는 가만히 있다.

도와 주는 말이 필요하다.

<손이 알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뿐이야. 쥰꼬가 보아주면 좋겠어.>

마사끼는 노출증이 있는 남자는 아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는 평범하다.

그런 마사끼가 특별히 쥰꼬가 자기 몸을 보아 주기를 원하는 것은, 쥰꼬가 순진한

소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뿐만 아니라 쥰꼬와 더 친밀해지고 싶은 마음, 그것이 더 큰 요소였다.

만약 쥰꼬가 마사끼의 그것을 징그럽게 느낄 위험이 있다면 마사끼는 요구하지 않

았을 것이다.

상대의 심리를 무시하고 노출하는 치한의 행위와는 다르다.

그래서 선택을 쥰꼬에게 맡겼다.

만약 쥰꼬가 그것을 싫어한다면 보지 않아도 된다.

쥰꼬의 다른쪽 손이 이불 자락을 잡았다.

이불이 조금 들리고 찬 공기가 느껴진다.

그러나 이불이 다시 덮인다.

그는 쥰꼬가 하는 말을 들었다.

<어떻게...?>

눈을 감은 채 마사끼가 말한다.

<억지로 할 필요는 없어. 이리 와서 키스해 줘.>

쥰꼬의 얼굴이 그의 얼굴로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역시 안 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는 그의 입술을 쥰꼬의 입술이 덮는다.

마사끼는 그대로 그 입술에 강하게 키스한다.

두 사람이 이불 속으로 들어간지 상당히 오래됐다.

마사끼는 진행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그 느긋함에 불만이 없다.

키스하고 나서 쥰꼬가,

<정말 볼래요.>

하고 속삭인다.

마사끼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쥰꼬가 상체를 아래쪽으로 가져간다.

마사끼가 눈을 아래쪽으로 깔고 보니 이불 속으로 내려가고 있다.      

그녀의 얼룩이 그의 중심부에 닿았을 때 정지했다.

쥰꼬의 손은 여전히 그것을 쥐고 있다.    

(깜깜해서 보이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하려는 것일까?)

그 행위 하나하나에 쥰꼬의 개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하며 기다린다.

그러자 쥰꼬의 머리가 이불자락을 들었다.

조금씩 들린다.

(아하 그렇게 하는구나.)

쥰꼬는 이불을 들치지 않고 그의 몸을 그대로 둔 채 빛을 받아들인다.

이불 끝이 높이 들리고, 그녀가 이불 속에서 일어나 앉는다.

쥰꼬의 손이 그것을 놓았다.

(보고 있다.)

마사끼는 가만히 있다.

자기의 그것이 맥박치고 있음을 느낀다.

쥰꼬가 가만히 그것의 밑둥에 손을 놓는다.

손가락이 조금씩 움직인다.

이불이 더 들린다.

빛이 더 들어오도록 그녀가 이불을 드는 것이다.

그래서 한쪽 어깨가 이불자락 끝으로 드러난다.

가슴도 보인다.

그 희고 윤택한 피부가 그를 눈부시게 한다.

손을 뻗어 만지고 싶은 생각이 나지만 가만히 있었다.

이제는 확실히 보일 것이다.

(어떤 생각이 들가?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을까?)

쥰꼬의 손이 움직인다.

그것은 눈이 어디를 보는지를 가리키고 있다.

미묘한 움직임이다.

갑자기 그의 것이 꽉 잡힌다.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거친 동작이다.

쥰꼬가 수치심을 억제하고 대담하게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쥰꼬가 그의 것을 꼭 잡고 첨단의 끝에 입술을 댄다.

확실히 손이 아니고 입술이다.

마사끼는 마음이 설레인다.

마사끼는 나중에 그것을 요구할 생각이었는데, 쥰꼬가 이렇게 먼저 행동하는 것이

다.

입술이 닿아서 생기는 감각은 섬세하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완전히 쥰꼬의 의지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그 입술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과연 입 속에 물지는 못한다.

(이젠 쥰꼬의 얼굴이 이쪽으로 오겠지. 아니면 얼굴을 보이기가 부그러워서 내 가

슴에 비벼대겠지.)

마사끼는 대담한 그녀를 애정으로 품어 주기 위해서 머리를 들었다.

그러나 더 계속된다.

쥰꼬가 다시 그것을 쥔 채 뺨에 비비기 시작한다.

한참 후에 다시 입술이 닿고, 이번에는 그녀가 혀를 움직이는 것을 확실히 느낀다.

얼마 후 쥰꼬가 입술을 뗀다.

이불이 내려가며 그녀의 상체도 눕는다.

그녀가 다리를 뻗는 것도 보인다.

쥰꼬가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불 한쪽 끝에 웅크리고 가만히 있다.

마사끼는 자기도 이불 속으로 기어서 쥰꼬의 얼굴이 있는 데까지 갔다.

쥰꼬는 뺨을 시트에 대고 숨을 죽이고 있다.

마사끼는 그 어깨를 끌어안고 뺨에 자기 뺨을 댄다.

<사랑해,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워.>

마사끼가 쥰꼬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그는 감동하고 있다.

잠시 후 쥰꼬가 조용히 말한다.

<한번 더 말해 줘요.>

<사랑해. 그 누구보다도 더 많아 쥰꼬를.>

<그 말 잊으면 안 돼요. 잊지 마세요.>

<절대 잊지 않아.>

마사끼는 쥰고의 뺨이 이상하게 뜨거운 데 놀랐다.

이불 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다음엔 더 밝은 곳에서 보겠어?>

말없이 쥰꼬가 끄덕인다.

쥰꼬가 더 이상 부끄러움을 감추지 않는다.

<쥰꼬의 그곳이 보고 싶어.>

<......>

<안 돼?>

(싫다면 강요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오늘은 이미 예상했던 이상으로 기쁘다. 다음

에 해도 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쥰꼬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몰라요.>

마사끼가 더욱 강하게 껴안는다.

그녀의 뜨거운 숨결이 목덜미에 느껴진다.

<조금 전에 내가 한 것처럼 쥰꼬는 눈을 감고 가만히 있으면 돼.>

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쥰꼬가 몸을 흔든다.

빨리 전화를 받으라는 뜻인가 보다.

그러나 마사끼는 그 큰 벨소리를 못들은 척 그녀를 더욱 꼭 끌어안고 있다.

<안 받아도 돼요?>

<괜찮아, 그보다 쥰꼬의 대답이 중요해.>

계속 전화벨이 울린다.

마사끼가 키스를 하자 쥰꼬가 조금 저항한다.

(전화탓이겠지.)

그 저항은 그가 입술을 빨자 그치고, 쥰꼬도 적극적으로 응하기 시작한다.

그런 가운데 전화벨이 멈춘다.

<보고 싶어.>

마사끼는 이불을 들고 몸을 일으켰다.

쥰꼬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거부하지는 않는다.

두 사람의 얼굴이 본래 위치인 베개 있는 데로 올라갔다.

이불도 끌려 올라간다.

쥰꼬를 눕히고 이불을 끌어내린다.

두 얼굴이 나온다.

쥰꼬가 얼굴을 가리고 있다.

그 동작에 소녀다운 부끄러움이 있다.

쥰꼬의 눈에 키스를 한다.

그러면서 매끄러운 등을 천천히 쓰다듬는다.

마사끼의 마음은 두 갈래로 갈라지고 있다.

하나는 아직 꽃피지 않았지만 곧 마사끼의 의해서 꽃피게 될  것을 사실상 허락하

고 있는 순결한 여체에 대한 갈구와 또 하나는 그 몸 속에 담겨 있는 쥰꼬의 슬픔

이었다.

타인의 눈에는 쥰고가 언니의 애인이었던 연상의 남자와 성경험을 하려고 하는 음

란한 여고생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마사끼는 쥰꼬에게서 그런 추함을 전혀 느끼기 않는다.

오히려 순수함을 느끼고 있다.

또 마사끼는 지금 훨씬 연하인 교복을 입은 소녀를 성애의  세계로 이끌어가고 있

다.

그녀의 언니와의 관계를 지속하고 있으면서도 동생인 쥰꼬에게 야심을 품고 있다.

상싱적으로는 분명히 비도덕적인 행위다.

그러나 그런 상식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쥰꼬가 눈을 뜬 것은 두 사람의 얼굴이 이불레서 나온 잠시 후였다.

두 사람의 몸은 밀착되어 있다.

그의 가슴에는 탄력있는 그녀의 젖가슴이 닿아 있다.

그의 분신은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끼어 있다.

쥰꼬가 눈을 떴을 때 바로 앞에 그의 눈이 있었다.

수치심이 다소 가라앉았는지 그녀는 눈을 감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눈속에는 기쁨과 장난기가 조금 섞여 있었다.

마사끼는 그런 모습을 한 쥰꼬가 귀엽다는 듯이 가볍게 키스하고,

<맛이 어땠어?>

하고 묻는다.

<그런 것 물어보면 싫어요.>

쥰꼬는 부끄러워하며 뺨을 비빈다.

그러면서 그에게 꼭 안긴다.

<한번 더 해달라면 해주겠어?>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에 쥰꼬가 끄덕인다.

주저하지 않는다기보다 마사끼가 그 말을 취소할까 봐 얼른 끄덕인 것 같다.

아마도 쥰꼬는 책이나 친구의 얘기로 상대의 성기를 애무하는 것이 아름다운 성횅

위라는 것을 알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 지식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 모양이다.

마사끼는 재차 부탁한다.

<나도 쥰꼬의 모든 것을 보고 싶어.>

그제야 쥰꼬가 간신히 끄덕인다.

마사끼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귓볼을 만져 준다.

<쥰꼬는 내 애인이니까 아무 것도 꺼릴 것이 없어.>

<정말 도꾸가와 선생님과 내가 애인인가요?>

<물론이지.>

마사끼는 긴 키스를 한 뒤에 천천히 그녀의 유방에서 가슴을  떼고 팔꿈치를 세워

상체를 일으켰다.

쥰꼬의 허벅지 사이에 끼워져 있던 그의 것이 자유롭게 되었다.

쥰꼬를 반듯이 눕힌다.

그녀는 마사끼가 이제부터 할 행동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그녀는 자기 손을 유방 아래쪽 배 위에 올려 놓는다.

그녀가 눈을 감자 긴 속눈썹이 아래쪽으로 깔린다.

하얀 가슴의 부풀음이 더욱 희고 맑다.

마사끼의 손이 다시 그녀의 목덜미에서 천천히 유방과 겨드랑이 사이로 해서 다시

위로 올라와서 젖꼭지를 애무한다.

그러자 쥰고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며 어렴풋이 입술이 벌어진다.

그의 입술이 그 작은 젖꼭지에 닿고 혀끝이 구른다.

그는 자기 행위에 도취되어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역시 마사끼는 여자의 한 상징인 유방을 애무하는 일에 긴 시간을 들였다.

그의 얼굴이 유방에서 떨어졌을 대 아래쪽에 있는 쥰꼬의 손은 자연스럽게 좌우로

내려갔다.

마사끼의 얼굴이 내려갈 줄 알고 하는 행동이다.

마사끼의 입술은 점점 아래로 내려가다가 배 위에서 강하게 키스한다.

맑은 피부에 빨간 핏자국이 생긴다.

그는 쥰고의 얼굴을본다.

귀여운 턱밑이 보인다.

그녀의 손이 입을 막고 있다.

그의 얼굴이 더 아래쪽으로 내려 간다.

쥰꼬의 허벅지가 꼭 합쳐져 있다.

부드러운 언덕이 나타났다.

숲이 이른 봄의 잔디처럼 엷다.

마사끼는 그 어린 풀밭에 입술을 댄다.

여자의 냄새가 난다.

눈을 감고 그 냄새를 음미한다.

그것은 어린 풀밭에서 나는 향기였고 그의 심신을 도취게 한다.

눈을 뜨고 그 풀밭에 뺨을 비비면서 거기에서 그녀의 상반신을 본다.

흰 피부의 곡선이 아름답고 배와 가슴이 숨쉬고 있다.

마사끼는 더 얼굴을 숙이고 오른손으로 그녀의 두 다리를 끌어안았다.

그것은 두 다리를 오므리게 하는 행위지만 그녀의 몸 전체를  사랑하는 표현이 되

는 것이다.

왼손으로 풀밭을 애무한다.

그러면서 얼굴을 더 아래쪽으로 숙여서 뺨을 허벅다리에 닿게 했다.

꽃밭으로 내려가면서 그는 더욱 신중히 한다.

합쳐진 두 다리 사이의  비밀스러운 부분, 그리고 한  줄기의 골짜기가 그의 손에

의해서 벌려지고, 분홍색 등대가 나타난다.

그것은 전등불에 비쳐 떨리는 듯이 보인다.

마사끼는 그곳에 입술을 댄다.

처음에는 려끝을 대지 않고 살짝 입술로 전체를 누른다.

그러자 그녀의 사타구니에서 경련이 일어난다.

그와 동시에 먼 곳에 있는 그녀의 입에서 약한 신음소리가 들린다.

그는 더욱 입술을 누르고 정지한다.

한 호흡을 쉬고 조용히 빤다.

다시 경련이 일어난다.

그녀의 사타구니가 벌려지는 듯하다가 다시 오무려진다.

그는 빠는 것을 중지하고 다시 입술을 대고 벌리듯이 혀를 내민다.

그의 혀끝이 굳어 있는 등대에 닿았다.

자연스럽게 혀끝이 구르기 시작한다.

쥰고는 신음하며 허리를 비튼다.

그것은 무의식적인 움직임이었고, 그의 입술이 떨어진다.

쥰고의 가슴을 본다.

크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가슴을 그녀의 손이 안타까운 듯이 움켜쥐고 있다.

(지금은 여기 애무를 중지하는 게 좋겠다.)

마사끼의 손과 뺨과 입술의 애무는 그녀의 골짜기 왼쪽으로 옮겨갔다.

골짜기를 따라서 내려가려면 꽃잎을 더 벌려야 한다.

그래서 입술로 비경에 키스를 해서 벌리게 한다.

조금 저항하는 듯하다가 그녀는 벌린다.

꽃이 모두 보일 정도로 벌려졌다.

그의 얼굴이 비경을 마주 본다.

손이 움직인다.

아름다운 분홍색 세계가 그의 손가락에 의해 벌려진다.

그는 입술을 작은 꽃잎에 대고 수치심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린다.

그러다가 그의 혀끝이 미묘하게 움직이며 두 꽃잎 사이로 들어간다.

아까와는 좀 달리 부드러운 경련이 그녀의 허벅다리와 배위에서 일기 시작한다.

그의 육체는 점점 욕망으로 팽창한다.

마사끼의 입술과 혀의 애무가 계속된다.

마사끼의 그 행위에는 쥰고를 사랑하는 애정과 기쁨이 넘치고 있다.

혀가 가는 장소에 따라 쥰고의 반응이 달라진다.

역시 꽃봉우리가 가장 예민하다.

그 다음이 꽃잎 안쪽이었다.

그곳에 혀가 들어갈 때 그녀의 온몸이 꿈틀거린다.

그리고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도중에 그는 얼굴을 들었다.

더욱 선명한 세계를 보기 위해서다.

새로 돋아나기 시작한 잔디가 언덕 의에 모여서 자라고 있었고, 그 계속을 내려가

면서 엷게 나 있었다.

두 꽃잎 바깥쪽으로 나 있는 잔디는 더욱 엷었다.

그 안쪽에 샘물이 흐르는 골짜기가 있었다.

거기서 그는 처음으로 준고의 처녀를 보았다.

그곳은 여러 겹의 막이 겹쳐 있었다.

그 모양이 다른 처녀들과 다른 것에 그는 놀란다.

처녀지를 지키는 파수병이 하나가 아니었다.

그곳은 여러 겹의 막이 겹쳐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벌려도 입구가 보이지 않았다.

넘치는 사랑의 샘물이 그 사이에 스며 있었다.

마사끼는 오른손으로 그곳을 벌리고, 왼손으로 가장 민감한 등대를 비빈다.

그 중심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의 눈이 휘둥그래진다.

여러 겹으로 된 그 분홍색 ㄱ잎이 꿈틀거리며 안쪽으로 오므라든다.

그러다가 금방 풀어진다.

그의 손가락이 다시 등대를 애무한다.

<아...>

안타까운 신음소리와 함께 다시 그곳이 수축하고 풀린다.

사랑의 샘이 넘친다.

마사끼는 그곳에 입술을 대고 혀를 내민다.

그러자 그녀가 다시 경련한다.

준고의 손이 그의 머리결을 쥔다.

그는 얼굴을 든다.

<이리 와요.>

애원하는 듯한 음성을 그는 들었다.

미사오는 신선한 놀아무과 감동을 준 비경에서 얼굴을 들고 준고의 옆으로 올라가

눕고 이불을 덮었다.

긴 키스 뒤에 그가 말한다.

<준고의 전부를 봤어.>

준꼬는 눈을 감은 채 끄덕였다.

<아주 예뻤어. 아름다운 꽃밭이었어. 아주 준꼬다웠어.>

<이상한 데는 없었어요?>

<없어.>

<우린 말예요. 아직 경험이 없는 아이들은 말예요. 걱정을 해요. 내가 정상인가 하

고요.>

준꼬가 그의 등을 끌어안았다.

그도 쥰꼬의 목덜미와 등을 쓰다듬고 있다.

마사끼의 그곳은 아까부터 같은 상태를 유지하며 여전히  그녀의 사타구니에 끼어

있다.

키스를 하면서 마사끼가 그렇게 한 것이다.

준꼬의 사타구니의 압력이 그의 페니스를 진정시키고 있다.

<알아. 소년 시절에 남자들도 그런 걱정을 해. 쥰꼬는 걱정 안 해도 돼. 내가 보장

하지. 아주 멋져. 쥰꼬의 그곳은 얼굴이나 가슴만큼 예뻐.>

<이불을 덮어요.>

하고 쥰꼬가 말한다.

어둠 속에서 속삭이기를 원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불 속에서 얼굴을 마주 댄다.

쥰고가 그의 가슴을 쓰다듬는다.

<또 어떤 걱정들을 해?>

<얼마나 아플까 하고... 반에서 누가 경험했는데 무척 아팠다는  얘기를 하면 다들

새파래져요. 자기는 절대로 그런 짓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씩씩거리는 아이도 있어

요.>

마사끼는 그녀의 왼쪽 다리를 끌어안는다.

그리고 자기 몸을 더욱 밀착시킨다.

그러자 그의 것이 그녀의 다리에 닿고, 페니스 끝에 따뜻한 것이 닿는다.

각도는 부자연스럽지만 서로 대고 있는 형태가 되었다.

<이거 알겠어?>

하고 마사끼가 속삭인다.

처음으로 두 사람의 성기가 닿은 것이다.

쥰꼬가 끄덕인다.

그리고는 가만히 있다.

거기에서 생기고 있는 감각을 음미하고 있다.

각도를 조금 바꾸어서 위치를 고정시키고 허리를 밀면 결합이 될 것이다.

그러나 물론 마사끼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마사끼는 손을 넣고 쥰꼬의 등을 잡으며 다리를 뻗는다.

쥰꼬도 뻗는다.

마사끼의 것이 골짜기를 따라 눕혀져 있다.

젖어 있는 뜨거운 샘을 느끼며 그대로 사타구니 사이에 끼어 있다.

<피가 안 나오면 의심해요?>

<의심하지 않아. 하지만 그럴 리는 없어. 내가 아까 확인 했어.>

<그럼 아파요?>

<조금은.>

<출혈하지 않아서 의심받을까 봐 불안해 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경험도 안 했으면서?>

<예, 우린 많이 불안해 해요.>

얘기를 하면서 쥰꼬는 어리고 순진함을 보이고 있다.

그 순진함이 귀엽다.

특히 쥰꼬가 '정말 들어가도  괜찮아요?' 하고 떨리는 음성으로  물을 때, 그 말과

분위기는 결합한 후에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마사끼는 쥰고의 귀에 속삭였다.

<이제 하나가 되고 싶어.>

주저하지 않고 쥰고가 끄덕인다면 마사끼도 주저하지 않고 행동할 수  있을 것 같

았다.

그러나 사이를 두고 쥰고는,

<역시 무서워요.>

하고 말한다.

<무서울 것 없어. 쥰꼬는 가만히 있으면 돼. 난 쥰꼬를 더 깊이 사랑하고 싶어.>

<저, 좀 더 기다려요.>

<언제까지?>

<다음에 만날 때까지만.>

그 말과 태도로 보아서 그렇게 말하면서도 마사끼가 요구하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

라는 것을 알았다.

쥰꼬 자신은 지금이라도 좋고 다음에라고 좋다는 생각인 것 같다.

(어떻게 할까?)

이미 오늘은 마지막 선을 넘지 말자고 작정했으면서도 마사끼는 방황하고 있다.

그 마음 속에는 이 기회를 놓치면 쥰꼬의 마음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깔려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마사끼는 쥰고를 원한다느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예정한 대로 다음 기회에 즐기기로 했다.

이렇게 순진무구한 쥰꼬의 분위기는 결합  후에는 다시 음미할 수  없으므로 이런

분위기를  좀더 즐기고 싶은 것이다.

(다만 다으 ㅁ기회로 미룬 것이 준고에게 애정과 매력이 없는 것으로 느끼게 해서

는 안 된다. 오히려  소중한 보석이기 때문에 고이  간직하고 싶어하는 것을 알게

할 필요가 있다.)

마사끼가 속삭인다.

<좋아. 다음 주말에 아침 일찍 하꼬네로 가는 거야. 온천을 하고 근사하게 와인하

고 건배를 하자구.>

쥰꼬가 끄덕인다.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번 더 키스하고 싶어.>

쥰꼬를 소중히 여기고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안고 있던 가슴을 떼고 마사끼는 아래로 내려갔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여기저기를 키스하면서 풀밭에까지 갔다.

마사끼는 그녀를 반듯이 눕히고 다리를 벌려 그 사이로 들어갔다.

쥰꼬는 이미 뜨거운 샘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그리고 아까보다도 훨씬 부드럽게 맞아 주고 있다.

마사끼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있는 태도가.

애무를 시작하면서 그녀의 미묘한 반응에 즐거움을 느낀다.

(쥰꼬가 클라이맥스를 맞을 수 있을까? 아무튼 본격적으로 오래 애무하자.)

그녀의 호흡이 거칠어진다.

그러다가 온몸을 들썩거리기도 하고, 피하려고 하다가 강하게 끌어안기도 한다.

마사끼는 애무의 강도를 바끄기도 하고 장소를 옮기기도 한다.

그녀는 안간힘을 쓰는 신음소리응 내다가 마침내 비명을 지른다.

<아... 미치겠어요.>

한번 소리치고 나서 목이 막힌 듯이 온몸을 떨면서 경직되고 만다.

마사끼는 그래도 애무을 중지 하지 않고,  쥰꼬는 목에서 쥐어짜는 듯한 울음소리

를 내기 시작한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마사끼의 혀는 등대를 돌고 있다.

그의 온몸이 땀에 젖는다.

가슴에 꿈틀거리는 욕망은 쥰꼬에 대한 정신적인 애착으로 바뀌고 있다.

이윽고 그 내부에 들어가지 않고 클라이맥스에 이르게 하면서 마사끼는 자신의 자

제력에 만족한다.

이미 쥰꼬는 마사끼의 여자다.

그 신비스러운 속살을 보고, 그 육체 전부를 알았다.

그녀의 입은 마사끼의 맥박치는 그것을 물고 애무했다.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 차 옆자리에 앉아서도 소녀같은 수줍음  속에 마사끼에 대

한 친근감이 넘치고 있다.

지금까지 쥰꼬는 아직 여고생이기 때문에 발랄하고 솔직한 친근감으로마사끼를 대

했다.

그러나 이제 그 어린 티는 없어지고 여자다운 티가 역력하다.

그녀의 몸은 아직도 둘이서 즐긴 에로스의 세계에 떠있는 느낌이다.

자신의 여자가 되었으면서도 아직 처녀로 있는 쥰꼬에게 마사끼는 무한한 정을 느

낀다.

차가 막 출발하기 직전에 쥰꼬가 몸을 밀착시키며 입을 귀의 귓가에 댄다.

<선생님, 지금은 어떻게 되어 있어요?>

<만져 봐.>

<싫어요. 창피해서.>

<괜찮아, 만져 봐. 난 눈을 감고 있을게.>

마사끼가 눈을 감자 그녀가 어색한 태도로 손을 내민다.

가능하다면 쥰꼬도 애무를 더 계속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쥰꼬는 에이꼬보다도 더 대단한 요부로 변해나갈 것 같아. 청초한 요부라.)

마사끼의 페니스는 부드럽게 변해 있다.

쥰꼬는 소중하게 그것을 만지고 있다.

<자장자장하고 있어요.>

눈을 뜨고 머리를 기울여 뺨으로 그녀의 머리를 비비며 말했다.

<다음에 쥰꼬를 만날 때까지 얌전히 있으라고 명령했어.>

<다른 여자를 찾아가지 않을까요?>

그 말의 주어는 마사끼가 아니라 마사끼의 그것이다.

꽤 재미있고 귀여운 표현이다.

<걱정 마. 다음 번에 꼭 쥰꼬야.>

<정말요? 걱정스러워요.>

아직 결합되지 않은 쥰꼬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을 듣고 그는 놀랐다.

아마 지금 쥰꼬의 의식 속에서는  직접적인 경험과 간접적인 경험  그리고 지식이

뒤섞여 있는 모양이다.

얘기하는 동안에 쥰꼬의 손길로 그의 것이 팽창되었다.

쥰꼬가 그것을 꼭 쥔다.

<어머! 화가 났어요.>

<쥰꼬가 나빠. 그렇게 만지니까 커지지.>

<미안해요. 그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정말 난처해 하는 귀여운 쥰꼬의 모습을 보니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어떻게 책임질 거야?>  

<어떻게 해요?>

<다시 집으로 들어가.>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갔다.

현관문을 닫자마자 서로 안는다.

쥰꼬가 가슴을 그에게 밀착시키고 키스한다.

아까보다 적극적인 태도였다.

마사끼는 바지 앞을 열고 그것을 꺼내서 그녀의 손에 쥐어 주었다.

그녀는 그것을 쥐면서 몸을 꼰다.

<나... 지금 바쳐도 돼요?>

쥰꼬의 목소리가 꺼져가듯 작게 들린다.

놀아움 속에 마사끼는 그녀의 머리를 쥐었다.

<정말 그러길 원해?>

<예, 겁이나서요.>

<뭐가?>

<선생님이 바람피울까 봐.>

<그 점은 약속할 수 있어. 그런 뜻이라면  서두를 필요없어. 역시 다음 주에 하꼬

네로 가는 게 좋겠어.>

<그때까지 안심하고 있어도 돼요?>

<물론이지.>

<정말?>

<정말이야.>

그런 뒤에 쥰꼬는 스스로 앉아서 그의 그곳에 뺨을 비비고 입 안에 넣었다.

그 손과 얼굴의 모습이 정답다.

한참 뒤에 마사끼가 그녀를 일으키자 쥰꼬는 부끄러운 듯이 눈을 감은 채 그의 입

술을 더듬는다.

<토요일밤을 함께 보낼 수 없을까?>

<저도 그러고 싶어요.>

<무슨 핑계거리를 만들 수 없어?>

잠시 생각하더니,

<만들 수 있을지도 몰라요.>

<무리하지는 마. 자면스럽게 그렇게 되면 좋겠는데.>

결합한 뒤에 오래 함께 있고 싶었다.

당일치기는 너무 조급하고, 헤어진 뒤에 쥰꼬는 역시 허전해 할 것이다.

마사끼는 쥰꼬의 허리를 끌어언고 부끄러워하는 것을 뿌리치며  스커트 속에 얼굴

을 넣고는 팬티 위로 비경에 가볍게 키스한 뒤에 현관문을 열었다.

쥰꼬의 집 근처까지 바래다 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미의 집에 전화를 건다.

하루미가 받았다.

<지금 보내고 오는 길이야.>

<어디 갔었어요?>

<아니 , 안 나갔어. 계속 여기 있었어.>

그러자 하루미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죄가 많군요. 당신 천벌 받을지도 몰라요.>

하루미는 감정을 억제하고 있다.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한다.

그런 태도가 마사끼의 마음을 더 괴롭게 한다.

<아냐, 깊이까지는 안 들어갔어.>

하루미에게 쥰고와의 일을 감출 이유도 없고, 또 그녀를 속이고 싶은 생각은 추호

도 없다.

한편 마사끼는 그런 말을 하면서 하루미를 불러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

다.

그러나 마사끼는 참았다.

회사에 다니는 히루미에게는 일요일 저녁에는 개인적으로 할 일이 많을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생활의 사이클을 깨는 것은 좋지 않다.

그렇게 생각하며,

<당신을 보고 싶지만, 오늘은 얌전히 책이나 읽고 자겠어. 당신도 푹 쉬어.>

하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쥰꼬의 부모의 허락이 난항이었다.

쥰꼬는 전화로 힘들다고 호소해 왔다.

부모의 속박은 17세 소녀가 간단하게 생각하던 것과는 달랐다.

<무리하지 마. 쥰꼬가 그냥 쉽게 외박이 가능하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거야. 서

둘러선 안 돼. 난 언제까지나 기달릴게.  쥰꼬가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려도 좋아.

사랑하고 잇으니까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어.>

마사끼는 그와 같은 아주 달콤한 속삭임으로 쥰꼬가 위로했다.

아직 어린 소녀의 경우 사물을 다각적으로 생각하는 여유와 습관이 없으므로 본인

이 괜찮다고 판단해도 실제는 위험한 모험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약속했는데.>

하고 쥰꼬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의 저변에는 마사끼에게 면복없는 듯한 기분이 있는 것 같다.

<이번 주에 한정한 건 아냐. 약속은 다음 주도, 그 다음 주도 쥰꼬의 마음만 변하

지 않는다면 계속 유효해.>

결국 쥰꼬와의 하꼬네 행은 연기가 되었다.

그러나 다음 날 일 주일 후에는 거의 확실하게 실현될 것을 알았다.

그 소식을 전해온 전화상의 쥰꼬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잘 되었어. 고생 많았지? 기뻐. 일 주일은 금방 지나가.>

마사끼는 쥰꼬에게 격려의 말을 보냈다.

에이꼬와 긴 역사가 있는 마사끼는 쥰꼬 부모의 엄격함을 잘 알고 있다.

틀림없이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만나고 싶어요.>

<나도 만나고 싶어. 그리고 자세한 얘기도 듣고 싶고.>

쥰꼬는 처음 예정으로는 하꼬네로 출발할 토요일 오후 마사끼의 집을 방문했다.

하교길이어서 교복을 입고 가방을 들고 있었다.

마사끼를 보고 환한 얼굴로 인사하는 얼굴에 수줍음이 담겼다.

그 얼굴을 본 것만으로도 마사끼는 욕망을 느꼈다.

쥰꼬에게 에로티시즘이 넘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청초한 소녀가 그의 앞에 서 있을 뿐이었다.

친숙한을 표현하기 위해,

<보고 싶었어.>

하고 말하면서 쥰꼬를 포옹했다.

쥰꼬는 약간 저항의 모습을 보였으나, 자신이 입고 있는 교복 때문이었을 것이다.

곧 가방을 놓고 마사끼에게 몸을 기대어왔다.

마사끼는 아직 신선한 껍질 속에 있는 그 어린 육체를 껴안고 뺨을 밀착시켰다.

<항상 오고 싶다는 충동을 느껴요. 하교길에는 더욱 그래요.>

<나도 언제나 쥰꼬를 생각하고 있었어.>

키스 속에서 자연스럽게 허리가 맞닿고, 마사끼의  바지 위로 불룩하게 솟은 부분

이 쥰꼬의 허벅지에 닿았다.

쥰꼬의 반응으로 그녀도 그것을 의식한 것을 마사끼는 알았다.

그래서 마사끼는,

<느낄 수 있니?>

하고 속삭였고, 쥰꼬가 끄덕이는 것을 확인하고,

<다음 주야.>        

하고 강조했다.

포옹을 풀어주었다.

쥰꼬는 떨어뜨린 가방을 주워 거실로 걸어갔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다음 주의 여행을 위해  부모에게 댄 구실을

쥰꼬는 이야기했다.

최근 대학생과 뜨거운 사이가 된 친구에게 혼자 여행을 하고  싶어서 그러니 자신

과 함께 가는 것으로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친구는 애인과 함께  밤을 보내 수 있는  기회이므로 동의했고, 가까스로 양가

부모의 동의를 얻었다.

<그 친구와 애인은 어디로 가지?>

<우리들에게 맞췄어요. 역시 하꼬네. 따로따로지만.>

<쥰꼬는 그 대학생을 만나본 적 있어?>

<아뇨.>

<그 애에게 그 학생이 처음이었니?>

<그렇다고 해요. 지금은 그 둘이 서로에게 푹 빠져서 결혼 약속까지 했대요.>

결혼이라는 말에 마사끼는 가슴 아픔을 느낀다.

쥰꼬가 그 말에 의미를 담지 않고 시원하게 말한 것에 새삼 죄의식이 생겼다.

그런 기분을 쫓기 위해 마사끼는 쥰꼬를 포옹했다.

이번엔 저항없이 쥰꼬가 안겨왔다.

뺨에 키스한 뒤 마사끼가 그 귀에 속삭인다.

<그날 가고 싶지 않으면 솔직하게 말해. 난 화내지 않아. 슬프겠지만 괜찮아. 가고

싶지 않은데 약속 때문에 억지로 가는 건 원하지 않아.>

쥰꼬는 마사끼를 보며 입술을 요구한다.

짧은 키스를 하고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아요. 난 오히려 도꾸가와 선생님의 마음이 변할까 봐 두려운 걸요.>

<난 변하지 않아.>

대화가 끊기고 서로의 마음의 재확인이라는 형태가 되어 두 사람은  길고 진한 키

스에 들어갔다.

역시 마사끼는 쥰꼬가 자신이 가르친 대로 응하는 것을 느낀다.

마사끼 그만의 쥰꼬에게서 배어나온다.

다른 남자와 키스 경험이 있는 여자에겐 느낄 없는 소중한 느낌이다.

하꼬네에서 보다 신선한 쥰꼬를 음미하기 위해서는 오늘 깊이 들어가선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쥰꼬도 키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고, 마사끼  자신도 조금은 더

즐기고 싶었으므로 손을 쥰꼬의 가슴에 댄다.

유방의 애무가 계속되는 동안 쥰고의 손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그 애무를 일단락 짓고 허벅지로 마사끼의 손이 뻗어졌을 때, 비로소 쥰꼬의 손도

그의 허벅지 위에 살짝 얹어졌다.

마사끼의 손은 서서히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쥰꼬의 호흡이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역시 쥰꼬는 그의 어루만져주길 기대하고 왔음이 그 호흡에서 느껴졌다.

자연스런 심리이다.

입술을 떼고 마사끼는 속삭인다.

<요전의 일 기억나는 것 있어?>

쉰 듯한 목소리로 쥰꼬가 말한다.  

<잊을 수 없으니까 떠올리지 말라고 누가 말했죠?>

순간적으로 쥰꼬에게서 17세 여고생이 아니라 완전히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배어

나왔다.

(하꼬네의 밤을 더욱 신선하게 하기 위해 지금은 아무것도 안 하는 편이 좋다.)

스스로에게 그렇게 명령함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진전되어 가고, 쥰꼬는 그런 흐름

을 거부하지 않는다.

마사끼의 자제력이 약해져 간다.

(난 언제나 이래. 여자에 대해서는 조금씩 어느 사이엔가 자기 규제의 범위를 넘는

다구. 격정적으로 그 계율을 완전히 파괴해 버리진 않지만.)

두 사람은 소파에 눕는다.

마사끼의 손이 교복 스커트 안으로 사라졌다.

이내 뜨거운 열기를 느꼈다.

얇은 옷감 위지만, 그의 기억 이상으로 그곳은 뜨거웠다.

쥰꼬 피부의 열기와 얇은 천 밑의 촉촉함을 느낄 수 있다.

(곧 이 천을 없앨 것이다.)

쥰꼰ㄴ 전혀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기대하고 찾아왔음이 온몸을 그대로 마사끼에게 맡겨 버리는 그 태도로 다시 명백

하다.

마사끼는 쥰꼬의 귓볼을 깨물었다.

가볍게 물고 혀로 핥는다.

불룩하고 두툼한 귓볼이 복스럽고 무척 귀엽다.

<언제나?>

잊을 수 없으니까 떠올리지 말라는 말에 대한 재확인이다.

<예.>

<수업 주에도?>

<예.>

<그래도 괜찮아?>

<아뇨, 아찔해지는 느낌이에요. 내가 있는 교실이란 공간이 사라지고 내가 어디가

로 가는 듯한 느낌.>

쥰꼬는 의식을 말하고 있다.

경험이 있는 여자라면 생리적인 변화를 말했을 것이다.

거기에는 역시 17세 소녀의 관념성이 담겨 있다.

마사끼는 귀여움을 느낀다.

그래서 그런 쥰꼬의 입에서 생리적인 현상을 이끌어내고 싶어졌다.

<그러면 이곳은 어떻데 돼?>

열기에 닿아 있는 손바닥에 살짝 힘을 주고 지긋이 눌렀다.

그러나 다소 형식적인 동작이다.

<부끄러워요.>

뺨을 마사끼에게 비빈다.

부끄러워 하는 쥰꼬이기에 마사끼는 말을 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부끄러워하면서도 강요당한 형태로 말하는 것에 쥰꼬는 기쁨을 느낄 것이다.

17세 소녀의 정신 세계와 순결성 속에도 분명한 에로티시즘이 내재되어 있다.

쥰꼬가 말하기 쉬운 상태로 만들기 위해 마사끼는 손을 움직인다.

그 손을 쥰꼬는 저지하지 않았고, 드디어 팬티의 고무줄을 살짝 들추고 그 안으로

들어섰다.

교복이 마사끼의 눈에 들어온다.

어림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시각과 관능적인 촉각의 대비가 자극적이고 신선하다.

(아, 이거야.)

손가락에 기억이 되살아난다.

짧은 어린 잔디, 언덕이 있는 두 개의 작은 산맥.

그 뜨거움도 신선하다.

쥰꼬는 저항하지 않는다.

성숙한 여자의 무저항은 때때로 그 여자의 정염의 나약함을 증명한다.

그러나 쥰꼬의 무저항은 그렇지 않다.

기대와 기쁨을 참으며 가만히있는 것이다.

마사끼의 손이 드겁게 젖었다.

예상 외로 샘이 넘치고 있다.

<어떻게 돼? 대답해 봐.>

하고 마사끼가 반복한다.

<알잖아요. 심술장이 같아.>

<난 정말 몰라.>        

<움직일 수 없어요.>

<지금 같이?>

<예.>

<전에는 그런 적 없었어?>

<없었어요.>

<이렇게 된 걸 후회하지 않아.>

<안 해요.>

쥰꼬의 뺨이 뜨거워져 있다.

수치심을 억누르면서 대답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은밀한 희열도 수반한다.

마사끼는 서서히 대고 있는 손바닥 전체를 움직인다.

다른 손은 쥰꼬의 전신을 음미하기 위해  껴안고, 움직이는 손은 쥰꼬가 여자임을

확인한다.

쥰꼬의 손은 아직 마사끼의 몸에서 멀리 놓여져 있다.

(지금 쥰꼬는 애무받는 것에 전념하는 걸까? 아니면 수치심 때문에 손을 움직이지

않는 걸까?)

확인하고 싶어서 마사끼는 몸의 위치를 바꿔  쥰고를 포오하고, 그 허벅지 안족에

이미 힘찬 맥박을 전하고 있는 그것을 밀어붙인다.

<아...>

쥰꼬는 기성을 발한다.

호흡에 새로운 혼란이 생겼다.

쥰꼬의 손놀림은 작으면서도 미묘하다.

마사끼의 몸으로 향하는가 하면 망설이며 멈칫했다.

그리고 마사끼는 쥰꼬의 숨이 떨리면서 거칠어지는 것을 들었다.

요전보다 쥰꼬의 반응에는 겁이 난다는 것이 얽혀 있다.

더욱 초심자가 되고, 더욱 어린애 같아진 느낌이다.

진행하면서 나아가지 않는다.

마사끼는 허리를 비틀어 그 아름다운 진행을 재촉한다.

그래서 겨우 쥰꼬의 손은 분명하게 이동했지만, 그것은 마사끼의 허리의 움직임에

잠시 편승한 형태였고, 이내 멈춰버린다.

전해오는 감각으로는 분명히 쥰꼬가 열심히 하려는 것이  느껴졌기에 마사끼는 묘

한 의문에 휩싸인다.

<왜 그래?>

마사끼의 질문은 애매하다.

'무엇이' 라는 주어가 빠져 있다.

<요전에는 아무것도 몰랐단 말에요.>

쥰꼬는 울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마사끼의 질문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한 대답이다.

마사끼 또한 쥰꼬의 고백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했다.

쥰꼬는 어린애 같아진 것이 아니다.

성큼 어른의 세계에 들어선 것이다.

쥰꼬의 의식 속에서 성에 대한 희구는  그때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쥰꼬 전체를 엄습하고 있고, 그래서 그녀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는 것이다.

마사끼가 속삭인다.

<쥰꼬는 아직 어른은 아니지만, 이젠 소녀도  아냐.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성숙했

어. 그래서 불안해 하는 거야. 괜찮아. 누구나 다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야. 난 쥰

꼬가 만져 주었으면 좋겠어.>

그 요청에 쥰고가 작게 끄덕인다.

아마 기다리던 말인 모양이다.

쥰꼬의 손은 머뭇거리면서 움직이기  시작하여 이번엔 주저없이  마사끼에게 닿고

그와 동시에 힘껏 쥔다.

쥰꼬의 입에서 낮은 탄식이 새어 나온다.

<그동안 이것을 생각해 본 적 있어?>

<예.>

쥰꼬의 손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기억을 확인하고 미지의 부분을 탐색하는 ㅓ이지 마사끼에 대한 봉사는 아니다.

그와 같은 여유는 분명히 없다.자신과 마사끼의  그것과의 관련에 벅찬 느낌이 밀

려오는지 호흡이 떨린다.

<어떻게 생각해?>

<싫어요.>

쥰꼬는 또 뺨을 비빈다.

그것이 싫은 것이 아니라 대답하기가 부끄럽다는 의미다.

자신 속에 살아 있는 요염하고  복잡한 마음의 동요를 표현하는  것이 부끄러웠을

것이다.

마사끼가 또 속삭인다.

<직접 만져야지.>

마사끼의 그 요청에 따라 쥰꼬는 한 손으로 마사끼의 몸을 노출시키려고 한다.

그러다가 좀체 힘든지 이윽고 단념하고는 마사끼를 안고 있는 손을  떼어내 두 손

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마사끼는 눈을 감고 쥰꼬의 두 손을 음미한다.

경험이 약간만 있다면 한 손으로도 충분하다.

'두 손'이라는 것이 쥰꼬의 순결함과 깊은 애정을 표현하는 듯했다.

마사끼는 도와 주지 않았다.

쥰꼬 스스로가 전율을 즐기도록 또 그로 인해 마사끼 자신도 감동하도록 쥰꼬에게

맡기는 것이다.

쥰꼬는 두 손으로 마사끼를 잡는다.

위치를 달리 해서 쥔 것이 아니라 두 손바닥을 합해 기도하듯 마사로의 몸을 감싼

형태다.

애무라기 보다는 소중하게 보호하는 모습이다.

쥰꼬의 마음 상태를 반영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랑이 마사끼의 가슴을 촉촉히 적신다.

순결한 소녀만이 남자에게 바칠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이다.

쥰꼬의 한쪽 엄지가 움직여 마사끼의 긴장한 표면을 작게 어루만진다.

그곳은 둥근 부분의 가장 원주가 큰 곳으며 급경사의 능선으로 되어 있다.

남자가 가장 크게 쾌감을 느끼는 부분의 하나라고 쥰꼬에게 귀뜸해주었다.

그곳을 쥰꼬가 엄지를 뻗어 애무하는 것은 마사끼의 가르침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 점을 느끼는 의미도 포함해서 마사끼는 쥰꼬를 포옹했고,

<또렷하게 느껴져.>

하고 속삭였다.

쥰꼬는 작게 끄덕인 뒤,

<하꼬네에 가면 여러 가지 가르쳐 주세요.>

하고 중얼거린다.

마사끼가 원하는 것을 모두 알고 싶고  또 그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욕구가 그

낮은 목소리에 담겨있다.

쥰꼬가 두 손으로 쥐었으므로 마사끼의 쥰ㄴㄴ꼬의 대한  애무의 손놀림이 자유롭

지 못하다.

그래서 밀칙해서 안을 수가 없다.

마사끼는 쥰꼬의 한 손을 위로 올려 자기 목에 둘렀다.

이제야 쥰꼬는 마사끼를 한 손으로 쥐는 형태가 되었다.

<몇 시까지 있을 수 있니? 돌아갈 때 집 군처까지 바래다 줄게.>

<6시까지 가면 돼요.>

두 시간은 있을 수 있다.

알몸이 되어 일불 속으로 들어가도 충분한 시간이다.

(기다려. 벌써 그런 상태가 되면 이  애는 내가 이런 것만을 자기에게  요구한다고

오해하게 돼.)

마사끼는 17세 소녀의 감상과 욕구의 균형을 측정하기에 망설인다.

쥰꼬의 손놀림이 활발해진다.

모두 요전의 복습이다.

어색하고 서툴기는 해도 정성이 담겨 있다.

건강함이 느껴진다.마사끼는 다시 한번 칭찬한다.

<잘 기억하고 있구나.>

<내내 머리 속으로 복습하고 있는 걸요.>

쥰꼬가 들뜬 목소리로 대답한다.

마사끼가 키스하자 쥰꼬는 그의 입술을 적극적으로 받는다.

쥰꼬의 몸이 더욱 타올랐다.

뜨거운 샘이 계속 넘치고 있다.

마사끼가 농도 높은 애무를 자제하고 있는데도 때때로 혼자 경련했다.

<그날 이후로 다른 여자 만났어요?>

쥰꼬가 진정 묻고 싶은 말은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가졌냐는 것이다.

<만나는 사람은 만났어.>

질문의 의미를 이해하면서 마사끼는 일부러 시치미를 뗀다.  

그가 여러 여자를 만나는 것은 에이꼬에게 이미 들어 쥰꼬도 알고 있다.

굳이 속이려고 하면 오히려 어색하다.

또한 벌써 자신을 독점하려고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단지 자신에 대한 애정 정도를 알고 싶은 뿐일 것이다.

<만나서 뭐 했어요?>

보다 구체적인 질문이다.

(어떻게 대답할까? 나중을 위해선 정직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나중은 어떻

게 되든 지금 쥰꼬의 달콤한 기분을 상처입히고 싶진 않다. 게다가 상대를 추궁하

면 정말 난처하다. 에이꼬의 이름을 댈 수는 없지 않은가?)

<아무 것도 안 했어. 쥰꼬만 생각했어. 나도, 이것도.>

힘을 넣어 쥰꼬의 손에 신호를 보낸다.

쥰꼬는 꼭 쥐었다.

마사끼는 쥰꼬의 뜨거운 골짜기를 거슬러 꽃봉우리에 도달했다.

손가락 끝으로 살짝 어루만졌다.

더 이상의 질문을 막기 위함도 있다.

<아...>

쥰꼬는 신음하며 마사끼를 강하게 쥐고 허리를 경직시켰다.

좀더 힘을 가해 애무했다.

쥰꼬는 계속 신음하며 다리를 오무린다.

신음의 주기도 빨라졌다.

마사끼는 애무를 중지하고 그 단단하게 솟은 진주알을 조용히 밀었다.

<다음에 해요. 오늘은 얘기하러 왔어요.>

신음하면서 허리를 빼는 느낌으로 쥰꼬가 호소했다.

마사끼의 손은 그곳을 떠나 어린 잔디를 쓰다듬었다.

쥰꼬응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 좋아 무슨 얘기할까?>

<하꼬네에 갈 때 저는 뭘 갖고 가면 돼요?>

자기 규제에도 불구하고 이윽고 마사끼는  쥰꼬와 함께 알몸이 되어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쥰꼬가 '오늘은 싫어요.'라고 말하면서도 강한 저항을 하지 않았다.

마사끼는 그 윤기나고 새하얀 살결을 감상하면서 애무했다.

애무하면서 쥰꼬의 성감이 감춰진 곳을 탐지하려고 했다.

목선은 지난 번에 알았다.

애무하는 마사끼는 정신적임과 동시에 성적이기도 하다.

<만일 친구의 데이트가 무산되어 우리와 함께 가게 되면 어쩌죠?>

<그래도 난 역시 쥰꼬를 내 여자로 만들겠어. 쥰꼬는 싫어?>

<아뇨, 하지만 알아 버리잖아요.>

<같은 방에서 자면 알지.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추정할 뿐이지.>

<그때는 처음부터 분명히 말하고 그 친구를  혼자 자게 할 거예요. 나도  그 애의

비밀을 아니까 괜찮아요.>

<매력적인 아이야?>

<예, 그래서 솔직히 걱정돼요. 내가 질투할 행동은 하지 마세요.>

<염려 마. 난 쥰꼬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

<저, 전에 얼핏 언니에게 하꼬네 얘기를 들은 것 같아요?>

<응, 3년 전쯤 같이 갔었어.>

쥰꼬는 뜻밖의 말을 했다.

<언니보다 좋지 않을까 봐 두려워요.>

놀라움이 마사끼에게 퍼졌다.

지식과잉이다.

예전의 17세 소녀는 미지의 세계에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현대의 17세 소녀인 쥰꼬는 현실적 구체적으로 그와 같은  불안을 안고 있

는 것이다.

마사끼는 입술로 그 입술을 막고 강하게 키스한 뒤,

<절대로 그런 걱정은 할 필요없어. 여자의 몸은 각자 다르지만, 거기에 순위를 매

길 수는 없어. 어떤 것이 좋고 나쁘다고 할 수도 없지. 좋지 않은  것은 여자의 몸

이 아냐. 그 여자 전체가 상대 남자와 어긋났을 뿐이야.>

마사끼는 쥰꼬의 어린 잔디를 쓰다듬고는 그 속의  공간으로 가운데소가락을 미끄

러뜨린다.

뜨거운 용암의 바다다.

마사끼는 혹시 쥰꼬가 여다로서의 자신의 몸에 대한 불안을 감추려고 과장된 표현

을 하거나 부자연스럽게 반응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수한 이 애의 의식에 그와 같은 불순한 것은 들어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전인

적이어야 할 의식에 결합 부분만 이상하게 확대되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난 이미 쥰꼬의 모든 것을 봤고 또 알고 있어. 쥰꼬는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보

물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아니 확신이야. 우린 잘 맞는 연인이 될 거야.>

쥰꼬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실제로도 거의 진심이다.

<그러면 안심해도 되는군요. 전 선생님께 모든 걸 맡기기만 하면 돼죠?>

<응.>

마사끼는 끄덕였고, 그 다음 목소리를 낮추어,

<키스할게.>

하고 속삭인다.

쥰꼬의 신음소리가 들린다.

꽃봉우리는 단단하면서도 혀가 미는 힘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인다.      

그렇지만 허리는 움직이지 않는다.

마사끼의 애무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참는다는 것을 다리 근육의 반

응으로 알 수 있다.

마사끼는 더욱 두 손을 당겨 이번엔 약한 애무를 시도한다.

쥰꼬의 허벅다리가 경련하기 시작한다.

참았던 소리가 터져 나온다.

호흡도 거찰어졌다.

허리가 점점 밀려올라간다.

그것은 마사끼에게서 달아나려는 의지와 마사끼에게 보다 더  애무를 받고 싶다는

의지의 전혀 상반된 두 가지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투명한 샘물이 넘쳐흐른다.

에로티시즘과 매혹을 느낀다.

다음 순간 쥰꼬의 손이 뻗어 마사끼의 얼굴을 감쌌다.

마사끼는 얼굴을 떼고 쥰꼬의 벌거벗은 상반신을 보았다.

가슴 전체가 떨리고 있다.

거친 호흡 때문이다.

하얀 턱이 보인다.

작게 떨리고 있다.

쥰꼬의 뺨은 짙은 홍조를 띄고 있다.

전력질주한 느낌이다.

눈은 감겨 있다.

속눈썹이 여느 때보다 길게 보인다.

입술은 반쯤 벌어여 있고, 하얀 이가 살짝 엿보인다.

요전에는 쥰꼬와 에이꼬를 비교하는 마음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마음이 많이 엷어진 것 같다.

쥰꼬가 알면 기뻐할 것이다.

마사끼는 애무에 세심한 배려를 했다.

과격한 애무는 여린 꽃잎을 상처 입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사끼는 쥰꼬의 개성을 가능한 한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아둘 필요가 있었다.

다음 주 토요일에 대한 기대를 더욱 부풀게 하는 현상을 쥰꼬는 보였다.

그때 쥰꼬의 수푹하는 내부에 자신이 들어간다면 어떤 감각을 느낄지 상상하는 것

만으로 가슴이 벅찼다.

쥰꼬의 저항은 새로운 자신의 감각에 스스로 놀라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수치심도 가해졌을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마사끼의 생리적 희열이나 쥰꼬를 음미하는 심리적인 희열도 아

니다.

쥰꼬 그 자체다.

<그게 좋아요.>

하고 쉰 목소리로 쥰꼬는 말한다.

마사끼는 그 말에 조심성이 없음을 느끼진 않는다.

오히려 순수함과 솔직함을 느낀다.

천진난만하다고나 할까.

쥰꼬의 가슴 내부에는 수치심과 대담한 의식이 화합하지 않고 혼합된 채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때로는 그 한쪽이 표현되고, 다른 때에는 다른 한쪽이 배어 나왔다.

그러면서 쥰꼬는 그녀 자신의 감각을 쫓음과 동시에 마사끼에게 협력하고 있는 것

이다.

마사끼는 쥰꼬에게 이렇게 애무하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따라서 마사끼에게 기쁨을 준다는 의식이 쥰꼬에게 있었다.

지금 쥰꼬를 이끈 것은 그 의식임이 분명하다.

절정의 여운이 완전히 사그러진 것을 확인한 뒤,

<어땠어?>

하고 마사끼는 쥰꼬에게 묻는다.

쥰꼬는 고개를 끄덕일 뿐 말은 없다.

마사끼는 쥰꼬의 얌전하고 귀여운 태도에 자신의 여자임을 느낀다.

아직 결합하지 않은 그녀에게 인격적인 소유감을 느끼는 것은 이번 하꼬네 행에서

그가 쥰꼬의 세계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확정적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사끼가 그럴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이라고 당장 하나가 된다는 안심도 작용

한다.

어쨌든 그 소유감으 마사끼를 안정된 마음이 되게함과 동시에 그의 욕망을 정화시

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

<전요.>

하고 쥰꼬가 고백하는 어조로 입을 열었다.      

숨이 마사끼의 얼굴에 뜨겁게 내품어진다.

<평생동안 이것만 생각하는 여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지금이 그러니까?>

<예, 그리고 이제부터는 더욱 그렇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공부해야 할 것

도 잔뜩 있는데...>

<괜찮아. 쥰꼬는 지금 이제까지  몰랐던 세계에 반쯤 들어서있다고  할까? 그래서

그 세계가 크게 클로즈업되는  거야. 하지만 곧 균형  잡힌 의식 속에서 생활하게

돼. 이 세상 가의 모든 여자가 이런 과정을 거쳐서 성숙하는 거야. 걱정하지 마.>

<안심해도 돼요?>

<물론이지.>

<언니는 어땠어요?>

물을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던 질문이다.

다행히 과거형이다.

<그 사람은,>

하고 마사끼가 말을 꺼낸다.

거리를 두는 표현은 쥰꼬의 마음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성의식덩어리였어. 언제나 그것을 생각했어. 남자를 기쁘게 만드는 여자였어.>

다소 과장한 것은 쥰꼬의 불안을 덜어주려는 의도에서다.    

<정말요? 제겐 그렇게 안 보였는데. 여자는 역시 겉만 보고는 알 수 없나 봐요.>

<그래, 자신만이 그것에 지난친 관심을 기자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

이야기를 끝내면서 마사끼는 쥰꼬의 얼굴을 자신의 몸으로 인도했고, 도중부터 쥰

꼬의 입술이 자주적으로 움직였다.

마사끼의 요청을 기다리고 있었던 듯했다.

호흡은 떨리고 있었고, 자신의 얼굴과 마사끼의  것을 가리는 것은 이전과 똑같았

다.

그 애무법은 마사끼가 가르쳐준 것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

다.

한참 후 교복을 입은 쥰꼬는 다시 고교생으로 되돌아갔다.

마사끼를 올려다보며 미소짓는 얼굴은 너무나 천진난만한 아이 같다.

그 천진난만함 속에서 마사끼가 신선한 에로티시즘을 느끼는 것은 교복에 싸인 그

아름다운 나신을 상상력으로 투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의 조수석에 탄 후 쥰꼬가 말한다.

<언니에게 전화 온 적 있어요?>

<아니.>

<만약 만나고 싶다면 어떻게 할 거예요?>

<다른 남자의 부인인데, 그건 좀 곤란하지 않을까?>

<거짓말.>

<왜?>

<전 도꾸가와 선생님이 도덕적인 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도덕적은 아니라도 남의 행복을 방해해선 안 된다는 마음은 있어.>

<그것도 거짓말. 만나는 편이 언니가 더 행복해한다는 것을 알면서...>

<여자는 말야. 결혼하면 남편만 아는 것이 행복이야.>

마사끼는 조금 전까지 행한 서로의 애무에서 절정을 맞지 않았다.

도중에 쥰꼬의 애무를 중지시켰다.

쥰꼬는 그것에 불만을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았다.

역시 처녀다.

남자를 아는 여자라면 당연히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운저을 하면서도 마사끼의 몸은 의식에 상관없이 계속 흥분 상태로 있다.

옆에 쥰꼬가 있으므로 더욱 그랬다.

<아직도 그대로?>

<응, 만져 봐.>

<괜찮아요?>

<응.>

쥰꼬는 머뭇거리며 마사끼의 다리 사이로 손을 뻗는다.

머뭇거리는 것은 마사끼가 운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고 또 여긴  둘만의 은밀한 공

간도 아니다.

특히 쥰꼬는 지금 교복을 입고 있다.

그것이 마사끼에게 자극적이었다.

그와 동시에 반대로 죄의식도 느꼈다.

바지 위에서 마사끼를 쥐고,

<정말이네?>

하고 쥰꼬는 나지막히 중얼거린다.

그 목소리에는 처녀의 놀람과 여자로서의 감동이 담겨 있다.

<그럼 곤란해요.>

<왜?>

<집에 돌라가고 싶지 않아요. 걱정이 되어서.>

<정말?>

<그래요?>

쥰꼬의 손이 움직였다.

이불 속으로 돌아간 듯한 감각에 휩싸인다.

그러나 운전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쥰꼬는 손바닥 전체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얌전해져라. 얌전해져라...>

<역효과야. 만지니까 더욱 더 커지잖아.>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죠? 다시 선생님 댁으로 가요?>

<그럴 시간 없잖아. 그냥 놔둘 수밖에 없어.>

쥰꼬는 다시 한번 힘껏 쥔 뒤 단념하고 손을 뺀다.

<절 바래다 준 후에 뭘 하실 거예요?>

<곧바로 돌아가서 식사를 하고 책을 읽고 인터넷으로 조금 들어갔다가 잠자지.>

쥰꼬의 집 근처 공터에  차를 세웠을 때, 쥰꼬의  손이 다시 마사끼의 러벅다리에

놓였다.

<지금은?>

<만져 봐.>

쥰꼬는 손을 뻗는다.

마사끼는 부드러워져 있었다.

쥰꼬는 이내 손을 떼고 주위를 살핀다.

이미 마사끼는 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해 놓고 있었다.

포옹했다.

짧은 키스 후에 쥰꼬가 문을 연다.

<내일 전화해도 돼요?>

<기다릴게. 몇 번이라도 전화해 줘.>

쥰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배웅한 뒤 마사끼는 쥰꼬에게 말한  대로 곧바로 집으

로 돌아와 식사 준비를 했다.

식사 도중 하루미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안 그래도 당신을 생각하던 중이었어.>

<고마워요. 언제나 전화를 걸 때 그곳에 누구가 있지 않을까 늘 두려워요.>

<아무도 없어. 혼자 저녁 먹고 있어. 당신이 올 수 있으면 기다릴게.>

<미안해요. 퇴근하면서 회사 서류를  갖고 왔어요. 월요일  아침까지 해도 부족해

요.>

<이거 큰 실망인데.>

<전화한 건 당신에게 알려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어요. 조금  전에 에이꼬에게서

전화가 왔었어요.>

<그래?>

<오늘 그리로 쥰꼬가 찾아갔죠?>

<응, 한 시간전쯤에 돌아갔어. 오늘은 그냥 얘기만 했어. 근데 에이꼬도 그걸 알고

있어?>

<그래요.에이꼬가 후지까와 씨 심부름으로 그 근처에 갔다가 쥰꼬를 봤대요. 에이

꼬는 얼른 숨었고. 후지까와 씨의 일로 간 거니까 숨을  필요가 없는데, 왜 숨었는

지 자신도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우리집에 왔는지는 모르겠군.>

<충분히 추측은 할 수 일이잖아요. 내 생각에는 에이꼬가 숨은  건 쥰고에게 의심

바듣 것이 싫어서가 아니라 당신과 쥰꼬 사이를 의심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마 그렇겠지. 또 뭐라고 말했어?>

<어쨌던 당신과 쥰꼬가 어느 정도까지 깊은 사이인지 알고 싶어했어요. 하지만 ㄷ

아신에게 전화는 하지 ㅇ을 거에요. 만났을 때 갑자기 얘기를 꺼내서 당신이 놀라

는 걸 보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또 그러면 당신도 거짓말하기가 힘들테니까요. 하

여튼 쥰꼬는 동생이니까 역시 에이꼬 마음이 복잡해요. 조심하라고 전화했어요.>

<너무 빠르군. 난 괜찮지만, 쥰꼬가 난처하겠어.>

말로는 하지 않았지만 하루미 역시 유쾌하지는 않을 것이다.

목소리의 울림에 그것이 담겨져 있었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에이꼬에게서 전화가 왔다.

갑자기 후지까와가 오늘 오후에 도호꾸 지방으로 출장을 가게 되어 내일 오후쯤이

나 돌아온다는 얘기를 했다.

에이꼬의 그런 말 속에는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는 뜻이 들어 있다.

그리고 에이꼬는 내심 마사끼가 먼저 만나자는 얘기를  꺼내주기를 기다리는 모양

이다.

그러나 마사끼는 그것을 알면서도,

<그거 안 됐는데, 쓸쓸하겠군.>

하고 에이꼬를 놀린다.

끝내 마사끼가 만나자는 말을 안 꺼내자 에이꼬는,

<미워요, 나 오늘밤은 자유로운데.>

하고 말한다.

한숨소리가 들려올 듯한 목소리다.

그 말투에는 오랫동안 서로 뜨겁게 성애를 즐긴 두 사람의 과거가 어리어 있으며,

마사끼의 육체가 반응을 일으킨다.

마음보다도 육체가 더 솔직한 것이다.

<괜찮을까?>

후지까와를 두고 하는 말이다.

L.A로 출장을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아 또 출장이라니 조금은 불안하다.

에이꼬를 의심해서 트릭을 쓰는 것일 수도 있다.  

<괜찮아요. 짖궂게 그렇지 말아요.>

갑자기 에이꼬의 목소리가 활기차다.

또 거기에 아양이 잔뜩 섞여 있다.

마사끼가 만나는 쪽으로 기운 것을 에이꼬는 눈치챈 것이다.

<남편이 출장가는 사실을 하루미 씨도 알고 있어?>

에이꼬와 단 둘이 만나는 것을 하루미가 알게 되면 불쾌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뇨, 아직 몰라요. 하루미는 어떻게 해요?>

<당신에게 맡기겠어.>

에이꼬의 생각을 존중하는 말이다.

사실은 데리고 오기를 바라고 있다.

현명한 에이꼬는 그것을 알 것이다.

과연 에이꼬는,

<나, 하루미와 틀어지고 싶지 않아요. 지금 말해 볼게요.>

하고 말한다.

<그럼 그렇게 해.>

세 사람이 긴자에서 만나 술을 마시고 마사끼의 집으로 온 것은 11시 조금 전이었

다.

곧 샤워를 하기 위해 마사끼는 알몸이 되었다.

하루미는 에이꼬에게,

<마사끼 씨와 함께 목욕하지 그래?>

하고 말했다.

그러자,

<그래도 괜찮아?>

하고 에이꼬가 반문했다.

<응, 그 사이에 난 잠자리를 준비해 둘테니까.>

술에 많이 취한 하루미는 단 둘이서 몰래 만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에

이꼬에게 그런 식으로 고마움을 표시하는 모양이다.

그 대화를 뒤로 하고 욕실에 들어간 마사끼가 물로 드을 적시고 있는데, 머리수건

을 뒤집어 쓴 에이꼬의 나신이 들어왔다.

<등 좀 닦아 줘요.>

<응, 그런데 정말 남편이 도후꾸로 간 걸까? 몰래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잖아.>

<걱정하지 말아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루미와 함께인 것은 확실하니까 핑계거리

가 되잖아요.>

등을 닦으면서 마사끼는 손을 뻗어 에이꼬의 다리 사이를 만지작거렸다.

에이꼬는 다리를 벌리는 듯 하더니 그 손을 조여온다.

꽃잎을 마사끼의 손가락은 집는다.

꽃잎의 안쪽은 이미 뜨겁게 젖어 있었다.

<저, 오늘밤은 나한테 사정해 주세요.>

<위험한 날이잖아.>

마사끼가 8년 동안 관계를 가져온 에이꼬의 육체를 완전히 알고 있는 것은 당연하

다.

<겁 나요?>

<조심하는 게 좋지.>

<당신은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내가 알아서 해요. 돌아 앉아요.>

그가 돌아앉자, 에이꼬는 마사끼의 등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마사끼는 부드러운 손길을 음미하며 에이꼬의 뜻밖의 요구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

고 있었다.

잠시 후 에이꼬는 마사끼를 다시 돌아앉게 한 후 마주보며  그의 몸을 거품트성이

로 만들었다.

그 거품은 에이꼬에게도 옮겨왔다.

거품 속에서 에이고의 손이 교묘하게 움직인다.

거품밖으로 살짝 마사끼의 둥근 부분이 빨갛게 나왔다.

에이꼬는 그것을 손바닥으로 애무하면서 다른 손으로 기둥을 쥐고 마찰시킨다.

에이꼬의 눈은 충혈되어 젖어 있고, 아무리 지나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 됐어. 여기서 폭발하면 어이없는 일이잖아.>

<거짓말! 당신은 그럴 리가 없어요. 난  잘 알고 있어요. 당신도 지금  즐겁죠? 이

느낌, 아... 이곳은 내게 가장 잘 맞아.>

에이꼬는 마사끼의 그곳에 물을 끼얹었다.

거품은 씻기고 그곳이 노출되었다.

에이꼬는 고개를 가깝게 대고 각도를 바꾸어 보면서 장난친다.

마사끼는 마신 알콜의 양을 생각하고 욕조에 들어가도 괜찮을까 생각했다.

욕조에는 물이 이미 넘치고 있었다.

<들어갈까?>

에이꼬가 끄덕인다.

그리고 안겨왔다.

안겨서 들어가고 싶다는 의사표시다.

에이꼬가 아직 소극적이었을 당시 이렇게  서로 씻은 뒤 마사끼는  곧잘 에이꼬를

안고 욕조에 들어갔던 것이다.

에이꼬의 행동이 그때의 일을 마사끼에게 상기시켰다.

그 당시 마사끼는 하쓰에와 자주 밀회를 즐기면서도  에이꼬에게 진지하게 몰두했

었다.

다른 누구의 육체보다 에이꼬의 육체에 몰입되기를 원했었다.

처음으로 맛본 처녀지였고 동시에 그에 의해 진정한 여자로 꽃을 피게된 여체였기

때문이었다.

탕 속에서도 에이꼬는 마사끼의 몸에 팔을 감은 채다.

그녀의 엉덩이는 마사끼의 흥분한 몸 위에 실려 있다.

그때 노크 소리가 들리고 에이꼬의  대답과 동시에 문이 열리며  하루미의 나신이

들어왔다.

<어머!>

에이꼬 못지 않게 마사끼도 놀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큰 변화였다.

하루미는 앞을 가리고 수줍은 미소를 디우면서 타일 위에 움츠리고  앉아 몸에 물

을 끼얹었다.

마사끼가 말한다.

<어서 이리 와.>

<조금 있다가.>

하루미는 계속해서 몸을 씻었고, 마사끼는  에이꼬의 유방을 애무하면서 하루미를

감상했다.

하루미는 진지하게 유방을 닦고 있다.

그 손놀림이나 자태는 보고만 있어도 기분좋은 것이다.

<과연 화가가 여인의 목욕하는 모습을 그릴만 해.>

<정말 아름다워요.>

마사끼의 감탄에 에이꼬도 맞장구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에이꼬의 유방은 단단하고 젖꼭지도 솟아 있었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아 지금 에이꼬의 욕망이 어느 정도 고조되어 있는

지 마사끼는 충분히 알고 있다.

여기를 나가면 곧바로 관능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으므로  안심하고 기대에 가득차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하루미는 몸을 뒤로 돌렸다.

비부를 씻기 시작한 것을 그 모습으로 알았다.

에이꼬가 그걸 굳이 물어서 확인한다.

노골적인 표현이었지만 상냥한 울미을 가진 목소리다.

<응.>

라고 하루미는 대답하고 마지막으로 물을 어깨에서부터 끼얹고 몸을 움츠린 채 욕

조로 다가왔다.

역시 부끄러움이 배어나오고 있다.

교묘하게 비부를 직접 볼 수 없게하여 하루미는 탕 속에 들어와 마사끼와 반대 방

향으로 잠겼다.

에이꼬는 다리를 쪼그려 하루미에게 자리를 비워 주며,

<난 이제 나갈게.>

하고 말하고는 일어섰다.

세 사람이 비누를 잔뜩 칠하며 관능적인 장난을 쳐도 좋겠지만  역시 알콜이 들어

갔으므로 조심하는 게 좋다.

마사끼는 에이꼬의 유방에서 손을 떼고,

<에이꼬 씨의 심장 고동이 꽤 빠른 편이야. 그렇게 해.>

하고 말했다.

에이고가 탕에서 나가자 하루미는 마사끼의 허벅지로 손을 뻗었다.

에이꼰느 다시 한번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하루미와 달리 아주 대담한 포즈였다.

하루미가 평소와 달리 곧바로 마사끼의  몸을 쥐어온 것은 에이꼬를  안고 있었을

때의 마사끼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마사끼는 추측했다.

꼭 쥐고 하루미가 말했다.

<여기, 에이꼬가 씻어 주었어요?>

<응.>

하고 대답한 것은 에이꼬였다.  

그런 다음 샤워를 마치고 몸을 수건으로 닦으며 욕실을 나갔다.

하루미의 눈이 사랑스러운 빛으로 빛나며 입술이 다가왔다.

키스를 요구하고 있었다.

마사끼도 응해 서로의 입술을 빨아대고 혀가 서로 얽혀 딩굴었다.

하루미의 눈이 서서히 감긴다.

(아참, 아직 에이꼬와는 키스하지 않았구나.)

그만큼 마사끼와 에이꼬 사이의 심정적인 면이 엷어진 것일까?

입술을 뗀 뒤 하루미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쥰고와는 어디까지 갔어요?>

<에이꼬 없을 때 천천히 얘기하지.>

<결론만 말해 줘요.>

<이제 맺는 것만 남았어.>

하루미는 한숨을 쉬었고, 마사끼는 말을 이었다.

<토요일에 쥰고랑 하꼬네에 갈지도 몰라.>

<그만 두라고 부탁하면 들어주시겠어요?>

<그 일은 조용할 때 얘기하는 게 좋겠어.>

마사끼는 탕 속에서 일어섰다.

마사끼를 쥔채 하루미의 손도 물 위로 나타났다.

하루미가 손을 놓자 마사끼는 밖으로 나왔다.

욕실에서 나오자 에이꼬는 잠옷을 입고 수화기를 귀에 대고 있었다.

<역시 집에 없어요.>

<지금 여기 저기로 찾아 다니고 있는지도 몰라.>

에이꼬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일 아침 일찍 돌아가면 괜찮아요.>

다가와서 알몸인 마사끼 앞에 무릎을 꿇고 허리를 감쌌다.

분신에 뺨을 비비고 눈까풀을 감았다 떴다 한다.

속눈썹이 마사끼를 간지럽히고 눈동자도 살짝 닿는 것 같았다.

계속해서 얼굴의 여러 부분으로 애무하면서도 좀처럼 입으로  넣으려고는 하지 않

았다.

관능적인 행위가 아니라 애정 표현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 이것이 나에 대한 에이꼬의 애정 표현일까?)

특히 눈까풀을 깜박거려 첨단을 간질이는 것은 꽤 위험한 행위다.  

흥분되어 있는 마사끼의 첨단에는 투명한 윤활유가 배어있고, 그것이 눈에 들어갈

것이다.

그런데 만일 마사끼가 병균을 갖고 있다면 눈은 아주 예민하고  약한 기관이라 치

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또 성기가 감염되는 건 조기에 발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일단 손상된 시

신경은 회복되기가 어렵다.  

그러한 사실은 바로 안과 간호사였던 에이꼬 자신이  마사끼에게 얘기해준 것이었

다.

게다가 에이꼬는 마사끼가 기회만 닿는다면 다른 여자를 안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

던 것이다.            

아무튼 에이꼬의 유희는 계속되었다.

그녀의 표정은 욕실에서 느낀 요염함이 오히려 희미해져  천진난만한 아이의 표정

에 가까웠다.

(약속에 따라 쥰꼬의 얼굴은 보지 않았지만, 그때의 쥰꼬의 표정도 언니인  에이꼬

와 비슷했을 것 같다.)

문득 마사끼는 쥰꼬와의 일을 에이꼬에게 얘기해 버리고 싶은 가학적인 욕망을 느

낀다.

그러자 에이꼬는 마사끼의 허리에 대고 있던 손으로 그의 덩어리를 움켜쥐고 얼굴

을 들었다.

<뭐라고 했어요?>

<아니, 기분이 좋아서 중얼거렸을 뿐이야. 에이꼬 씨는 이상한  데가 있어. 오히려

이렇게 하고 있을 때가 청순하게 보여.>

에이꼬는 대꾸하지 않고 얼굴을 옆으로 숙여 마사끼의 허리에 입술을 댄다.

전에도 여러 번 그곳에 키스 마크를 남긴 적이 있다.    

하루미가 타월을 몸에 두르고 나타났다.

<왜 여기에서? 이불 깔아 놓았는데.>

<네게 미안해서.>

<그런 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데.>

하루미는 마사끼의 잘룩한 부분에 짧게 키스한 뒤 곧바로 일어나 옆방으로 ㄷ르어

갔다.

마사끼는 허리를 구부려 에이꼬를 안아올리고 침실로 향했다.

이불 위에 에이꼬를 내려놓은 마사끼는 엎드려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잠시 후 마사끼의 잠옷으로 갈아 입은 하루미가 들어왔다.

<저 방에 여벌이 있기에 입어 봤어요. 괜찮죠?>      

<그럼, 귀엽게 보여.>

하루미는 살며시 마사끼 옆으로 미끄러지듯 이불 속으로 들어온다.

마사끼는 담배를 끄고 똑바로 누웠다.

에이꼬는 상체를 일으켜 하루미를 불렀다.

<일어나 봐. 내가 마사끼 씨가 바람피우는지 아닌지 아는 방법을 가르쳐줄게.>

<어떻게 아는 거야?>

하고 물으며 하루미는 일어났고, 맨살에 얇은 잠옷만 걸친 두 여자는 똑바로 누운

마사끼를 앞에 두고 서로 마주 보았다.

<나도 듣고 싶은데.>

마사끼도 흥미를 보이자, 에이꼬는  즐거운 듯 웃음을 지으며,  에이꼬가 마사끼의

몸을 부드럽게 쥐었다.

미끄러지듯이, 휘감기는 듯이 쥐는 것이다.

마사끼는 그것이 에이꼬의 손이라는 것을 손의 감촉으로도 알 수 있었다.

하루미의 손은 보통 좀더 온도가 낮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

하루미는 진지한 표정이지만 눈은 충혈되어 있다.

성의 유희를 즐기는 것을 밖으로 나타내지는 않는다.

한층 평상적인 얼굴을 보이면서도 안으로 정염을 피우고 있다.

매우 하루미다운 모습이고, 그 나름 대로 매력이 넘친다.

마사끼도 베개를 높게하여 에이꼬의 손을 본다.

(난 장난감이 되었군.)

두 여자의 얼굴이 좌우에서 바싹 그곳으로 접근해 있었고, 마사끼의 몸도 높이 천

장을 향해 솟아 있었다.

또 에이꼬의 손이 쥐고 있어 맥박에 의한 진폭도 고정되었다.

에이꼬의 다른 쪽 가운데손가락이 첨단의 가장 불룩한 부분을 따라 섬세하고 기분

좋게 움직이고, 마사끼의 몸엔 전류가 흐른다.

민감한 부분을 일주한 뒤 그 손가락은 정지한다.

그런 다음 엄지 손가락이 잘룩한 계곡의 벼랑을 살짝 누른다.

<여기를 이렇게 눌러 탄력을 재는 거야. 평소엔 매우 반동이 세게 튕기고 단단해.

그렇지만 여자와 즐기고 난 후에는 대여섯 시간 정도는 탄력이 약해져. 물론 수면

부족이나 과음 같은 것도 고려해야지.>

<지금은 어때?>

하루미는 손가락을 뻗어 에이꼬 흉내를 낸다.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았어. 아주 탄력이 있어.>

<너무 어려워.>

<손가락 끝에 울리는 감촉이 미묘하게 달라. 자꾸 연구해 보면 너도 알 수 있어.>

두 여자의 손이 마사끼의 몸에 얽혀 있다.

에이꼬가 장난으로 착상해 낸 것 같지는 않다.

(그럼 지금까지 그렇게 계속해서 나를 조사해 온 것인지도 모른다.)    

불안해진 마사끼가 에이꼬에게 물었다.

<에이꼬 씨는 이걸 어떻게 알았어?>

<작년 5월쯤에 여기를 만지는데 문득 평소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어. 혹시 그렇

지 않을까 생각했어. 그래서 나와  사랑을 나눈 후에 다시 검사해  봤지. 그랬더니  

탄력이 덜했어. 그 이후에도 계속 시험해 봤는데, 내 생각이 맞다는 걸 확인 할 수

있었어.>

<정말이야?>

<예, 당신에게는 잠자코 있었지만, 다른 여자와  즐기고 왔구나 하고 느낀 때에는

꽉 깨물어 버리고 싶은 충동도 들었어요.>

<이거 무서운데. 날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

<하지만 난 그렇게 이 분을 시험하고 싶진 않아. 믿고 싶어.>

하루미는 다른 손으로 마사끼의 주머니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기 시작하자 에이꼬가

말했다.

<난 의외로 질투가 심해. 그래서 여기 무게로 조사하려고 한 적도 있어. 방출하면

그만큼 가벼워질 거잖아.>    

<이렇게 해서?>

하루미는 손바닥으로 주머니 전체를 들고 무게를 재는 시늉을 한다.

<그래, 하지만 그건 알 수 없었어.>

마사끼가 하루미의 팔을 끌어당겼다.

<두 사람이 빤히 쳐다보니까 내 것이 부끄러워하잖아.>

<미안.>

하루미는 그 사과의 의미인지 그곳으로 입을 접근해 갓다.

에이꼬는 손을 떼고 마사끼의 몸 위로 상체를 쓰러뜨려 마사끼의 가슴에 기댔다.

입술을 요구해 온다.

<에이꼬 씨랑 키스해도 돼?>

마사끼의 질문에 하루미는 분신을 입에 문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사끼는 하루미의 미묘하고 신선한 입술과 혀를 느낌녀서 에이꼬와 키스를 한다.

에이꼬의 혀는 정열적으로 그의 혀를 휘감고 관능의 몸부림을 쳤다.

하루미의 애무는 주머니에서 첨단으로 옮겨가고,  마사끼와 에이꼬는 입술을 떼었

다.

<좋아?>

에이꼬가 낮게 묻는다.

정이 담긴 눈이다.

하루미가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당신이 하루미와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된다면 당연히 하루미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해요. 당신을 만나는데, 그이의 눈치를 적게 봐도 되니까요.>

마사끼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젓고 에이꼬의 유방에 손을 댄다.

이미 유두가 단단하게 솟아 있다.

<난 독신을 고수할 거야. 이대로도 좋잖아.>

<이렇게 셋이서 즐기는 기회가 더  많아질테니 당신에게도 좋은 일  아니에요. 또

결혼해도 자유롭게 다른 여자를 만날 수도 있고. 너무 자주는 안 되겠지만. 아무튼

당신은 손해볼게 없잖아요.>

<자유를 구속받고 싶지 않아.>

두 사람의 대화가 부담스러운지 하루미는 마사끼에게서 입을  떼고 대화를 중단시

켰다.

<에이꼬, 손가락이 아니라 혀끝이 좀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때까지 하루미는 그 벼랑을 혀로 애무하고 있었던 것이다.

말로는 마사끼를 시험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녀도 역시 여자임에는 분명했다.

<그래, 혀라도 괜찮아.>

하루미가 마사끼의 옆에 누웠다.

요전과 똑같이 에이꼬가 마사끼의 오른쪽에 하루미가 왼쪽에 있다.

<저, 중요한 일이 있어요.>

하고 말하고는 하루미는 왼손으로 마사끼를 힘껏 쥐면서  오른손으로 어깨를 잡는

다.

<뭔데?>

마사끼의 오른손은 에이꼬의 유두를 애무하고 있다.

이제는 왼손을 하루미의 어깨에 돌려 잠옷 속으로 그 유방을 만진다.

하루미는 마사끼의 손이 유방을 평하게 애무할 수 있도록 몸을 튼다.

<에이꼬가 이혼한다면 반대해요?>

마사끼가 크게 놀라며 에이꼬를 본다.

<무슨 문제 있어?>

<그렇진 않아요. 잘 살고 있어요. 하지만 내  암에 자리한 마사끼 씨의 존재가 너

무 크고, 가까워서 그이는 타인처럼 느껴져요. 섹스를 할 때는 바람피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하지만 안심해요. 하루미에게는  과장해서 말했어요. 이혼은 안 해

요. 일단 마사끼 씨를 배신한 이상 이젠 다른 남자와도 가능한 걸요.>

묘한 논리다.

그런 다음 에이꼬는 마사끼에게 달라붙어 자신의 유두를  애무하는 마사끼의 손을

잡아 성급한 동작으로 아래로 이끈다.

잠옷 밑으로 허벅지까지 젖어 있다.

그 허벅다리 위를 거슬러 올라간 마사끼는 뜨거운 화원으로 손가락을 넣었다.

긴 꽃잎의 끝에 살짝 닿은 것만으로도 에이꼬는,

<아...>

하고 신음하며 진동한다.

마사끼의 손가락의 움직임에 맞춰 에이꼬의 몸이 요동하기 시작한다.

<사실은 나, 여러 남자를 안아보고 싶어요. 그리고 한 사람씩을 체험할 데마다 마

사끼 씨에게 되돌아가고 싶어요.  마사끼 씨가 내게 한  일을 나도 마사끼 씨에게

하고 싶어서인지도 몰라요. 흑인도 백인도 여러 남자를 알고 싶어요.>

<에이꼬 마음 속에는 마귀가 살고 있나  봐. 난 이 사람 이외에는  느끼고 싶지도

않고 느낄 수도 없을 것 같아.>

하루미는 마사끼를 더욱 힘것 껴안고 그 눈을 응시하면서 고개를 서서히 가로젓ㄴ

느다.

그 촉촉하고 충혈된 눈 속네는 깊은 바다가 펼쳐져 있다.

마사끼는 에이꼬의 말을 비난하지 않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꽃밭 애무에 농밀함을

더했다.

에이꼬는 신음하며 하루미에게,

<먼저 안아도 돼?>

하고 허락을 구했다.

하루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사끼에게서 손을 뗐다.

에이꼬의 손이 하루미와 교체되었다.

에이꼬의 안으로 들어가는 마사끼의 심리에는 지금은 남의  부인인 에이꼬의 내부

에 새로운 울림이 생기지는 않았을까 하는 기대 내지 불안이 있었다.

그것은 그 새로운 변화에 의해 두 사람의 유희가 다채로워지는  것에 대한 기대였

다.

그와 동시에 마사끼가 알려 주지 못한 경지를 후지까와가 에이꼬에게 알게햇을 수

도 있다는 불안이었다.

요전에는 결혼 후 첫 관계이므로  의지와 상관없이 에이꼬의 모든  감각이 솔직히

드러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앞으로도 두 사람의 관계가 지속된다는  사실을 근거로 섹스이므로

에이꼬는 안신하고 자신을 완전히 노촐시키고 있다.

또 요전보다 더 농밀하게 자기 표현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마사끼의 기대와 불안은 허무했다.

에이꼬의 몸은 그가 기억하고 있는 울림을 전해왔고, 위화감이나 낯설음도 없었다.

도중에 마사끼가 하루미의 몸의 방향을 바꾸게 하여 그 허리를  껴안은 것은 하루

미를 위함과 동시에 새로운 감각을 에이꼬로부터 창출해 내기 위해서였다.

마사끼는 하루미의 비경에 입을 대고 혀를 움직이는 사이에 에이꼬의 감각이 점점

상승하는 것을 느꼈다.

마사끼는 하루미에게서 얼굴을 떼고 에이꼬의 입술에 키스했다.

그렇게 마사끼의 입술은 하루미의 비경과 에이꼬의 입술을 바쁘게 오고갔다.

하루미가 스스로 뜻밖의 행동을 한 것은 그런 반복 속에서  에이꼬가 절정을 향해

한참 치닫고 있을 때였다.

하루미가 에이꼬와 연결되어 있는 마사끼의 덩어리에 입술을 갖다댄 것이다.

그렇기 위해 하루미의 몸은 크게 젖혀져 마사끼의 얼굴에서 멀어졌다.

그 사실을 안 것은 마사끼만이 아니었다.

에이꼬는 짧게 하루미의 이름을 외쳤고, 곧  계속해서 마사끼를 부르며 성난 파도

가 몸 전체를 휘돌리는 것을 알렸다.

그 직후 몸 전체가 크게 경련하기 시작했다.

에이꼬는 격렬한 소용돌이에 휘말려 이윽고 정상에 올랐지만 마사끼는 에이꼬에게

여운을 음미할 시간을 줄 수 없었다.

몸의 방향을 반전시킨 하루미가,

<나도...>

하고 안타까운 목소리로 호소하며 마사끼리를 힘껏 끌어안았던 것이다.

그 목소리의 울림이 에이꼬와  비슷함을 느끼면서 마사끼는  하루미에게로 옮겨갔

다.          

그러나 하루미는 곧바로 마사끼를 맞으려고 하지 않고 밑에서 눈부신  듯 눈을 떠

마사끼를 보고 빨갛게 젖은 입술을 움직여,

<얼굴을 보여 줘요.>

하고 말했다.

마사끼는 그 말에 따라 얼굴 전체를  볼 수 있도록 간격을 조금  띠우고 하루미를

본다.

하루미는 희미하게 여러 번  고개를 끄덕이고, 마사끼는  덩어리를 비너스에 대고

서서히 뜨거운 용암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하루미는 마사끼를 힘껏 껴안으며,

<사랑해요.>

하고 상기된 목소리로 속삭인다.

그와 동시에 에이꼬와는 분명히 다른 조임이  마사끼에게 가해지고, 또한 그 조임

은 늦추어지질 않았다.

마사끼는 정지해서 하루미의 뺨에 뺨을 밀착시켜 호흡을 가다듬는다.

(왜 새삼스럽게 하루미는 '사랑해요' 라는 말을 했을까?  그리고 이 끝없이 계속되

는 조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평소에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것과는 전혀 그

성질이 다르다.)

몇 초 후 더욱 더 강한 조임과 격렬한 포옹 속에서 마사끼는 그것을 이해할 수 있

었다.

하루미는 에이꼬와의 대비를 강조한 것이다.

오늘밤은 세 사람의 게임이다.

그런데 하루미는 암묵적인 그 공조를 깨려고 하고 있다.

에이꼬에 대한 배신이다.

그래서 '사랑' 이라는 말은 정신적인 의미로 관능만을 추구하는  에이꼬에 대한 도

전인 것이다.

그리고 이 멋진 조임은 감각의 추구보다는 완전한 일체간의 추구다.

응해야 한다고 마사끼는 생각한다.

그래서,

<사랑해.>

하고 속삭이며 하루미의 내부에 강한 신호를 보낸다.

또 안고 있는 팔에도 힘을 넣었다.

잠시 후 하루미가 눈을 꼭 감고 있는 것을 재차 확인한 뒤에  살며시 에ㅣ꼬를 본

다.

에이꼬는 그를 향해 누워 자신의 유방에 손을 대고 눈을 감고 있다.

그 왼쪽 눈에서 작은 눈물방울이 하나 새어나와 관자놀이를 타고 흘러내린다.

격류ㄹ소용돌이에 흠뻑 젖은 온몸의 감각을 표현하는 눈물이다.

조금 벌어진 입술 사이로 하얀 이가 보이고, 숨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하루미의 말은 들리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들리더라도 단순하게 사랑을 나눌 때

의례히 하는 속삭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 깊은 듯을 눈치채지는 못한다.)

에이꼬의 홍조 띤 얼굴에는 여운을 쫓고 있는 편안한 색채가 스며 나오고 있다.

하루미의 얼굴이 움직이더니 마사끼의 뺨에 더욱 밀착되어 온다.

마사끼는 그 근사한 조임에 다시 신호를 보낸 뒤 마사끼는 생각에 잠겼다.

연애감정에서 출발한 에이꼬가 사랑을 말해야 하고 성의  실험으로서 연결된 하루

미는 관능만을 추구해야 자연스러운데, 그 반대가 되어 있다.

(남녀 관계는 정말 이상해. 왜 하루미는 새삼 지금 감성적인 면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일까? 하루미는 그 육체와 관능의  성숙도에 관계없이 소녀적인 낭만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마음 속에 짙게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하루미는 에이꼬와 함께  마사끼를 즐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쥰꼬를 의식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녀는 내심으로 과거의  마사끼의 애인이었던 에이꼬가  아니라 이제부터

요부로 화신하려는 쥰꼬를 라이벌로 규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쥰꼬에 대한 위기감에서 마사끼에게 더욱 정신적인 면을 요구하는 것이다.

(만일 내가 하루미라면 투지를 불태워  쥰꼬의 접근을 저지할텐데. 그건  에이꼬와

쥰꼬에게 현재의 상황을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반도덕적인 일을 바로 잡

기 위해서 이므로 그렇게 한다고 해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하루미는 쥰꼬와

나와의 관계를 깨어버린다고 해도 내가 그녀에게 화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건 알

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내가 원하지 않는 일

이기에.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여자인가?)

마사끼는 조용히 허리를 끌어당긴다.

<아...>

하루미의 입에서 낮은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에이꼬와는 다른 감각이 마사끼의 몸에 전해온다.

자연스럽게 마사끼의 입에서도 신음이 나온다.

마사끼의 동작은 하루미 내부의 움직임에 역행하고 있고, 팽팽한 줄다리기 현태가

되었다.

그래서 더욱 크게 숨을 토해 내고는 끌어당긴 허리를 정지시킨  상태에서 힘을 뺐

을 때 하루미의 흡입력에 의해 덩어리는 자연스럽게 다시 빨려들어갔다.

하루미의 눈은 감겨있고, 담홍색 눈까풀에 경련이 일어난다.

이번에는 조금 전과 다른 소리를 마사끼는 들었다.

다시 한번 마사끼는 깊숙이 전진해서 하루미를 껴안았다.

<더 세게 안아 줘요.>

그건 아직 하루미가 감각보다도  정신적인 연결을 중시한다는  사실을 마사끼에게

알리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한 말일지도 모른다.

마사끼는 그 요망에 따라 정지했고, 다시한번 하루미의 섬세한 조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하루미의 입술이 움직여 마사끼의 입술을 요구해 온다.

키스하면서 마사끼는 아까의 하루미의 뜻밖의 대담한 행동을 생각했다.

하루미는 마사끼의 몸에 키스함과 동시에 에이꼬의 비너스에도 키스했던 것이다.

마사끼의 몸을 애무하는 과정에서 부대적인 행위이고 실제로도 에이꼬의 속살에는

잠깐 살짝 입술이 스친 것에 불과하지만,  에이꼬에게서 한 남자를 공유하고 있다

는 공동의식을 느꼈기 때문에 일어났을 것이다.

동성애적인 뉘앙스도 조금은 있을 지도 모른다.

보다 중요한 것은 에이꼬가 마사끼만의 여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 순간 그 사실을 잊어서인지 의식하면서도 상관하지 않은 것인지 알 수 없다.

마사끼는 그 점을 묻고 싶었다.

그러나 어느 쪽이었던 간에 묻는다면 하루미는 무척 부끄러워하며 그 행위를 후회

할지도 모른다.

마사끼의 등에 에이꼬의 손이 닿았다.

에이꼬는 살며사 다가오고 있다.

에이꼬가 하루미에게 말을 건다.

<이 사람, 안에서 움직이고 있지?>

<응.>

하루미는 끄덕였고, 황홀한 목소리로 마사끼의  움직임이 자신에게 전해오는 감동

을 표현했다.

에이꼬는 끄덕이며 마사끼의 등에 얼굴을 대고 어깨에 키스했다.

에이꼬의 키스는 어깨에서 등으로, 옆구리, 점점 아래로 내려간다.

그와 동시에 에이꼬의 나신은 휘어지며 이동할 때마다 토해내고 들이쉬는 숨이 거

칠어져 간다.

다시 에이꼬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에이꼬의 입술은 마사끼의 허리 주위에서 맴돌고,  손은 반대 편 허벅다리를 애무

하고 있다.  

그 손은 하루미의 허벅지에까지 닿아 있다.

이제 에이꼬는 하루미의 행동에 보답을 하려는 것이다.

지금껏 마사끼와 에이꼬 그리고 요시꼬 사이에서는 하지 않았던 일이다.

마사끼는 손을 뻗어 에이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뺨을  어루만지고 둘째 손가락으

로 요염한 입술의 윤곽을 더듬었다.

에이꼬는 그 손가락을 입술에 머금고 가볍게 이로 깨물더니 혀로 굴린다.

그리고 몸을 구부렸다.

에이꼬의 손이 마사끼와 자기 얼굴과  상당히 가까이 접근해 있는  하루미의 하얀

허벅다리로 뻗어가더니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 입술은 계속 마사끼의 손가락을 희롱하고 있다.

마사끼와 하루미는 뺨을 밀착시켜 같은 방향으로 돌리고 마사끼는 에이꼬의 그 손

의 이동을 주시한다.

에이꼬의 손은 하루미의 허벅다리의 유연한 곡선을 따라 굽이치며 움직인다.

그 동작이 대단히 부드럽다.

그러는 동안에도 하루미는 마사끼에게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 신호는 크게 두 종류로 구별되었다.

분명히 의식적이라 생각되는 신호가 그 하나로,  발생되는 장소는 몇 군데로 분산

되어 있다.

또 한 가지는 아마 하루미 자신은 모르는 신호로 의식적인 것보다 훨씬 미묘하다.

그리고 그것은 주위의 주름에서만이 아니라 깊숙한 내부에서 솟는 것이었다.

헐떡이는 느낌이기도 했다.

에이꼬의 손가락이 전등에  하얀 입자를 빛나게  하면서 하루미의 꽃잎에  닿았을

때, 의식적인 신호는 사라지고 무의식적인 울림만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에이꼬의 손가락이 꽃잎을 연다.

전등불빛을 받아 투명한 다홍색으로 타오르고 있다.

하루미는 대담하게 꽃밭의 모든 꽃의 모습이 잘 보이도록 허리를  살짝 틀고 신음

한다.

에이꼬는 입에서 손가락을 토해내고, 마사끼는  자유로워진 손을 에이꼬와 평행되

게 뻗었다.

마사끼의 손가락과 하루미의 손가락은 서로 얽혔다.

<아이 예뻐라.>

하고 에이꼬가 감탄한다.

<여자인 당신도 그렇게 생각해?>

<그럼요. 가을산의 단풍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에이꼬의 엄지와 검지가 마사끼의 기둥을 터치했다.

다른 세 손가락은 하루미에게 닿아 있다.

마사끼는 허리를 뛰웠다.

마사끼와 에이꼬는 눈으로 하루미의 꽃밭을 관찰하면서 손가락으로 오솔길을 더듬

어갔다.

<마사끼 씨는 꽃 이름을 많이  알고 있죠? 여기에 전부 꽃  이름을 붙일 수 있나

요?>

<응.>

<그럼 이것은요?>

에이꼬는 진주알을 가리키며 물었다.

<튜울립.>

하고 마사끼가 대답하고는 에이꼬를 방해하지 않도록 허리를 좀더 띄웠다.

그러자 바로 하루미의 신호가 두드러진  곳에 마사끼의 벼랑 부분이  닿은 상태가

되었고, 마사끼에게 감각적인 즐거움을 더해준다.

계산에 의한 것은 아니다.

우연이다.

<이것은요?>

에이꼬의 목소리의 울림이 달콤하다.

그리고 수줍음이 있다.

마사끼가 대답한다.

꽃밭의 이름 풀기를 끝난 뒤 마사끼는 혹시 에이꼬가 하루미의  대담한 행동을 따

라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세를 바꿀 필요를 느낀다.

그때는 마사끼가 에이꼬 위에 있었고, 그래서  하루미는 그 장소에 키스하는데 힘

이 들었던 것이다.

어려운 점은 그 변화가 이런 동성애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무드의  흐름을 끊지 않

아야 하는 동시에 하루미와 계속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자세를 취하면 좋을까?)

결국 마사끼는 하루미의 몸을 끌어안고 옆으로 돌려 다리를 서로 엇갈려 교차시켰

다.

하루미는 물론 그의 의도를 눈치채지 못했지만 순순히 호응해주었고, 에이꼬는 그

의 등에 몸을 밀착시키며 끌어안았다.

세 명이 함께 포옹하고 누운 상태로 안정되었고 잠시 후에는 그의 짐작 대로 에이

꼬는 두 사람의 중심에 얼굴을 댔다.

하루미 자신이 먼저 한 행동이므로 저항하지 않는다.

마사끼는 에이꼬를 돕기 위해서 허리를 약간 당긴다.

아까 하루미가 살짝 행한 것을 에이꼬는 열심히 성의껏 연기하기 시작했다.

마사끼의 몸은 하루미의 내부를 음미하면서 에이꼬의 혀와 입술의 기교를 즐기고,

하루미의 몸 안에 마사끼를 몰입시키 채 꽃밭은 역시 에이꼬의 애무를 받는다.

그리고 에이꼬의 비경은 마사끼의 손가락이 교묘하게 휘젓는다.

가장 주의해야 할 일은 강렬한 자극에 마사끼가 자기 억제를 잃는 것이다.

환락이 중단해서는 안 되고, 그렇기 위해서는 강인한 지속력이 요구된다.

문득 마사끼의 의식의 중앙에 쥰고의 청초한 얼굴이 그려졌다.

아마 이 현장을 본다면 그를 경멸할 것이다.

(지금 쥰꼬는 잠을 자고 있을 것이다. 내가 눈을 뜨라고 말할 때까지.)

그렇게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마사끼는 하루미에게 감상을 물었다.

하루미는 헐떡거리면서 조금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상승이 느린 것 같다.

자신의 움직임이 적음에 기인한다고 마사끼는 추측했다.

그래서 에이꼬가 더 힘들어 할 것이라고 생가하면서도 허리를 움직여 동작을 크게

했다.

(내가 이 두 여자를 즐기는 건가? 아님 내가 두  여자의 공동의 장난감이 된 것인

가?)

아마 세 사람 모두 얼마간은 사해자 의식을 가지면서, 그와 동시에 피해자 의식을

병행해서 갖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와 같은 양면의 의식은 부차적인  것으로, 복잡한 빛의 난반사를 받아

들이는 감각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적어도 마사끼는 그랬고, 에이꼬와 하루미도 분명 마찬가지일 것이다.

두 여자의 표정이나 몸의 파도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하루미가 먼저 혼란해지기 시작한다.

호흡이 얕고 가파래지더니 내부로부터의 반응도 달라졌다.

그것이 촉진 효과를 초래했는지 에이꼬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하루미의 혼란이 더욱 겨렬해졌다.

그러자 에이꼬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루미, 기다려. 저그만 기다려. 함게 해. 마사끼 씨는 아직 안 되었어.>

에이꼬도 마사끼와 마찬가지로 지금의 상황을 하나의 실험으로 여기고 있다.

또 거기에 다가 세 명이 함께 사이좋게 정상을 정복하려고 하는 것 같다.

마사끼는 땀투성이였다.

이마의 땀이 눈에 들어갔다.

견딜 수 없게 된 하루미는 그 상체를 크게 젖혔다.

비명이 뒤섞인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에이고도 경련하기 시작했다.

마사끼는 휴식의 필요를 느꼈다.

너무 숨이 가빴다.

마사끼는 몸으로 하루미의 여운을 음미한다.

아직 계속되고 있다.

작아지고 멀다고 느껴도 마사끼가 조금만 움직이며 갑자기 강한 울림을 보내온다.

한편 에이꼬도 절정의 문턱을 사뿐히 넘어섰다.

그리고는 마사끼와 하루미의 얼굴 바로 위에 앉아 무릎을 세운  채로 다리를 활짝

펼쳤다.  

마사끼와 하루미의 눈 앞에서 전개되는 에이꼬의 비경의 변화는 미묘했다.

아름다운 복숭아빛 비너스의 테두리에 희미한 표정이 나타났다.

그 자체가 독립된 요정이었다.

계속해서 에이꼬는 그 비너스의 속살이  안으로 잠기는 상태를 두  사람에게 보여

주엇다.

잠겼다가 뜨고, 또 잠긴다.

그 잠기는 동작 속에서 투명한 눈물이 넘쳐 나왔다.

분신을 울리는 하루미의 여운과 바로 눈 앞에서 전개되는 요정들의 종말을 감각하

는 마사끼는 최고의 도취를 즐기고 잇었다.

그렇지만 역시 지쳐 있었고 휴식이 필요했다.  

간신히 하루미는 멈추었다.

보통의 경우 곧바로 마사끼에 의해 그대로 새로운 산맥으로의 여행의 출발로 이어

졌으나, 오늘은 에이꼬가 있다.

마사끼가 다시 에이꼬로 옮겨가는 것을 하루미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마사끼는,

<멋졌어.>

하고 찬사를 속삭인 뒤,

<조금 쉬자.>

하고 말했다.

하루미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고, 마사끼는 조용히 몸을 뺀다.

떨어지자마자,

<아...>

하고 하루미는 길게 끄는 목소리로 신음하고 마사끼를 따라오려고 했다.

그 목소리는 연결되어 있는 상태야 말로 지금의  하루미로서는 자연스럽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측은한데.)

마사끼는 언뜻 그렇게 생각했다.

두 사람뿐이라면 그 상태로 쉬어도 된다.

하지만 지금의 마사끼의 상태로는 완전힌 휴식이 절실하다.

마사끼는 떨어져 나갔고, 하루미는 상체를 일으키려고 했다.

<기다려.>

하고 에이꼬가 말한다.

<내가 깨꿋하게 해줄게.>

에이꼬는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마사끼와 하루미를  깨끗하게 닦아 주었고, 마사끼

는 엎드려서 담배를 입에 물었다.

하루미가 아니라 에이꼬가 불을 붙인다.

마사끼는 담배를 피웠다.

에이꼬도 마사끼와 나란히 엎드려 있고, 하루미는 마사끼를 향해 누운 채 그의 등

에 팔을 두르고 있다.

한편 에이꼬는 마사끼의 배밑으로 손을 집어넣어 그의 몸을 천천히 애무하기 시작

했다.

지금 에이꼬는 곧바로 마사끼를 자신에게로 맞이하려고 그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

다.

애무 그 자체가 목적인 애무다.

따라서 마사끼는 어떠한 의무감을 느끼지  않고 무심한 심정으로 그  손의 감촉을

음미하고 있다.

그러나 커다란 숙제가 남아 있다.

바로 자신의 몸 속에서 정상을 맞길 바란다는 에이꼬의 요망이다.

하루미는 당염히 그 반대를 생각하고 있고, 현재 세 사람의 관계를 고려해도 하루

미에게 분출해야 한다.

그런데 미리 말해주지 않고 에이꼬의 요청 대로 한다면 하루미는 마사끼의 의지와

달리 에이꼬의 근사함을 참지 못하고 그렇게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망은 당연하고 여자로서의 자존심을 상처 입힐 우려가 있다.

남자의 뜨거운 에센스를 지접 받고 싶은 여자의  바램은 정신적으로도 감각적으로

도 자연스럽다.

그 전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정상을 오르지 못하다가 그 순간에 급상승하는 여자도

있다.

그렇지만 오늘밤 에이꼬의 요청은 그런 여자로서의 기분적인  바램 이외에 틀림없

이 뭔가가 있다.

단순히 '전에 하루미였으니까 오늘은 나'라는 산술적인 계산에서는 아니다.

(아마 에이꼬는 나와의 관계가 과거의 잔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

다. 그 사실을 하루미에게 알리고, 또 나에게도 인식시키고 싶은 모양이다.)

그것은 또한 감각적인 쾌락만을 추구해 마사끼를 찾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

는 요구이기도 하다.

마사끼는 에이꼬의 심정에 응하고자 하는 자신의 기분을 의식했다.

그리고 거기에는 에이꼬를 다른 남자의 아내로 인정하면서도 또한 자기 여자로 묶

어두려는 자만심 내지는 자기 중심적인 면도 작용하고 있다.

(좋아, 역시 에이꼬가 바라는 대로  하자. 그런 다음 하루미에게도 사정하면  된다.

그리고 하루미에게 그것을 알리는 방법은 역시 에이꼬가  하루미에게 살며시 부탁

하는 형태가 가장 좋다.)

결론을 내린 후에 마사끼는 담배를 끄고 위를 향해 누웠다.

에이꼬의 손은 마사끼를 쥔 채 따라 회전한다.

하루미의 손은 그의 등에 놓여 있었으므로 이제는 가슴 위에 놓이게 되었다.

마사끼는 그 손등 전체를 쥐고 배로 이동시킨다.

그것만으로 의사는 통하고, 하루미는 스스로 움직여 에이꼬의 애무에 섞여갔다.

이윽고 마사끼는 요전밤과의 분명한 차이를 느낀다.

그날은 두 개의 손이 각기 영역을 암묵리에 설정하여 자기 영역 안의 마사끼를 애

무하는 데 전념했었다.  

마사끼는 미묘하게 다른 두 여자의 손의 감촉과 손가락의 움직임을 음미하면서 즐

겼었다.

오늘밤 이 손가락들은 서로 얽혀 있다.

각자의 구분을 설정하지 않았다.

자유롭게 움직이고 자유롭게 애무하고 있다.

때로는 두 손이 같은 장소를 교대로 애무하기도 한다.

<저, 이 손이 누구 손인지 알겠어요?>

하고 에이꼬가 속삭인다.

에이꼬는 다시 찾아오기 힘든 밤이므로 느긋하게 즐길 작정으로 보인다.

이 유희도 그 하나다.

하루미보다 조금 더 따뜻한 느낌이 드니 에이꼬의 손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쉽게 맞추어 버리면 재미없다.

마사끼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글쎄.>

<한번 맞춰 봐요.>  

<알았어.>

하루미와 에이꼬는 뭔가 귓속말을 주고 받는다.

그러면서 두 여자는 즐거워하는 표정이었다.

요전의 하루미와는 매우 달라졌다.

에이꼬의 장난기가 전염된 느낌이 든다.

<자, 눈을 감아요.>

마사끼가 눈을 감았다.

에이꼬가 들뜬 목소리로,

<자, 이제부터예요. 되도록 빨리 맞춰야 돼요.>

하고 말한다.

이어 누군가의 것인지는 모르지만, 다섯 손가락  모두가 그 끝만으로 마사끼의 둥

근 부분을 감쌌다.

부드러운 감촉이다.

오른쪽으로 돌고 완쪽으로 돌았다.

짙은 쾌감이 퍼졌다.

조금씩 그 손은 조였다가 느슨해졌다.

새끼손가락이 뻗어 내려가 주머니를 쓰다듬는다.

(확실히 에이꼬야.)

이제는 손의 온도뿐만 아니라 그 기교에서도 에이꼬임을 알 수 있다.

아직 하루미에겐 없는 섬세한 그  동작이 기분좋은 애무의 효과를  더욱 상승시킨

다.

손놀림은 더욱 농도 짙어졌다.

다섯 개의 손끝이 교대로 강하게 압박을 가해온다.

조금 전과는 다른 쾌감이 전해온다.

자연스럽게 마사끼의 몸이 살짝 뒤틀린다.

손은 물러간다.

<누구 손이었겠요?>

<모르겠어.>          

<그러면 이번은요?>

네 개의 손가락이 나란히 마사끼의 몸을 애무하기 시작한다.

미묘한 잔물결을 일으키며 첨단의 곡선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

손의 감촉으로,

(하루미다.)

하고 생각했다.

<누구 손?>

에이꼬가 다시 묻는다.

<역시 모르겠는데.>

이 유희를 계속하고 싶어서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에이꼬가 토라진 목소리로,

<거짓말! 알면서 일부러 그래.>

하고 투정부린다.

마사끼가 눈을 떴다.

역시 손의 임자는 하루미였다.

하루미는 장난을 틀킨 어린애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손을 뗀다.

그러자 에이꼬는 하루미의 손이 막 떠나간 마사끼의 몸에 얼굴을 접근시킨다.

그 입술이 갈라지며 그 사이로 첨단이 잠긴다.

<하루미 씨!>

하고 마사끼가 부르자 하루미가 그를 본다.

마사끼는 눈빛으로 무언의 부탁을 하고 하루미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그리고 하루미의 얼굴도 그곳으로 다가갔다.

좌우에서 두 얼굴이 마사끼의 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두 입술의 유희가 시작되었다.

다시금 마사끼는 두 여자의 헌신을 받는다는 느낌보다도 장난감이 된 기분을 느낀

다.

그리고 에이꼬와 하루미가 그의 몸을  매개로 동성애를 즐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래서 고개를 들고 두 개의 요염하게 꿈틀거리는 입술을 본다.

그것은 서로 접촉하지 않고 장소의 이동에 따라 접근했다가 멀어진곤 한다.

마사끼는 안심하고 눈을 감았다.

쾌감의 파도가 밀려온다.

하루미는 첨단 전체를 빨며 근사한 쾌감을 가져다 주고, 에이꼬는 혀를 길게 내밀

어 주머니를 핥고 있다.

두 자극이 서로 섞여 삼각 파도(작은 두 개의 파장이  적절하게 마주쳐 큰 파장으

로 퍼져가는 것을 말한다.)를 일으켜 마사끼는 황홀 속에 표류한다.

잠시 후, 하루미가 말한다.

<나, 또 하고 싶어요. 하지만 이번엔 에이꼬죠?>

마사끼는 끄덕이며,

<하루미 씨는 그 다음에.>

이제는 하루미에게 에이꼬의 요청을 얘기할 때가 되었다.

마사끼는 손을 뻗어 에이꼬의 뺨을 가볍게 치며 이름을 부른다.

에이꼬는 애무를 멈추고 그를 본다.

마사끼는 잠깐 주저하다가 에이꼬에게,

<당신이 하루미에게 말해.>  

하고 요구한다.

그러나 에이꼬는 주저하고 있다.

하루미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뭔데?>

<대단한 건 아냐. 오래간만에 마사끼 씨의 에센스를 직접 바도 싶어.>

역시 에이꼬의 희망은 하루미에겐 뜻밖이다.

순간 입이 벌어지고 엄숙한 표정이 된다.

그러나 마사끼가 염려하던 불쾌감의 기색은 엿보이지 않았다.

<오늘 너 괜찮아?>

당연한 질문이다.

<응, 하지만 하루미가 싫다면 그만 둘게.>

에이꼬의 표정과 어조에 연약함이 스친다.

<난 괜찮아. 하지만 나도 직접 받고 싶어.>

<고마워. 마사끼 씨라면 그 정도는 문제없어. 그렇죠? 슈퍼맨?>

자유로운 투자업을 하는 만큼 마사끼는 아침에 두 여자를 보낸  후에 오후 늦게까

지 잠을 자도 상관이 없다.

게다가 에이꼬와 이렇게 셋이서 함께 밤새도록 즐길 기회가 언제  다시 돌아올 줄

도 모른다.

그래서 마사끼는 에이꼬보다도 더 느긋하게 즐길 생각이다.

<그럼 내가 두 사람을 일단  한번씩 안은 후에 그  다음으로 에이꼬 씨 몸안에서

절정을 맞지. 물론 하루미 씨에게도 그렇게 해 주지. 좋지?>

밤은 점점 깊어만 간다.

마사끼가 본격적으로 움직이자 에이꼬는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이미 에이꼬는 하루미의 존재를 잊었다.

마사끼는 에이꼬를 더욱 집요하게 공격하면서도  하루미와 키스하고, 유방을 어루

만지고 비경을 더듬었다.

그러나 아까의 에이꼬처럼 하루미를 절정으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심리적인 연결을 유지하고 에이꼬에게 몰두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리는 작업이다.

에이꼬가 광란의 정상을 맞았을 때, 마사끼는  감각이 급상승하여 폭발해 버릴 것

같았다.

에이꼬가 의도적으로 그로 하여금 그렇게 몰고가는 것 같았다.

이윽고 마사끼는 참다 못해 정지했다.

에이꼬의 내부는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그 감각과 눈 앞에 조용히 숨쉬고 있는 하루미의 기다리는  모습은 또렷하게 대비

를 이루었다.

하루미의 손이 마사끼를 꼭 쥐어온다.

(불안을 느꼈을 거야.)

안감 힘을 다해 참으며 터뜨린  마사끼의 신음소리는 정상에 올랐을  때와 비슷했

다.

마사끼는 너무 빼면 에이꼬의 여운을 방해하므로 조금만 허리를 들고 하루미의 손

에 건재함을 확인시켰다.

몇 분 후 에이꼬로부터 떨어진 마사끼는 하루미에게 곧바로 쓰러졌다.

(에이꼬가 보인 그 이상한 태도와 거의 절정에 오른 것  같았던 나의 반응 때문에

아마 무의식중에 여자의 본능에 따라  하루미의 몸은 날 집요하게  공격할지도 몰

라.)

마사끼의 그 예감은 적중했고, 처음부터 하루미는 대단히 정열적이었다.

그리고 첫 정상을 맞은 다음 곧바로 쉬지 않고 계속 다음 봉우리로 비행을 개시했

다.

거기에는 의지가 있었고, 마사끼에 대한 질책도 담겨 있는 둣 했다.

에이꼬의 그 이상한 태도가 하루미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에이꼬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사끼 씨, 괜찮아요?>

슬픈 듯한 목소리였다.

<응.>

하고 겨우 대답할 수 있었다.

(안 되겠어. 이런 방어적인 자세로 하루미에게 끌려 다니는 것보다 오히려 공세를

퍼붓어 빨리 하루미를 정상에 올려놓는 게 낫지 않을까?)

리드하는 편이 심리적인 여유를 유지할 수 있다.

마사끼는 접촉을 강하게 하고 하루미의 호흡과 동작에  맞추면서도 그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하루미가 발산하는 전율에 의해 마사끼는 아름다운 감각 속에 있고, 그 감각은 종

착역을 향해 상승하고 있다.

이윽고 하루미가 엄습해 오는 절정감에 흐느껴 울 때 마사끼는 더 이상 참지 못하

고,

(될 대로 되라.)

하는 심경이 되어 굳이 자제하지 않았다.

마사끼가 그렇게 생각한 이면에는 같은 분출이라고 하더라도  하루미에게 하는 건

분명히 에이꼬에게 하는 것과 그 성질이 다르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오히려 그것이 좋았던지 최후의 폭발 직전에서 마사끼는 멈췄다.

정신이 들자 에이꼬가 진지한 표정으로 마사끼의 얼굴을 보고 있다.

마사끼는 미소를 보내 안심시키고는 타월로 하루미의 땀을 닦아 주며,

<간신히 해냈어. 이렇게 참아낸 적은 처음이야.>

하고 속삭인다.

하루미 내부에 일어날 심리적인 불만을 얼마간 이완시키기 위함이다.

이윽고 하루미가 눈을 떴다.

<에이꼬는 당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해요.>

의외의 말이다.

마사끼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에이꼬의 얼굴을 본다.

에이꼬는 강한 불꽃이 이는 눈으로 마사끼를 응시한다.

아까 전에 결합했을 때의 그를 억지로 폭발시키려는 에이꼬의 이상한 태도가 하루

미의 말에 신빙성을 더했다.

(알아서 하겠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던가? 에이꼬의 내면에는 나의 상상을 초월하는

악마적인 면이 있는 것인가?)

에이꼬는 눈을 피하지 않는다.

<실은 그래요.>

하고 말하는 에이꼬의 표정에 연약한 미소가 떠오른다.

<역시 하루미가 잘 간파했어. 같은 여자니까 마사끼 씨보다도 내  마음을 잘 알고

있어. 여자의 직감이랄까?>

<알아서 하겠다고 했잖아? 난 먹은 피임약을 말하는지 알았는데.>

에이꼬의 눈에는 당황한 기색이 없다.

오히려 요염하고 도전적인 빛이 강하다.

<놀라지 마세요. 결혼하기 이틀 전에 만났을  때도 오늘과 똑같았어요. 비록 임신

은 안 되었지만.>

에이꼬는 다가와 그의 등을 껴안는다.

<당신의 아이를 낳고 싶어요.>

하루미는 눈을 감고 마사끼를 음미하고 있다.

그리고 그 내부에서 새로운 욕망이  점멸하기 시작하는 것을 마사끼는  느끼고 있

다.

하루미는 평소보다 탐욕적이다.

역시 에이꼬의 존재와 에이꼬의 당돌한 희망에 대한 복잡한 심리적인 반응 때문인

것 같다.

<무섭군. 나에겐 말하지 않고 내 아이를 낳을 작정이었어?>

<낳은 뒤에 알릴 생각이었어요.>

<자신이 유부녀라는 걸 잊었어?>

<그이에게는 비밀로 할 생각이었어요. 혹시 알려져서 이혼하더라도 괜찮다는 생각

도 했어요. 난 정말 갖고 싶어요. 다른 사람의 아이가 아니라 당신을 꼭 빼닮은 당

신의 아이를 말이에요.>

마사끼는 하루미의 뺨을 비비며 묻는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하루미는 눈을 떠서 마사끼를 보다가 이내 다시 감는다.

<나에겐 뭐라고 말할 자격이 없어요. 하지만 에이꼬의 기분은 알 수 있을 것 같아

요.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갖고 싶은 건 여자의 본능이니까요.>

<자, 내게로 와요.>

에이꼬가 재촉하며, 두 손으로 마사끼의 몸을 끌어당겼다.

마사끼는 한번  깊이 하루미에게 밀착하고 잠시 정지했다.

애정의 표현이었다.

그후 서서히 멀어져 하루미로부터 떨어졌다.

에이꼬는 재빨리 바로 눕고는 그를 자신의 몸 위로 쓰러뜨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다리로 허리를 감으며 덩어리를 비너스로 가져갔다.

<아...>

에이꼬의 몸 전체가 요동하고 울림이 저 깊은 곳으로부터 발산되는 느낌이다.

마사끼는 하루미와는 성질이 다른 뜨거움에 휩싸였다.    

무수한 관능의 요정들이 마사끼의 몸에 휘감겨왔다.

하루미에게 이별을 고한 뒤 1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비교는 선명했다.

그 점을 의식하고 본격적으로 허리를 크게 물결쳤다.

에이꼬의 호흡이 변화했다.

다만 거칠고 빨라긴 것만은 아니었다.

시름섞인 울림이 담겨왔다.

자연적으로 아름다운 나신이 바르르 떨며 물결친다.

그 멋진 율동으로 마사끼를 유혹한다.

그렇지만 마사끼는 허리를 고정시켜 오른손으로  에이꼬의 목을 껴안고, 왼손으로

하루미의 어깨를 포옹했다.

하루미도 대화에 참가시키기 위해서다.

<에이꼬의 요구에는 절대 응할 수 없어. 나를 위해서, 하루미 씨를 위해서 무엇보

다도 에이꼬 당신을 위해서도 더욱 그래.>

<도저히 안 돼요? 당신에게 절대로 조금이라도  책임감을 느끼는 일은 없도록 하

겠어요. 그 점은 약속할 수 있어요.>

에이꼬의 얼굴이 굳어진다.

눈에 정념섞인 심정이 고였다.

가련한 표정에 마사끼가 약한 것을 알고 있다.

<안 돼.>

<하는 수 없군요.>

<그러면 에이꼬 씨에게 하지 않아도 돼지?>

에이꼬는 서둘러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기는 단념했어요. 그렇지만 오래간만인 걸요. 하루미 괜찮지?>

<좋아.>

끄덕인 뒤 하루미는 에이꼬에게 사과한다.

<계획을 장해해서 미안해.>

<괜찮아. 하루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거야.>

<아니, 정말 널 위해 그랬어.>

마사끼는 에이꼬에게노여움을 느끼진 않는다.

오히려 죄책감이 든다.            

에이꼬는 마사끼의 아이를 후지까와에겐 그의  아이로 믿게 한 상태로  낳고 키울

작정이었다.    

그 같은 악마적인 사고에 빠지게 한 것이 바로 마사끼와 에이꼬의 관계이므로, 마

사끼는 죄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루미에 의해 한계에 와 있는  마사끼를 위해 하루미는 일어나  예방품을 가져왔

다.

<내가 끼워 줄게.>

그 목소리에는 모성적인 울림이 있었고,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인 에이꼬의 표정에

는 어리광이 있었다.

에이꼬로부터 떨어진 마사끼의 실체에 조심스럽게 얇은 막을 덮어씌우는 하루미의

심리에는 에이꼬의 계획을 방해한 자신에 대한 자학적인 요소가 있을지도 모른다.

잠시 후 마사끼의 몸을 하루미는 에이꼬의  비너스로 이끌었고, 마사끼는 마치 자

신이 아이가 되어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유치원에 입학하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윽고 마사끼는 에이꼬의 몸에서 약속 대로 정상을 맞이했다.

직접 받아들인 건 아니라도, 에이꼬는 자신에 의해 정상에 이른 것에 감동했다.

그 감동은 거의 순수하고 심리적인 것이다.

약간의 휴식을 갖은 후에,

(오늘밤은 이것이 마지막이다.)

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하루미에게 도전했다.

마침내 그가 고분분투하는 것이 애처러웠는지 하루미가 말했다.

<이제 그만.>

<그래도 돼?>

연이틀 계속해서 즐긴 피로가 갑작스럽게 밀려와 마사끼는 내심으로는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예, 당신은 너무 지쳐 있어요.>

<미안해.>

마사끼는 하루미의 입술에 키스하고 꼭 끌어안아 준 다음 하루미  옆에 똑바로 눕

는다.

양쪽에 하루미와 에이꼬의 어깨를 감싸고,

<이제 자야지.>

하고 말했다.

하루미는 일어나 전등을 끄고는 다시 그의 품에 안긴다.

마사끼는 눈을 감았다.

두 여자는 마사끼의 몸에 손을 댄 채 누워 있었다.

그의 것은 하루미의 몸에서 종점에 달하지 않아 계속 맥박치고 있었으나, 한껏 부

풀어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단단하지도 않고 부드럽지도 않아 손으로 주무르기는 딱 적당한 상태였다.

마사끼가 잠에서 깨워 시계를 보니 아침 7시가 조금 넘고 있었다.

에이꼬는 그의 어깨에 뺨을 대고 자고  있었고, 하루미는 반대편의 오른쪽 가슴에

뺨을 밀착시켜 자고 있다.

어찌된 영문인지 하루미의 손은  그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으나, 에이꼬는 여전히

쥐고 있었고, 그것은 솟아있었다.

마사끼는 하루미를 깨웠다.

<몇 시에요.>

<7시 10분. 회사, 오후에 가면 안 돼?>

<그럼 그럴까요?>

마사끼의 손은 하루미의 어깨를 지나 겨드랑이를 더듬다가  유방을 어루만지기 시

작했다.

다시 눈을 감고 잠이 들려던 하루미는 그 손길에 의해 현실로 되돌아왔다.

손은 마사끼의 몸에 접근했다.

마사끼를 쥐고 있는 에이꼬의 손에 닿았다.

<아니, 에이꼬만 이렇게 하고 있은 거에요?>

<그런 것 같아.>

<아이 분해라.>

마사끼가 에이꼬를 깨우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그 손을  자신으로부터 떼내려고 한

것은 하루미와 즐기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지만 에이꼬를 좀더 재우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다.

그러나 에이꼬는 눈을 떴다.

<나, 꿈을 꾸었어요.>

그리고 꿈 이야기를 하면서 에이꼬는 마사끼의 배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하루미도 본격적으로 마사끼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마사끼는 하루미의 유두를 애무하고, 도중부터  에이꼬의 젖꼭지에도 같은 애무를

개시했다.

두 손이 같은 동작이므로 어색하지 않고 부드러웠다.

꿈 이야기가 곧 끝나고, 하루미는 에이꼬에게 물었다.

<몇 시에 돌아가면 돼. 난 조금 지각해도 괜찮아.>

<그러면 같이 나가. 하루미와 함께니까 안심이야.>

20분 후 마사끼는 우선 에이꼬에게 들어갔다.

어젯밤의 연속이다.

사람들은 오늘 하루를 위해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세 사람은 아직 한밤중이다.

마사끼는 그런 사람들에게 미안함이나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    

다만 지금쯤 학교갈 준비를 하고 있을 쥰꼬에게는 역시 죄의식이 느껴졌다.

어젯밤과는 달리 하루미는 마사끼를 맞이하기 전에 그의 몸을 깨끗이 닦아주었다.

(어제는 취한 상태였으나, 취기가 깬 지금은 역시 이렇게 하는구나. 아직 하루미는

세 사람이 즐기는 기분에 완전히 익숙해지지는 않았어.)

젖은 타월로 정성껏 닦아낸 뒤 하루미는 손으로 애무하면서,

<어젯밤부터 계속했는데 괜찮아요? 여기 피부는 이렇게 얇은데.>

하고 중얼거린다.

물론 여자가 둘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괜찮아.>

가운데의 마사끼를 위해 이미 이불을 젖혔으므로 세 사람 다  나신을 드러내 놓고

있었다.

에이꼬는 상체를 일으키지 않고 고개만 숙여 하루미의 손 바로  아래를 보며 말했

다.

<더 오래 한 적도 있었는데, 뭐.>

<그래도 평소보다 붉은 색이 선명한 것 같아.>

에이꼬는 더욱 얼굴을 접근시킨다.

이제 오늘은 자기 순서가 돌아오지 않기 때문인지 손을 뻗지도 않고,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그런 것 같아. 그래도 걱정하지 마.>

하고 말한다.

하루미의 손에 의한 기분 좋은 쾌감이 잠을 쏟아지게 한다.

그러면 하루미가 분명 슬퍼할 것이다.

마사끼는 손을 뻗어 하루미의 팔을 끌어당겼다.

<이제 그 정도 하고 이쪽으로 와.>

하루미는 이불 위에 눕지 않고 그대로 마사끼 위에 엎드려 눈을 반짝인다.

그 의도를 파악하고 마사끼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미와도 그렇게 몇 번 해본 적은 있지만, 그것을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스스로 그런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몸의 위치와 허리 높이를 맞추고 하루미는 마사끼를 쥐고 스스로 다가왔다.

마사끼는 밑을 향해 있는 유두를 만지작거렸다.

에이꼬는 엎드려서 이쪽을 보고 있다.

그러나 손을 내밀지 않았다.

아직 나른하기 때문인 것 같다.

조용히 하루미의 나신이 잠겨왔다.

정상적인 체위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하루미는 눈을 감는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하루미는 이렇게 상위가 되어 정복하는 자세로 공ㅈ해 올 때는 눈을 감지 않는구

나. 이것 재미잇는 발견인데.)

그때 이미 마사끼는 뜨거운 용암 속에 잠겨있었다.

그 용암 속에서 격렬한 화산의 술렁거림이 전해져왔다.

하루미는 반쯤 마사끼의 가슴에 가슴을 맞춰왔다.

그와 동시에 입술이 맞닿았다.

그대로 하루미는 그의 입술을 탐닉했다.

눈을 감은 것은 그때였다.

(그래도 역시 키스하면서는 눈을 감는다.  습관 때문일까? 입술의 감촉을 보다  더

많이 느끼기 위해서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심리적인 결합감을  확인하기 위해서일

가?)

키스는 짧았다.

드디어 하루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색했다.

마사끼도 움직였다.

뒤죽박죽되고 어긋나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하루미는 열심히 노력했고, 마사끼도 하루미에게 맞춰 간신히 하나의 통일

된 리듬을 마들어 낼 수 있었다.

그렇지만 하루미는 곧 동직을 멈추고 마사끼의 귀에 속삭였다.

<역시 보통 때처럼...>

응석섞인 수줍은 목소리였다.

마사끼가 끄덕였고, 연결된 채 자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우선 하루미의 오른쪽 어

깨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그런 다음 몸을 뒤집었다.

그러자 에이꼬가 다가왔다.

<이대로 안 돼요?>

하루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포즈가 참 예뻐. 하루미의 아름다운 나신이 전부 보이고 그 동작도 멋진데.>

감상자로서는 틀림없이 그럴할 것이다.

에이꼬가 미술품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  되어 있는 것은 역시  에이꼬가 지금은

욕정을 느끼지 않고 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목소리에도 색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좀 곤란해.>

하루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평소의 자세 대로 되자, 기분적으로 마사끼는 안심했다.

하루미와 자신의 관계가 그제야 안정된 느낌이었다.    

그만큼 나사오가 하루미의 감각을 중요시 한다는 말이다.

하루미는 다리를 휘감아 왔다.

그 표정에도 긴장이 사라지고 따뜻함이 스몄다.      

비너스에서 발하는 울림도 마사끼를 안심시켰다.

하루미는 곧 감각을 쫓는 데 전념했고, 마사끼는  그 정열에 더할 수 없이 사랑스

러움을 느낀다.